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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계속되는 불황, 한국&일본 소비절약 습관은?
올해도 계속되는 불황, 한국&일본 소비절약 습관은?
  • 종합시사매거진 전종한 기자
  • 승인 2024.03.07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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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은 과거부터 트렌드 측면에서 다소 비슷하게 가는 경향이 있었다. 일본에서 먼저 유행하면 이후 한국에서 유행하는 식이었다. 최근에는 이런 현상이 꼭 비슷하게 가지는 않지만, 그래도 유사한 측면이 적지 않다. 최근 양국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라면 단연 고물가로 인해 서민들의 삶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소비자들은 소비 행태를 바꿀 수밖에 없고, 유통사들 역시 판매 전략을 바꾸게 된다.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가기 위한 치열한 두뇌 싸움이 펼쳐진다는 이야기다. 한국인과 일본인들은 이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이겨나가고 있는 것일까?

 

일본 엥겔지수, 39년 만에 최고치

현재 일본의 경제 상황은 지속되는 고물가-개인소비 악화라고 규정지을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일본의 물가 상승률은 12개월 연속 3%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한때 4.2%까지 치솟았지만, 그나마 일본 정부의 보조금 정책으로 인해 약간 떨어진 것이다. 문제는 식료품은 더 심각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하반기 5개월 연속 9% 이상 상승했다. 달걀은 심지어 35%로 인상됐고 탄산음료 17%, 햄버거 13%가 올랐다. 휘발유 7.5%, 통신 요금 10%, 숙박료 18%로 일상생활과 매우 밀접한 요금도 성큼 올랐다. 특히 일본의 엥겔지수는 급격하게 상승했다. 평균 27%3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엥겔지수는 저소득 가계일 수록 생계비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따라서 일본은 현재 39년 만에 가계 소비는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고 할 수 있다. 일본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는 일본인이 점점 가난해지고 있다라고 단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뿐만 아니라 물가 인상분을 반영한 실질임금 상승률은 1년 넘게 마이너스를 기록중에 있다. 일본 정부가 물가 상승분을 월급에 반영해달라고 각 기업에 요청하고는 있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반영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인들의 소비 행태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상미기한(賞味期限)이 지난 음식의 섭취이다. 상미기한이란 개봉하지 않은 상태에서 맛이 변하지 않는 기간이다. 따라서 상미기한이 지나면 맛이 변할 수 있다는 의미이지만, ‘만 변할 뿐, 먹을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따라서 상미기한은 지났지만, 폐기되지 않은 음식은 당연히 기존 가격보다 저렴하게 팔 수밖에 없다. 일본 소비자들이 공략하는 것은 바로 이런 제품들이다. 애초 일본 소비자들의 경우 가공식품의 경우 상미기한이 지난다고 해도 큰 거부감이 없었다. 따라서 가벼워진 지갑 때문이라도 이런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보통 통조림의 경우 절반 가격으로 떨어지게 되고 심지어는 3분의 1도 떨어지기도 한다. 소비자들에게는 절호의 찬스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는 여러 개를 세트로 묶어서 파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하면 제조사의 경우에는 어차피 폐기할 제품들은 대량으로 판매할 수 있는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최근에는 이렇게 상미기한이 지난 제품만을 따로 판매하는 유통점들도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이는 현재 식품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절약의식이 어느 정도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또한 이른바 가성비 제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특히 일본 젊은 여성이라면 거의 매일 사용하는 립스틱이나 립글로스의 경우 편의점을 통해서 20~30% 저렴한 제품이 출시되어 약 한 달만에 100만 개가 팔리기도 했을 정도다. 또한 비싼 과일과 요구르트까지 첨가한 제품이 300엔에 출시되어 약 7개월 동안 2,500만 잔 정도가 팔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가격이 다소 비싼 고급 제품이라면 소포장 판매라는 새로운 전략을 쓰고 있다. 특히 일본은 과일이 매우 비싼 편에 속하는데, 고급 포도의 경우 한 송이에 한화 3만 원까지 한다. 다른 것도 아니고 과일이 이 정도로 비싸면 서민들은 구매하기가 무척 힘들다. 따라서 최근에는 이를 소포장으로 바꾸어서 1만 이하로 떨어뜨려 판매하고 있다.

 

한국은 디지털 중심의 소비 절약

심지어 일본에서는 무료 배급소에서 점차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 도쿄도청 앞에서는 시민단체가 무료 급식을 하고 있는데, 2020년에만 해도 월 100명 정도가 급식소를 찾았는데, 최근에는 600명 안팎이 몰리고 있을 정도다. 한마디로 폭증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과거에는 주로 노숙자 등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일반인은 물론, 대학생들까지 급식소를 찾고 있다.

한국 역시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해 동기 대비 3.8% 상승했으며 7개월 만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따라서 한국인들의 기본적인 절약 심리는 일본과 비슷하고, 일부 저렴하고 가성비 높은 제품을 선호하는 것에서는 비슷하다. 다만 한국은 일본에 비해 디지털이 현저하게 발전했기 때문에 주로 이런 부분에서 절약하거나 혹은 절약에 대한 도움을 받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우선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거지방이라고 하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이다. 이곳에서는 자신의 소비를 고백하고 가혹한 비판을 받거나, 또는 위로를 받으면서 심리적으로 절약 심리를 되새기는 공간이다. 이렇게 함으로서 실수로라도 과소비를 하지 않게 만들어 주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또 최근에는 이른바 디지털 폐지 줍기라는 것도 유행하고 있다. 모바일 앱으로 광고를 시청하거나 회원 가입, 또는 퀴즈에 참여하면서 각종 포인트나 쿠폰을 모아 소비에 활용하는 것이다. 일명 앱테크라고 불리기도 한다. 소소하지만, 조금이라도 절약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도움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 각종 동영상과 영화, 드라마를 볼 수 있는 OTT 서비스를 줄이거나 탈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아예 완전히 끊기 힘들다면,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요약본을 보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하면 전체 줄거리와 결말을 알기 때문에 친구들과의 대화에 빠지지 않기 때문에 사회생활에도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5가구 중 한 가구에서 어떻게 해서든 이를 줄이려고 한다는 설문조사도 나왔다.

또 각종 신용카드의 할인 혜택, 포인트를 노리는 절약 소비의 형태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신용카드는 많은 제휴사를 통해서 혜택을 늘리고 있다. 외식비를 줄여주기도 하고 통신비가 절감되기도 한다. 이 외에도 백화점, 서점, 병원, 할인점 등과 제휴를 맺고 있어서 소비자들은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면서 경비를 줄이려고 한다는 이야기다. 또 대형마트에서는 포인트를 적립해주기 때문에 이 역시 나중에는 현금 대신에 사용할 수도 있게 된다. 특히 이제는 신상품보다는 중고 거래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관련 앱의 설치가 늘어나고 공동구매를 통해서 비용을 최대한 아끼려고 하기도 한다.

지금의 경제불황으로 인해서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이 고통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한국과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두 나라는 전 세계에서도 비교적 잘 사는 나라에 속하기는 하지만, 서민층이 겪은 고물가의 고통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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