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한일경제전쟁과 내년 총선 시나리오 대전망
[국내정치] 한일경제전쟁과 내년 총선 시나리오 대전망
  • 박경민
  • 승인 2019.09.0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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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의 경제전쟁은 다가올 2020년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그래픽=시사매거진CEO 이가영 기자
한일의 경제전쟁은 다가올 2020년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더불어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최근 배포한 보고서에서는 ‘지금의 한일경제전쟁이 내년 총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여야의 공방이 있었지만, 이런 내용이 관심을 기울이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특히 진보진영 쪽에서는 이러한 분석을 오히려 믿음직하게 보는 경향도 있다. 일각에서 ‘자유한국당=토착왜구’라는 등식이 성립되고 있으니 지금의 한일경제전쟁이 분명 내년 총선에서 ‘특별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무조건 여당에만 유리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 이는 단순히 한-일의 문제가 아닌, 북한과 미국까지 엮어있는 복잡하고 심층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과연 지금의 한일경제전쟁이 내년 총선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청와대에선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문제에 대해 서면브리핑을 실시하며 이로인한 국내 기업의 손실에 대해 대응하고자 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청와대에선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문제에 대해 서면브리핑을 실시하며 이로인한 국내 기업의 손실에 대해 대응하고자 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일본 암초 만나면 ‘범여권’으로 똘똘 뭉쳐
민주연구원의 보고서 내용이 밝혀지자 자유한국당 측에서는 ‘한일 갈등을 총선에 이용한다’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들의 논평 자체만 본다면 여당이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한일 간 갈등의 문제는 워낙 폭발력이 큰 이슈이기 때문에 누군가 원하든 원하지 않던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의미에서 봤을 때 여당이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일본에 대한 대응을 두고서도 현재 진보와 보수가 명확하게 갈리고 있는 판국이다. 민주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군사정보호보협정(GSOMIA) 폐기에 관해서는 한국당 지지층만 제외하고 모든 계층에서 찬성이 높게 나타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말은 곧 일본이라는 이슈를 중심으로 ‘범여권’이 하나로 똘똘 뭉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는 여권에게는 매우 유리한 메시지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지는 ‘여권’이라고 하더라도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층, 혹은 비판적인 지지층도 있을 수 있으며, 야당의 행보에 따라 여당에 대한 지지를 결정하는 층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차이가 ‘일본’이라는 암초를 만나게 되면 순식간에 ‘범여권’이라는 단일한 하나의 집단으로 뭉쳐버린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매우 심기가 불편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여권은 현재의 한일갈등을 그 어떤 측면에서든지 내년 총선에 최대한 활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일컬어지는 양정철 원장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정권 교체의 완성은 총선 승리이다. 총선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여당, 정부와 원팀으로 가겠다.”
 
이는 양 원장의 현실인식을 반영하는 매우 비장한 멘트가 아닐 수 없다. 즉, 양 원장은 여전히 ‘정권교체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이러한 대의가 완성되는 것은 결국 내년 총선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 즉, 양 원장은 물론이거니와 여권은 내년 총선에 정권의 명운을 걸고 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니 한일경제전쟁이라는 정국도 분명 활용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한일경제전쟁이 내년 총선까지 장기화되면 이는 확실히 여권에는 도움이 될 수가 있다. 무엇보다 유리한 것은 바로 ‘반일 프레임’이다. 최근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8월 6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위기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관련 부처의 대응을 비판하면서 ‘우리 일본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은 ‘나경원 대표의 국적이 밝혀졌다’는 등의 비난을 하기도 했다. 물론 나 대표 측면에서는 ‘사소한 말실수이다’라고 말했지만, 총선에서 ‘반일 프레임’을 원하는 여권으로서는 매우 반길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심정적으로 특정 집단에 대한 매우 우호적인 감정이 있지 않은 이상 ‘우리’라는 말을 붙이기는 쉽지 않다. ‘우리 대한민국~’, ‘우리 한국인들이~’이른 말은 매우 익숙하지만, ‘우리 일본이~’이라는 말은 정치인이 아닌 일반인들도 무의식중에 나오는 말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나 대표의 ‘우리 일본이~’리는 발언이 주는 상징성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의 현장최고회의 현장 이들의 심기가 실제로 불편한가에 대해선 그들만이 알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의 현장최고회의 현장 이들의 심기가 실제로 불편한가에 대해선 그들만이 알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자한당에 유리한 변수도 있어
하지만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한일경제전쟁이 예상외로 쉽게 사그라들 수도 있고, 또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 국민들의 예상치 못한 거센 저항에 놀란 일본 아베 정권이 슬며시 확전의 꼬리를 내리면서 다시 흐지부지 무역이 제기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특히 일본 내에서 조차도 ‘이번 한국에 대한 경제 공격은 치밀하게 준비되기 보다는 아베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 말은 곧 아베의 의지가 약해지면, 공격의 강도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시스템에 의한 공격이 아니고 리더의 의지에 의한 공격이라는 취약성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에는 총선의 과정에서 ‘반일 프레임’이 벗겨지게 되고,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에 다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한일간의 동맹이 다시 굳건하게 복원되고 앞으로 계속 유지될 수 있다’는 담론이 확산되면, 이제까지 일본에 다소 친근한 입장을 취했던 보수 진영으로서는 다시 회생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더구나 지금의 한반도 문제가 평화로 나아가지 못한 채, 계속 지지부진할 경우에는 보수진영이 더욱 큰 힘을 얻게 된다. ‘아무리 그래봤자 김정은은 비핵화의 의지가 없다’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이는 다시 보수진영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또 이는 ‘문재인 대통령은 그간 결과도 없이 북한에 끌려 다니기만 하고 퍼주기만 했다’는 논리로 확장되면 진보 진영 쪽에는 확실한 데미지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여권의 입장에서는 지금의 한일경제전쟁이 지속되는 동시에 북한과의 평화가 더욱 정착되어야 내년 총선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게 된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에 대한 대응, 그리고 국내 기업들의 기술 국산화의 과정 역시 총선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또 다른 변수이다. 만약 문 대통령이 매우 강경하게 일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기술 분야에서 ‘탈일본’이 가능해진다면 문 대통령은 이순신에 버금가는 칭송을 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인의 정서에 DNA처럼 박혀 있던 일본에 대한 저항정신이 이번 한일경제전쟁을 거치면서 승리감으로 뒤바뀌게 되고 이것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로 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현재로서는 한일경제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또 어떤 부분으로 불똥이 튈 수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그 양상이 어떻게 전개되든 간에,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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