2024-04-26 16:56 (금)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 선출…친박 건재 과시  비박계 탈당?…지지기반·대선주자 부재 고심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 선출…친박 건재 과시  비박계 탈당?…지지기반·대선주자 부재 고심
  • 정희
  • 승인 2017.01.0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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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이 촉발한 새누리당 계파 갈등이 임계점을 넘은 모습이다. 공룡 보수정당의 분열 가능성이 제기될 만큼 친박과 비박계가 일촉즉발이다. 지난 4·13 총선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간 갈등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상시국회의'가 탄핵 가결을 적극 밀어붙이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비상시국회의에 맞서 친박계는 '혁신과 통합'을 출범시키며 생존을 위한 세결집에 나섰다. 사실상 비박과 결별 수순을 밟았다. 정치는 민심의 시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당을 지켜야 한다"는 친박과 "새누리당의 수명은 다 했다"는 비박진영간 원심력은 날이 갈수록 커지는 형국이다.


김무성 유승민 의원을 향한 친박진영의 원색적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친박계 이장우 최고위원은 12일 최고위에서 "박근혜 정권의 피해자인 척 코스프레하는 배신과 배반의 아이콘 김무성, 유승민 의원은 한마디로 적반하장, 후안무치"라며 "대통령 탄핵을 사리사욕을 위해 악용하는 막장정치의 장본인"이라고 비난했다.


친박계는 이날 최고위에서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의 출당까지 검토하기도 했다. 당을 파괴한 핵심 주범자로 규정하고 두 사람이 당을 떠나라는 의견을 모았다고 이장우 최고위원은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이 탈당을 거부할 경우 출당 조치 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탈당하지 않는다면) 당에서 출당시키는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같은날 비박계도 이정현 대표를 비롯해 친박계 좌장 최경환, 맏형 서청원 의원을 '친박 8적'으로 규정하며 당을 나가라고 주장했다.


비박계 모임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당 지도부, 친박 지도부의 이정현 대표, 조원진 이장우 최고위원, 친박 주동세력인 서청원, 최경환, 홍문종, 윤상현 의원, 또 국민의 준엄한 촛불민심을 우롱한 김진태, 이상 8명은 즉각 당에서 떠나주길 바란다"고 친박 8적 명단을 발표했다.


황 의원은 "국민들은 '이 사람들이 새누리당을 떠날 때 다시 한번 새누리당에 기회가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새누리당이 국민의 지지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이 8명이 조속히 당을 떠나 우리당이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거듭 탈당을 촉구했다.


한편 비박계로부터 '친박 8적'으로 지목된 인사들은 13일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 황영철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이처럼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가 극렬하게 대립하면서 '보수 분열'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로에게 원색 비난을 쏟아내면서 함께 갈 수 없음을 확인한 만큼 조만간 분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새누리당을 바라보는 국민적 시선이 지지층인 영남권에서 조차 더불어민주당에 추월 당할 만큼 당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여 있다.

현실적 한계


비록 장외에서 친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크고, 이정현 대표 등 핵심 친박들에 대해서는 '최순실 부역자'라고까지 성토하는 여론이 상당하지만 당내에선 친박 진영이 여전히 비박계에  숫적 우위에 있다.


이 때문에 탈당 및 신당 창당설은 비박계로부터 나오고 있다. 선제적으로 대규모 탈당을 통해 원내교섭단체로서 '신 보수당'을 만든다는 시나리오다.


이와 관련 비박계 수장 김무성 전 대표는 13일 "지금 새누리당을 탈당해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친박이 장악하고 있는 현재 새누리당으로는 좌파의 집권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김 전 대표의 주장이다. 


