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6:56 (금)
곡백오흑(鵠白烏黑),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인의 자세
곡백오흑(鵠白烏黑),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인의 자세
  • 종합시사매거진 정하연 기자
  • 승인 2024.03.07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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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칼럼]

 

춘추시대의 철학자로 알려져 있는 노자(老子)곡백오흑(鵠白烏黑)’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백조(白鳥)는 씻지 않아도 희고, 까마귀()는 먹칠하지 않아도 검다는 의미이다. 현실에서 이는 선과 악, 나쁜 것과 좋은 것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말이다. 어떤 점에서는 상식이라고 할 수 있다. 누가 봐도 옳은 것은 옳은 것이고, 누가 봐도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식을 의도적으로 다시 논의하면서 여러 평가와 해석을 붙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왜곡이 생기기 시작한다. 한마디로 곡학아세가 일어나고 아전인수격인 해석이 발생할 수가 있다. 학자나 지식인들이 극히 피해야할 일이지만,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그 누구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이 투철해야 하고, 그 기준을 바탕으로 국민을 이끌어야 나라를 번성시킬 수 있다.

그런데 지금 한국 정치는 이러한 너무도 당연한 곡백오흑(鵠白烏黑)에 반하는 의견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혹은 제3지대이든지 상관이 없다. 국민 대다수가 아니다라고 하는 것을 그렇다라고 이야기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굳이 구체적인 그 대상을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본다. 대통령의 처신이라든지, 공천에서의 여러 잡음이라든지, 혹은 의대 정원 확대 등 사회적 이슈에서도 그렇다. 사실과 진실은 한 가지인데, 정반대되는 의견이 너무나도 난립하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는 국민들은 피로해지고, 정치혐오는 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급기야 상대 정파, 상대 정당을 궤멸되어야할 집단으로 보는 비극을 초래하게 된다.

 

정치에 관한 막스 베버의 충고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여야 정치인의 뇌구조가 다르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같은 대한민국이라는 공간에서, 같은 교육을 받고, 같은 문화 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설사 의견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로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이해가 쉽지 않다. 논쟁이 있을 수 있는 최첨단 연구 결과에 대한 논쟁도 아니지 않은가. 그저 단순하게 나라를 발전시키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어떻게 보면 정답이 뻔하게 보이는 일에 너무 많은 격차가 생기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여기에 대한 답은 독일의 정치·사회학자인 막스 베버(Max Weber)가 해줄 수 있을 법하다. 그는 정치라는 것을 열정과 균형적 판단 둘 다를 가지고 단단한 널빤지를 강하게 그리고 서서히 구멍 뚫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더 나은 국가, 더 행복한 국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런데 베버가 극히 경계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허영심, 자기도취가 생기게 되면 그 정치는 죄악으로 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균형적인 판단이 무너지고, 국가가 불행해질 수 있다. 베버는 정치인들이 피해야할 것을 허영심과 자기도취라고 했지만, 여기에 한가지 더 덧불이면 명분없는 권력 욕심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 정치인들의 상황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선거의 계절이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는 한계가 있어야 하며, 적절한 자기제어가 필수적이다. 바로 그것이 국가와 국민을 대하는 진정한 정치인의 자세일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선거 이후이다. 선거 과정에서 국민들의 마음에 생긴 상처, 온갖 혼탁과 혼란이 과연 제대로 수습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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