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 들여 미술관 건립하고 화순군 기증, 고향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통 큰 기부”한 남화토건(주) 석봉 최상준 대표이사
사재 들여 미술관 건립하고 화순군 기증, 고향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통 큰 기부”한 남화토건(주) 석봉 최상준 대표이사
  • 정희
  • 승인 2018.11.08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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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22일 화순읍 동구리 호수공원 야외 주차장에서는 화순군립석봉미술관개관식으로 사람들이 북적였다. 미술관 건립을 가능하게 한 남화토건 최상옥 회장과 최상준 부회장도 직접 개관식을 지켜봤다. 이날 화순군립석봉미술관은 착공 10개월 만에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지역주민들은 앞으로 미술관에서 한국화와 서양화 등 최 부회장이 기부한 미술작품 253점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됐다. 지상 2층 규모의 건물에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 세미나실도 준비됐다. 전라남도 광주에서 남동쪽 무등산 아래에 위치한 작은 화순읍에서 이 정도 규모의 문화시설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남화토건 최상준 부회장의 각별한 의지 때문이다.

사재 30억 원 들여 고향에 미술관 건립

최 부회장이 화순에 미술관을 건립하기로 마음먹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 때문이다. 기업의 사회적 공헌에 큰 가치를 부여하고 실천해 왔지만 문득 자신이 고향에 무엇을 해주었는지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고 한다. 결국 평생 동안 수집해온 미술 작품들을 고향 화순에 기부하기로 했다. 작은 마을인 화순읍에는 지역 주민들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고 자신의 마음을 흔든 작품들을 기부하는 것이 의미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태어나고 자란 넉넉한 품에 마음을 담아 보답하려 한 것이다. 최 부회장은 개관식 축사를 통해 고향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미술은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마음을 풍요롭게, 아름답게 순화시켜주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출향 이후 나이가 점점 들면서 스스로 고향에 태어난 은덕과 정에 어떻게 보답할까 하는 마음을 늘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고심 끝에 2년 전 화순군과 미술관건립을 상의한 후 설계, 시공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동안 화순 구충곤 군수님께서는 심사숙고하시어 화순읍내 최상의 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너무 만족스럽고 이렇게 준공된 미술관이 빛을 발하는 듯해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

화순군립석봉미술관건립에는 최상준 부회장의 사재 26억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사적인 이유로 기부했다면 이 정도 규모의 사비 출연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남화토건이 오랜 시간 사회적 공헌을 할 수 있었던 최 부회장의 확고한 경영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 부회장의 기부 금액은 알려지지 않은 것까지 포함해 총 200억 원이 넘는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기업 홍보를 위한 전시성 기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부는 정확한 대상이 있고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진다. 꼭 필요한 곳에, 필요한 시기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최 부회장의 지론 때문이다. 상대방에 대한 도움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당장 결과가 보이지 않는 일에도 투자할 수 있었다. 최 부회장이 이끈 남화토건이 지역 인재육성 투자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 역시 그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투자라고 하면 눈에 띄는 자본만 생각한다. 그러나 인재육성 투자가 결과적으로 가장 많은 이윤을 가져다주는 투자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사람들에게 투자를 무척 꺼린다. 단시간 내에 나타나는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괜한 투자를 했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인재육성의 투자에 인색하지 말자. 그에 따른 이윤은 크게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튼튼한 회사의 버팀목이 될 것이다

최 부회장의 교육에 대한 남다른 의지는 IMF 당시 위기를 극복한 일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1964년 남화토건에 입사해 1993년 대표이사가 된 그에게 IMF는 가장 큰 위기였다고 할 수 있다. 당시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모두 구조조정을 실행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 부회장은 회사를 살리기 위한 방법으로 오히려 직원을 택했다. “죽을 각오로 같이 살자고 직원들에게 호소하고 함께 위기를 극복하려 했다. 결국 구조조정 대상 40%의 직원을 내보내지 않고 회사를 운영할 수 있었다. 당시 그의 비결은 직원 교육이었다. IMF의 위기를 직원을 줄여 경제성을 높이는 것으로 극복한 것이 아니라 직원의 업무 능력 향상을 통한 수익 창출로 돌파한 것이다. 최 부회장은 당시에 대해 돌이켜보면 이것이 남화의 저력이 됐다. 직원 교육을 바탕으로 남화가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고 회상한다.

