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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만 문제가 아니다, ‘미세 스트레스’가 더 큰 문제
미세먼지만 문제가 아니다, ‘미세 스트레스’가 더 큰 문제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23.07.2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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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현대인이라면 미세먼지에 대한 위험성은 누구나 알고 있다. 거대한 먼지가 아닌 아주 작아서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먼지가 우리 건강에 치명상을 준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성실의 ‘미세(micro) 스트레스’라는 것도 있다. 이는 아주 크게 느껴지는 스트레스가 아니다. 예를 들어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든지, 배우자와의 이별의 위기를 겪거나, 가족 중에 누군가가 심각한 질병을 앓는 것에 의한 스트레스가 아니다. 반대로 일상에서 느껴지는 작고 사소한 스트레스다. 문제는 이런 미세 스트레스가 알아채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우리의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일상에서의 미세 스트레스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 것일까?


 

생존 위협하지 않지만 쌓이면 특히 위험

대수로워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신경을 ‘긁는’ 일들이 적지 않다. 퇴근 시간 직전에 상사가 일을 맡기거나, 원래 했던 중요한 약속이 펑크가 나거나,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직장 동료의 행동이 예상을 벗어난다든지 하는 일이다. 심지어 휴대폰 충전이 다 되었다고 예상하고 외출을 하려는 데, 막상 충전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을 때도 짜증이 나게 마련이다. 이러한 사소한 스트레스, 심지어는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들이 우리를 괴롭히기도 한다. 바로 이런 스트레스를 ‘미세 스트레스’라고 부른다. 
최근 한 해외 언론에서는 이와 관련된 전문가의 의견을 소개했다. 뉴욕대 그로스만 의과대학의 행동 신경학자이자 연구원인 조엘 살리나르(Joel Salinas)는 자신의 저서 「마이크로스트레스 이펙트(Microstress Effect)」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산에서 바람이 스며드는 것을 상상해 보라. 산에 구멍을 뚫는 큰 TNT 폭발과는 다르지만, 시간이 지나도 바람이 멈추지 않는다면, 산 전체가 서서히 닳아 움푹 패일 수 있다.”
일상에서 미세 스트레스가 우리에게 주는 영향을 가장 적절하게 비유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이런 작은 스트레스도 쌓이고 쌓이면 일상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할 때가 많다. 이미 스트레스 자체가 질병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생산성을 갉아먹고,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게 한다. 동기부여도 떨어지고 활력도 저하되면서 일상에서의 에너지가 소모되고 건강에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이다. 

미세 스트레스가 특히 위험한 이유는 우리의 뇌의 작용 때문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우리 뇌가 하는 가장 큰 일은 ‘생존을 위해 에너지를 비축하고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미세 스트레스를 직접적으로 생존을 위협한다고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에너지를 분배하지 않는다는 것. 일단은 무시해도 될 정도로 작다는 것이 뇌의 판단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치의 과정에서 미세 스트레스는 계속해서 쌓여간다는 특징이 있다. 
문제는 사회적인 성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일수록 이러한 미세 스트레스를 겪으면서도 이를 실질적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도 있다. 대체로 그들은 ‘위험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겪고 있지만, 자신은 그것을 인식하거나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그들이 지나치게 성공에 경도되어 고군분투한 나머지 이러한 작고 사소한 스트레스를 별일 아닌 것으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이런 스트레스를 어떻게 취급하는가와는 별개로 실제 인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젊은 CEO 중에서 이러한 미세 스트레스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세 즐거움’으로 대처 가능해

그렇다면 이러한 미세 스트레스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은 자기 자신이 미세 스트레스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확인해야만 한다. 스스로 인식해야만 이에 관한 대처 방법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목표, 즉 성공이나 돈에서 벗어나 자신이 현재 생활에 얼마나 유유자적하게 만족하고 있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제까지 ‘미세 스트레스’라고 불릴만한 것들을 얼마나 무시해왔는지, 혹은 그것에 자신이 지나치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는지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점이다. 작지만 날카롭게 반응했던 일, 무신경하게 넘어갔지만, 마음 한쪽에서 늘 걸렸던 일들을 꼼꼼히 돌아보면서 자신의 정신적 취약 부분은 찾아내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자신의 상태를 인정한 이후에는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며, 그중에서도 ‘그럴 수 있어’라는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닐 때, 전혀 예상하는 방향이 아닌 상황이 눈 앞에 펼쳐진다고 하더라도 여기에 직접적으로 감정적인 반응을 하게 되면 곧바로 미세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 반면 ‘그래, 뭐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야’라고 대처를 하게 되면 긴장도를 낮출 수가 있게 된다. 한마디로 모든 사안에 대해서 ‘의연하게’ 대처하고 ‘여유 있는’ 모습을 스스로 연출해내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다. 또 미세 스트레스의 대처에 있어서 주변 사람들과의 친밀감, 그리고 이를 통한 심리적인 해소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비록 미세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하더라도 친하고 좋아하는 사람과의 대화, 식사 자리, 가벼운 술자리 등은 대화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토로하고 이에 대한 위로를 받을 기회가 된다. 또 제삼자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조언을 들을 수 있어서 자신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또 하나의 방법은 ‘자신을 사랑하기’도 있다. 미세 스트레스를 겪으면서도 이를 느끼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행복보다는 ‘목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자신을 오히려 나약하다고 생각하고, ‘이 정도도 이길 수 없으면 안 돼’라고 자책하기도 한다. 자신보다는 일을 사랑하고 목표와 돈을 추구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삶의 최우선 목표를 자기의 행복과 안녕, 미세 스트레스 없는 만족할 만한 인생에 두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일과 관련이 있는 주변 사람과의 충분한 소통도 미세 스트레스를 없앨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이런 스트레스는 대부분 혼자 있을 때보다는 직장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그 대상은 자신과 아주 가까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그들과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가슴이 답답해지고, 상대방이 이해되지 않으면서 감정이 올라오게 된다. 따라서 아주 작은 문제라도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다면, 즉시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이 충분히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또 역설적으로 ‘미세 스트레스’는 ‘미세 즐거움’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작은 것들이 나를 괴롭힌다면, 반대로 작은 즐거움으로 그것을 제압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대단한 취미, 해외여행, 본격적인 스포츠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일거에 해소하려고 하지 말고, 일상 속의 작은 행동과 습관으로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아 나간다면, 그때그때 닥치는 미세 스트레스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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