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XIT…세기의 가장 큰 도박(The greatest gamble of the century)
BREXIT…세기의 가장 큰 도박(The greatest gamble of the century)
  • 유시온
  • 승인 2019.01.29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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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세간의 우려 속에 메이(Theresa May) 정부에 대한 영국 하원의 불신임안이 표결에 부쳐졌다. 찬성 306(반대 325), 고작 19표의 표차로 불신임안이 부결되면서 메이 총리는 구사일생했다. 이 소식을 들은 유럽연합은 영국에게 2020년 까지 브렉시트 연기라는 당근을 제시했다. 헌정 사상 최대 표차로 브렉시트 합의안이 거절된 직후라 메이의 생존이 세계에 던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세계경제를 뒤흔들 브렉시트에 대해 점검해본다. 》

헌정 사상 최대 표차로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하원에서 거절됐다. 그래프 BBC.

Brexit(Britain+Exit)

 

2016년 영국 정부는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 탈퇴에 관한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투표결과 51.9%의 국민이 EU 탈퇴에 찬성했고, 영국의 정치인들은 민의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를 전격 선언하기에 이른다.

 

Why?

브렉시트의 원인을 바라보는 관점은 두 개다. ()이민 정서에 따른 포퓰리즘으로 보는 관점과 까다로운 EU의 규제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합리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그것이다. 우선, 영국이 브렉시트를 논한 근저에는 유럽재정위기가 있다. 2011년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이른바 피그스(PIGS)’ 국가들에서 촉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위기는 최우량국인 독일에 이어 비유로 국가인 영국에까지 확산했다. 2012년 영국은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1978년 이래 처음으로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될 위기에 처한 바 있다. 실제로 20114분기 영국의 12개 금융기관은 신용등급이 강등됐기 때문에 국가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대한 영국 정부의 대처는 기민했다. 과도한 복지정책으로 디폴트 위기에 처한 그리스의 선례도 영국에게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 여파로, 영국은 공공 지출을 대폭 삭감했고 긴축의 일환으로 실시된 감원 정책에 따라 4700명의 경찰관이 일자리를 잃었다. 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캐머런 총리의 긴축은 멈추지 않았다. 수많은 노동자가 길거리로 내몰렸지만 영국정부의 복지예산은 매년 70억파운드씩 감축됐다. ‘런던폭동이 촉발된 런던 토트넘은 2010년 청소년 교육프로그램 예산이 최대 75% 삭감된 바 있다.

2012년 피그스 국가들을 포함한 유로존의 실업률은 11.4%였으며, 스페인의 실업률은 25%를 웃돌았다. 특히 25세 이하 청년층의 실업률은 55%에 달했다. 1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우리나라의 작년 실업률이 3.8%인 것을 감안한다면 유럽의 재정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유로존의 높은 실업률은 실업자들을 임금과 고용환경이 양호한 영국이나 독일과 같은 북유럽 국가로 내몰았다. 남부유럽에서 넘어온 이민자들이 자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복지의 수혜자가 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던 영국인들은 자연스럽게 유로존의 탈퇴를 생각하게 됐다.

마리오 몬티(Mario Monti) 이탈리아 전 총리는 계속되는 유럽 경제위기로 채무국인 그리스 이탈리아 등 남부 유럽 국민들과 주요 채권국인 독일을 포함한 북부 유럽 국민들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독일 기독사회연합당의 마르쿠스 죄더 대표도 당시 그리스 구제문제와 관련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은 사막에다 물 뿌리기다. 더 이상 독일인들은 그리스에 돈을 퍼주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말하는 등 상대적으로 재정이 건전한 북부유럽과 재정위기에 처한 남부유럽의 갈등양상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여기에 캐머런 총리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선언하니, 바로 브렉시트다.

 

 

 

Forward Scenario

그렇다면 브렉시트와 관련 향후 영국은 어떤 스탠스를 취할까. 당초 오는 329일이 브렉시트 기한이었지만 EU는 영국에게 2020년까지 충분한 숙고와 타협을 거칠 시간을 선물했다. 2020년에 영국이 발표할 최종 브렉시트안은 크게 4가지로 예측된다. 우선 최악이라고 평가 받는 노딜 브렉시트. EU2020년으로 브렉시트 기간을 연장해 준 것은 시간에 쫒겨 노딜브렉시트를 택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생각의 발로다. 노딜 브렉시트는 협상기간까지 협상을 거부하고 약속된 날짜에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는 것을 뜻한다. 글자 그대로 노딜(No Deal). 하지만 이는 유럽은 물론 영국에게 미치는 후폭풍이 크다는 분석이다. 우선, 영국은 유럽 금융의 중심지다. 노딜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런던의 금융기관이 EU라는 울타리를 찾아 다른 EU국가로 이전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말 영국 중앙은행(Bank of England, BOE)노딜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 GDP8% 감소, 실업률 7.5% 증가, 주택가격 30% 하락, 파운드화 가치 12% 하락을 초래할 것이라며 영국 내 52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영국이 경제 파탄의 길을 피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다음으로 재협상이다. 재협상의 핵심은 안전장치(Backstop)’. 섬나라인 영국과 아일랜드 영토의 일부는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 때문에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EU잔류국인 아일랜드와 국경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논란이 있다. 이 문제에 관해 아일랜드와 영국 국경에 거대한 장벽(Hard Border)을 세워 통관을 엄격히 통제하자는 측과 백스톱 조항을 협상안에 추가해 영국 전체가 EU와 동일한 관세정책을 유지하자는 측이 서로의 입장을 내세우며 대립하고 있다. 브렉시트 찬성자들은 백스톱조항이 영국을 EU에 종속시키는 일종의 족쇄라고 주장하며 재협상에 반대하고 있다.

