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 청와대의 향후 시나리오는?
조국 사태, 청와대의 향후 시나리오는?
  • 박경민
  • 승인 2019.10.1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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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아니면 살기.’
현재 윤석열 검찰과 조국 법무장관의 대립각이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 한쪽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제껏 검찰은 여러 번 ‘조직의 명운을 걸고’ 수사를 해왔지만, 이번 만큼 비장한 경우는 없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검찰의 칼은 조국 법무장관을 향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조국 법무장관을 임명한 사람이 바로 청와대의 문재인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앞으로 이 정국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
 
최근 조국에 대한 이러한 플랜카드 역시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사진=시사매거진CEO
최근 조국에 대한 이러한 플랜카드 역시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사진=시사매거진CEO DB)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조차도 …
야당과 조국 장관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조국이 언제 낙마할 것인가?’이다. 어떤 이는 부인이 기소되거나 구속될 때를 기점으로 잡는다. 현재로서는 조국 장관 자체의 혐의점이 아주 강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아내가 구속이 된다면 ‘아내가 법을 어겨 구속된 남편이 어떻게 법무장관직을 유지할 수 있는가’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또 조국 장관에 대한 기소 여부도 쟁점이다. 조국 장관은 구속까지 되지는 않겠지만, 최소 기소만 되어도 장관직 유지를 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현재 청와대는 조국을 버릴 가능성이 낮다고 할 수 있다. 조국은 문재인 개혁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밀리지 않고 검찰 개혁을 할 사람은 조국 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설사 조국 장관이 기소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말 그대로 이는 ‘검찰의 기소’일 뿐이지, ‘법원의 판단’이 내려진 상태는 아니다. 그런 점에서 설사 재판에 가더라도 최소 1~2년은 걸릴 것이고, 그 사이에 검찰개혁을 계속해 나간다는 복안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청와대의 이런 의견이 끝까지 관철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야당이 계속해서 조국 장관을 문제 삼으며 정쟁으로 일관하고, 만약 여기에 대중적인 촛볼집회가 확산되면 이를 감당하기는 매우 어렵다. ‘민심을 이길 수 없는 권력은 없다’라는 말도 있듯, 아무리 문재인 정부라고 하더라도 끝까지 조국을 끌어안고 갈 수는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에는 조금씩 정국이 청와대에 유리한 쪽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조국 장관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자마자 처음 검찰이 수사에 들어갔을 때에는 이것이 향후 조국 장관에게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다. 수사로 의해서 의혹이 남김없이 해결되면 이것이 오히려 조국 장관에 대한 야당의 근거 없는 비난을 막을 수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될수록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되었고 ‘가짜뉴스’도 양산되면서 지금 대한민국은 ‘조국 편’, ‘조국의 반대편’으로 쪼개지는 형세이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될수록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급기야 최근 여론조사에는 ‘검찰의 조국 가족 수사가 과도하다’는 의견이 49.1%,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사람의 42.7%로 다수를 이루고 있다. 심지어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 경북에서조차도 과도하다는 의견이 47.8%, 적절하다는 의견이 42.4%였다. 더구나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학생들이 촛불집회를 하고 있지만 그것이 범대중적으로 확산되지 않는 모양새다. 이는 그들 자체가 ‘SKY캐슬’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암묵적으로 ‘어차피 너희들도 금수저’라는 인식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정국 속에서 검찰도 차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그간 검찰은 조국 장관의 수사에 대해서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오로지 결과로 보여주겠다’는 뉘앙스만 풍길 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윤석열 총장은 공식 석상에서 처음으로 수사에 대해 언급했다.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절차’를 강조한 것은 ‘조국 수사가 너무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민심이 조금씩 조국 장관 편으로 돌아서면서 ‘조국 사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도 공고해질 수 있다. 
 
하노이회담이후 북미회담은 여전히 큰 변수의 대상으로 꼽고 있다. (사진=시사매거진CEO DB)
하노이회담이후 북미회담은 여전히 큰 변수의 대상으로 꼽고 있다. (사진=시사매거진CEO DB)
 
북미 정상회담도 큰 변수
특히 부인 정경심 교수의 구속이 기각되었을 때 검찰은 엄청난 후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 물론 구속이 기각된다고 하더라도 죄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무려 30여 차례의 압수수색과 11시간의 자택 압수수색에도 구속이 기각된다는 것은 매우 초라한 성적표다. 결국 검찰의 조국 장관 수사 동력은 결정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라면 역으로 검찰개혁에 더욱 힘이 실린다. 검찰은 한마디로 거대한 역풍을 맞게 된다는 이야기다. 
다만 조국 장관이 낙마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의 수사 결과에 의해서든, 여론에 의해서 낙마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물론 이 때 문 정부의 무리한 장관 지명으로 인해 정권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그렇다고 해서 내년 총선이 꼭 자유한국당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최근 자유한국당은 계속되는 장외집회를 하고, 조국 장관을 비난하고 있지만, 무당층만 늘어날 뿐,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변화되지 않고 있다. 이는 그간의 자유한국당의 전략이 판단착오였음을 보여준다. 조국 장관이 낙마했다고 해서 무당층이 대거 자유한국당으로 몰려갈 가능성은 적다는 의미이다. 또한 총선까지는 거의 6개월이라는 기간이 남아 있다. 이 시간 동안 민주당은 다시 지지층을 회복할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제3차 북미회담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회복에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북한은 ‘연말까지 미국의 대답을 기다리겠다’고 밝혀 놓은 상태이다. 최소한 연말 이전에 극적인 타협이 전개되고, 만약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다면 여론은 문재인 대통령의 편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정쟁만 일삼는 자유한국당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겹치게 되면 민주당의 지지율이 다시 회복될 가능성도 매우 크다. 
무엇보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위해서 똘똘 뭉치고 있는 형국이다. 다선(多選)을 한 중진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에서 불출마 선언을 기대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보수 측에서는 당의 미래를 위한 자기희생이 잘 엿보이기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의 ‘조국 대전’은 몇 가지 큰 계기로 인해서 그 방향이 순식간에 틀어질 가능성이 높다. 조국 장관 부인의 기소와 구속 기각, 조국 법무장관의 기소, 촛불집회의 확산, 북미회담 등의 변수들이 중층적으로 서로 엮여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지향점은 바로 총선이 아닐 수 없다. 총선에서 일단 이겨야 대선까지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지금 우리 정치권이 혼란스러운 것은 ‘단지 조국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다. 더 멀게는 총선을 앞둔 사활을 건 싸움이 조국을 기점으로 촉발되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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