기부 작품 109점 개관전서 전시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를 이해하고 투자하는 최 부회장의 사회 공헌 철학이 없었다면 이번 화순군립석봉미술관개관 역시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역사회에 기업의 이익을 환원하고 문화적 가치에 힘을 보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 부회장은 지난 20144월 광주 북구 매곡동에 사재를 들여 도서관을 개관했다. 현재는 광주중앙도서관 분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당시에도 도서관에 소장 미술품과 서적을 기증해 형식적 기부가 아닌 실제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지역민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 2017년에는 광주전남연구원을 비롯해 전남대 등에 한국화와 유화를 망라해 70여점의 미술품을 기증한 바 있다.

이번에 건립된 석봉미술관은 최 부회장의 기증품들이 없었으면 개관이 불가능했다. 미술관은 그가 일생동안 수집한 미술품들로 채워졌다. 대체로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으로 유화를 비롯해 한국화와 판화, 조각,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이들 작품은 최상준 회장의 평소 취향이 반영된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작품의 면면을 확인하면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고 장르면에서도 다양성이 높아 많은 사람들의 만족도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 부회장 스스로 편안한 마음이 드는 소중한 작품이라고 고백했다는 점에서 모든 사람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석봉 최상준 기증작품전이라는 타이틀로 1220일까지 열리는 개관전에는 이들 중 109점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 작품에는 조선 말기 남종 문인화를 대표하는 화가 소치 허련(1890~1892)과 그의 손자 남농 허건(1908~1977), 방손인 의재 허백련(1892~1977)의 작품이 포함돼 있다. 남종화의 마지막 거장이었던 아산 조방원(1926~2014)의 한국화와 그에게 사사 받은 목운 오견규의 작품과 서예가 금봉 박행보, 학정 이돈흥을 비롯 이들에게 사사받은 남계 이정래의 현대문인화도 전시된다. 아울러 남도의 리얼리즘을 담아낸 수채화가 거장 강연균, 서양화가 오건탁과 조진호 등 35710대 전 광주시립미술관장들의 작품들까지 선보인다.

최 부회장은 석봉미술관을 지역예술활성화와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만들었다. 따라서 전시관은 전시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지역 예술가를 발굴해 조명할 수 있는 2곳의 기회전시실을 비롯해 교육창작실과 세미나실도 갖춰져 있다. 옥상에는 휴식공간을 만들어 주민들이 어느 때나 쉬어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운영을 맡은 화순군은 학예사와 도슨트를 배치했고 건물관리자 등 인력을 배치해 주민들이 불편없이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이 미술관이 내 고향 화순 관내 후학들의 창의와 꿈을 실현하는 장소가 됐으면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창의로 꿈을 실현하는데 배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창작 활동의 불씨가 되길 바랍니다. 화순군민들의 예술적 감수성을 깨우고 문화 소양을 채우는 보고가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지요

최상준 부회장의 기부는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관련 업계에도 인상적인 일이다. 이윤을 축적하고 규모만 키우는 기업들과 달리 적극적인 사회 공헌 활동을 주도해 경영계와 산업계 전반에도 훈훈한 교범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작은 고향에 미술관을 건립한 기업가의 말이 허례허식이 아닌 듣는 이에게 감동을 주는 것 또한 이 때문일 것이다. 고향의 미술품을 전시한 진심이 지역사회에 그대로 전달된 것처럼 그들의 경영 철학 역시 많은 기업들에게 번져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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