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6:56 (금)
기후 변화에 대해 과연 인류가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기후 변화에 대해 과연 인류가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 김원희 기자
  • 승인 2023.11.23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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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살았던 과거의 생물 상상도 [사진=Medium Daily Digest]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살았던 과거의 생물 상상도 [사진=Medium Daily Digest]

기자는 요즘 기후 변화에 대해 자꾸 이상한 생각이 들어 '과연 지구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 기후 변화는 태곳적부터 언제나 있어 왔는데 인간의 출현과 산업화로 인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 맞는 얘기인지 모르겠다.

사실 인간은 이 세상에서 기후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유일한 종(種)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 영향과 극한 상황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과거에 다른 종들은 기후 변화를 인식하지 못했고, 또한 대규모 멸종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알지 못했다. 이러한 변화는 수백만 년이 걸렸으며 인간은 그 시간대를 따라 생각해 보지만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지구 규모의 커다란 변화는 인간이 인위적으로 나무를 심는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인류 문명 이후에도 지속될 자연의 거스를 수 없는 힘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구에 살았거나 앞으로 살게 될 모든 종은 이 순환의 일부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능력과 그것을 막을 수 있다고 믿는 대담함을 가진 종(種) 가운데 하나일 따름이다.

백만 년 후 지구 표면은 플라스틱으로 꽉 막힌 바다와 숨 쉴 수 없는 대기로 가득한 건조한 황무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더 이상 인간이 아닌 새로운 생명체가 다시 살 수 있게 되려면 1억 년이 더 걸릴 수도 있을 것이다.

누가 이를 알겠습니까?

답은 '아무도 모릅니다'이다.

중요한 것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지키려는 우리의 환상적인 약속과 지금의 기술로 우리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수천 년이 걸리는 일련의 사건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분명한 것은, 우리가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미래는 지금도 시작된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세계인의 약속은

너무 환상적❞

지구가 이미 40억 년 동안 겪어왔고 또 앞으로 다시 겪게 될 진화의 주기를 생각해 보자. 인간의 개입과 행동으로 종을 멸종시키기는 했어도 그중 일부를 앞당겼을 뿐 어쨌든 그러한 종은 어차피 멸종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 종은 새로운 생명체가 다시 출현할 수 있는 또 다른 진화 주기의 씨앗이 되었을 수도 있으며, 우리가 그들을 파괴함으로써 다음의 대격변기에 생명체가 살아남을 수 없도록 기회를 제거했을 수도 있다.

지구는 결국 화성처럼 변할 것이다.

또한 분명한 것은 자신을 위하여 소위 '기후 사기(氣候 詐欺)'를 치는 사람들이 있지만 단지 부분적으로만 맞을 뿐, 그들도 내심 믿지 못하고 있다.

기후 변화는 항상 존재하며, 계속 이어지고 있다. 기후 변화는 현재도 일어나고 있으며 수천 년 동안 계속 일어날 것이다. 진짜 '사기꾼'은 정치적 의도와 세금 인상으로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여 이토록 큰 변화의 궤도를 늦추거나 되돌릴 수 있고 또는 중단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고 떠드는 자들이다. 이는 말도 안 되는 공염불(空念佛)일 뿐이다. 외국에서 벌이고 있는 '석유 사용을 중지하라'는 일부의 퍼포먼스도 헛소리에 불과하다.

과학조차도 향후 1,000만 년 동안 일어날 일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을 만큼이나 과거에 일어난 일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플라스틱은 재질과 구조에 따라 분해되는 데 20~500년이 걸릴 수 있으며, 매립지에서 비닐봉지가 분해되는 데는 1,000년이나 걸린다. 안타깝게도 비닐봉지는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광(光) 분해되어 독소를 흡수하고 환경을 계속 오염시키는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한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이라는 것도 이러한 지구의 기후가 궁극적으로 순환하면서 이전에도 여러 번 그랬던 것처럼 또 다른 멸종과 진화의 시작을 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할 때 이는 또 하나의 찰나에 불과하다.

전 세계적으로 200억 달러에 달하는 기후테크(climate tech) 시장은 전혀 의미가 없으며, 단지 괴로운 마음을 달래려고 우리가 영향력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분 좋은 기술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에는 영향력도 없고, 작은 손으로 지구만 한 바늘을 움직이는 것과 같다.

'우리는 노력할 것이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노력했다는 신호를 보낼 만큼만 하고, 그 이상은 하지 않으며, 더 많은 자원을 소모하여 정말로 모든 것을 망치는 제품과 기술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자원을 소모하기 때문이다. 이에 편승해 어떠한 기하급수적인 아이디어나 개념을 찾는다고 주장하는 벤처캐피털 회사들도 그러한 것을 가만히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쓸데없는 기술에 대한 자금 지원과 상관없이 기후 붕괴로 문명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인류를 살리는 기술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투자 논리로 삼는 벤처캐피털이 차라리 사랑스럽다.

이처럼 멸종 사건이 끝나면 인류의 존재를 보여줄 수 있는 어떤 흔적도, 놀라운 기술이나 건물도, 새로운 생명체가 등장해 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남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인간의 외모를 지닌 로봇인 휴머노이드(humanoid)가 진화 과정의 정점에 있고, 또 주변 세계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면 우스운 일이겠지만, 그들이 살고 있는 지구에서만 모든 것을 한꺼번에 얻을 거라고 생각하면 더더욱 웃기는 일이다.

[사진=SmartLens]
[사진=SmartLens]

이제 시야를 넓혀 우주 생명체를 생각해 보자.

1950년 여름 미국 뉴멕시코 주에 위치한 소도시 로스앨러모스에서 이탈리아 출신 미국의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는 함께 점심 식사를 하던 에드워드 텔러(Edward Teller), 허버트 요크(Herbert York), 에밀 코노핀스키(Emil Konopinski) 등 세계적인 과학자들과 함께 우주의 크기와 나이를 고려했을 때 인류 문명과 같은 고등 외계 문명의 존재는 당연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그때 페르미가 난데없이 질문을 던졌다.

"그들은 어디에 있나? (Where are they?)"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한 우주의 규모를 보자면, 인류 문명과 같이 외계 지성체가 세운 외계 문명의 존재는 너무나도 당연하다. 정말 외계인들이 존재한다면 그 중 지구 문명보다 먼저 발생해 오랜 시간 존재해 온 선구자 문명도 있을 것이고, 일부는 이미 지구에 와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페르미는 "하지만 그 외계 문명들은 대체 모두 어디에 있(기에 보이지 않)는 건가?"라고 질문을 던진 것이다. 이것을 바로 페르미 역설(Fermi Paradox)이라고 한다.

페르미 역설은 거리와 시간뿐만 아니라 생명체가 존재하는 우주의 모든 행성이 몇 차례의 진화를 거쳐 이해력과 지능을 갖춘 인간형 종을 만들어냈지만 매번 모든 것을 망쳐버렸다는 사실로 설명할 수 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 우주의 다른 곳에서 자신들을 찾아 헤매고 있는 극소수의 생명체가 있을지도 모른다.

좀 더 궁금하다면 앨런 와이즈먼(Alan Weisman)의 『우리 없는 세상(World Without Us)』을 구해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어쨌든 '공룡들은 확실히 죽었다'는 사실이다.

글 김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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