백스톱 조항에서 발전한 것이 소프트 브렉시트(Soft Brexit)’. 노딜 브렉시트(Hard Brexit)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사실상의 EU잔존이다. 소프트 브렉시트는 유럽자유무역연합(European Free Trade Association, EFTA)에 남아 회원국의 권한을 누리며 EU와 경협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노딜 브렉시트와 함께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능성이다. 현재 메이가 EU에 제시할 유력한 안(플랜B)으로 거론되고 있다. 소프트 브렉시트의 골자는 EU에 일정한 분담금을 내면서 단일시장 접근권을 유지하는 데 있다. 현재 노르웨이가 유럽단일시장에 대처하는 방법과 비슷해 노르웨이 모델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영국이 EU에 잔존하는 것이 과연 영국에 더 많은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이냐에 대한 논란이 있다. 2015년 기준 영국이 유럽연합에 지불한 부담금액은 130(22조원, 2015년 기준) 파운드. 2019년 한국의 일자리 예산 23조원과 엇비슷한 액수다. 반면, EU라는 공동체에서 영국이 받은 혜택은 45억파운드(8조원, 2015년 기준)에 불과했다. 14조원에 달하는 차액이다. EFTA잔류에 이 차액을 뛰어넘는 혜택이 있느냐가 이 논란의 중심이다.

마지막으로 2국민투표의 가능성이다. 노동당이 현재 밀고 있는 안이며, 브렉시트에 대한 재투표를 요구한다. 영국국민은 브렉시트와 관련해 지난 2년여 간 정부와 EU가 협상을 벌이는 과정을 관심있게지켜봤다. 이 때문에 노동당 의원들은 국민들이 브렉시트에 대한 이해도가 대폭 상승했을 것으로 보고 이 안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2년 전과는 다른 투표결과가 있을 것이라 관측하며 재투표를 촉구하고 있다. 실제 작년 12월부터 14일까지 실시한 EU탈퇴여부를 묻는 여론조사에 따르면, ‘잔류해야한다는 비율이 54%떠나야한다는 응답 46%보다 8%P 더 높았다. 고든 브라운 전 노동당 대표는 언제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2국민투표가 진행되긴 할 것이라며 국민투표에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재투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우선, 국민투표의 정당성이 훼손된다. 투표 결과의 번복은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들이 향후 투표에 임할 때 2차 투표를 의식하는 등 투표의 신뢰성 문제도 거론된다. 이러한 문제를 떠나서 재투표를 가장 어렵게 만드는 이유는 약 22주의 재투표 준비기간이다.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Public Opinion

내 땅에 뭘 키울지는 내가 결정해야 한다고 굳게 믿는 영국의 농부들과 자신이 낚을 물고기를 타국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영국의 어부들은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가장 강력한 세력이다. 브렉시트를 논할 때 빠짐없이 거론되는 유럽의 대표적인 규제로 CAPCFP가 있다. 유럽연합 회원국은 공동농업정책(Common Agriculture Policy, CAP)에 따라, 농산물의 공급과잉을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식품용 농산물의 생산량을 제한하고 있다. 잡을 수 있는 어종과 수량을 제한하는 공동어업정책(Common Fisheries Policy, CFP)도 있다. CFP는 사면이 바다인 지리적 특성을 가진 영국에 특히 불리한 조항으로 거론되고 있다. 농어촌 주민들의 입장에서 EU탈퇴는 자신들의 소득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이다. 브렉시트 투표 당시 영국 농어촌에서 75%에 달하는 찬성표가 쏟아졌다는 사실은 이를 잘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이다. 반면 대도시는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의견이 75%였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세대 간 갈등도 극명하다. 청년층은 유럽연합 잔류를 원하는 경향이 강하다. 국가 경쟁력 약화와 일자리 감소가 이유다. 노년층은 유럽연합 탈퇴를 희망한다. 이민자들이 가져가는 복지재원이 문제다. 아울러 찬란했던 대영제국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은 노년층의 욕구도 탈퇴를 희망하는 이유 중 하나다. 86%18~24세 청년층이 유럽연합 잔류를 희망하지만, 65세 이상의 노년층 72%는 유럽연합 잔류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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