앞서 탈당한 김용태 의원 역시 남경필 경기지사, 정두언 전 의원 등과 함께 신당 창당을 선언한 바 있다. 이 모임에는 새누리당을 탈당한 전·현직 의원 12명이 참여하고 있지만 동력확보는 미지수다. 아직 이들은 김무성 전 대표와 함께 할 것인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한때 친이계 좌장으로 불렸던 이재오 전 의원 역시 '늘푸른한국당'을 만든 상태다. 이 전 의원은 자체 세력화에 힘쓰면서도 개헌 등을 고리로 보수 세력과의 연대도 생각하고 있다. 또 정의화 전 국회의장 역시 장외에서 옛 친이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느슨한 형태의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보수가 4∼5개 세력으로 분화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합할 때 합하더라도 일단은 비박계만 탈당하더라도 당장 교섭단체를 꾸려 각자도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세력에겐 정당의 근본 목적이기도 한 정권 창출을 위한 유력대선 주자가 없는 상태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새누리당 대권잠룡들의 지지율을 모두 함쳐도 문재인 전 대표 지지율에도 못미치는 상황인 것.


또한 유승민 의원은 당을 탈당할 의사가 없음을 누차 강조하고 있고, 김무성 전 대표는 공식적으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따라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해 보수진영의 주자로 옹립될 경우 보수대연합으로 '헤쳐 모여' 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친박 숫적 우위 재확인 


새누리당의 대주주가 친박계임도 재확인됐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로 차기 원내사령탑을 선출하는 경선이  16일 치러친 가운데 친박계 대표주자로 나선 4선의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과 러닝메이트격인 정책위의장에 나선 이현재(재선·경기 하남) 의원이 나경원-김세연 의원조를 제치고 신임 원내사령탑에 선출된 것이다.


정우택-이현재조는 전체 119표 중 62표를 얻었으며 한편 나경원-김세연 조는 55표를 얻었고, 기권은 2표다.


불과 7표 차이이긴 하나 친박 비박계간의 대치 전선이 확연한 가운데 '당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서 친박계가 또다시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당내 권력지형은 또 한번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21일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이정현 대표가 16일 즉각적인 당 대표직 사퇴를 발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친박 조원진 이장우 최연혜 최고위원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오늘 당 대표직을 사퇴한다"며 "조원진 이장우 최연혜 유창수 박완수 최고위원도 저와 함께 오늘 사퇴하기로 했다"고 지도부 일괄 사퇴를 발표했다.


이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퇴를 놓고 주변 당직자들도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이다. 이 대표는 박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상황에서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버텼다. 지도부 공백을 해소할 최소한의 시간을 달라고 읍소하며 오는 21일 물러나겠다는 일방적인 방침만 반복했다.


그러는 와중에 친박계는 대규모 조직을 만들어 전열을 가다듬었다. 결국 이 대표가 친박계의 전열 정비 시간을 벌어준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이 대표가 이날 갑작스러운 사퇴 발표를 한 것은 친박계의 전열정비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친박 정우택 의원이 비박계를 꺾고 당선된 것은 친박의 전열정비가 끝났다는 신호다.


일각에서는 친박계가 원내대표 승리를 계기로 강한 계파 색을 드러내서 좋을 게 없다고 판단, 조기 2선 퇴진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비박계의 움직임에 당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박계 핵심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16일 친박계 정우택 후보가 원내대표에 당선된 데 대해 "저로서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 직후 당선인 소감도 듣기도 전에 의총장을 떠나며 "앞으로 어떻게 할 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탈당 고민이냐'는 추가 질문에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만 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나는 나경원 찍었다"며 선거결과에 노골적인 반감을 표시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이날 경선 결과와 관련 "새누리당이 해체돼야 할 이유를 다시 한 번 확인해줬다"고 평가했다.


남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것이 새누리당의 민낯이다. 정당다움을 찾을 수 없다. 공당이 아닌 사당일 뿐"이라며 "비박도 더는 좌고우면하지 말라. 이미 버림받은 손바닥만한 기득권 안에서 무엇을 하려 하는가?"라고 비박계의 탈당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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