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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유가족 위로한 봉사왕 대한민국일등봉사대 김수옥 대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유가족 위로한 봉사왕 대한민국일등봉사대 김수옥 대표
  • 정희
  • 승인 2017.11.08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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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울컥하는 사건이 있다. 전 국민의 간절한 소망에도 세월호 침몰 사고는 터지고야 말았고 꽃다운 304명이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아직도 진실은 규명되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고 사회가 개혁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문재인 정권의 탄생이 이어졌다. 목 놓아 울면서 불러도 돌아오지 못하는 자식을 가진 부모의 마음을 아는 대한민국일등봉사대 김수옥 대표. 총명하고 밝았던 아들을 떠내 보냈던 슬픔을 가슴 한편에 묻고 팽목항으로 향했다.

 

팽목항에서 봉사활동 대장정 펼쳐

대한민국일등봉사대 김수옥 대표는 최근 보건복지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나눔국민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약 5개월 동안 봉사활동을 펼치며 유가족을 위로하는 등 40,000여 시간의 봉사활동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김 대표는 다방면에서 봉사활동을 해오며 ‘진정한 한국의 일등 봉사대장’으로 불리고 있다.

 

“전 아직도 ‘세월호’라는 단어만 들어도 눈물이 나요. 금지옥엽 키운 아들이 17살에 의문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먼저 떠났거든요. 자식을 앞세워 보낸 엄마니까 세월호 유가족의 마음을 잘 알아요. 하늘이 무너진 것 같은 참담함을 말이죠. 아직도 차가운 바닷속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잖아요. 현장에서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리면 수백 명의 유가족이 우르르 뛰어나갑니다. 터덜터덜 돌아오거나 주저앉아 오열하는 유가족의 모습을 보면 옆에서 같이 통곡할 수밖에 없어요. 마치 벼랑 끝에 선 것처럼 참담한 유가족을 위한 식사와 빨래, 심리상담 등의 봉사를 하면서 제가 더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팽목항에서 보낸 지난 5개월. 모든 걸 다 해줄 수 있는 엄마지만 반듯하고 든든하게 성장한 아들의 죽음까지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자녀를 바닷속에 둔 유가족의 심정은 오죽할까. 아직도 미수습자 9명이 있다는 사실은 그의 마음을 옥죄어온다. 세월호 침몰 원인은 무엇인지 왜 빠른 구조를 하지 못했는지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의문투성이다. 김 대표는 “버스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아들을 치었고 이후 한동안 거의 정신을 놓고 살았다. 아직도 교통사고 경위가 밝혀지지 않아 의심스러운 것 투성이다”라면서도 “아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해맑은 아이들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자마자 현장에 달려간 것도 아들이 떠올라서였다. 정권이 바뀌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후 국민의 위로 속에 세월호 사건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어 참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길거리에서 만난 청소년 모두를 자식처럼 품고서

김 대표는 아픈 가족사를 가지기 전부터 자신의 달란트가 봉사라고 여겨왔다. 어머니를 따라 1972년부터 고아원 아이들 목욕 봉사를 시작했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40년 이상 그는 다양한 방면에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사회적 소외계층인 시각장애인과 독거노인의 거주지를 청소하고 도배하는 봉사활동, 정신적 장애자인 우울증 환자들의 자살 방지를 위한 무료 상담, 근무하다 다친 경찰관과 소방관을 도와주는 사)경찰.소방후원연합회 이사직 수행 등 한평생을 오로지 봉사 외길을 걸었다. 그는 “청소년 봉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왔다. 방황하는 청소년에게 먼저 다가가 소통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성교육상담사, 사회복지사, 자살방지교육사, 학교폭력상담사 등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말썽을 부리는 낙인찍힌 학생이라 해도 제 눈에는 착한 심성이 보입니다. 어른이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아이들은 금방 맑은 미소를 되찾아요. 최근 번화가에서 늦은 시간에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거나 학교에 가지 않고 돌아다니는 청소년들에게 먼저 다가가 대화를 시도합니다. 저를 ‘대장님’이라고 부르는 아이들도 많아요. 행동이 불량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불우한 가정환경을 가져서 마음 줄 곳을 찾지 못한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길거리에서 학교폭력 예방 및 자살 예방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집에서 끼니를 못 챙긴 아이들에게 기증받은 컵라면을 주면서 힘든 점을 듣습니다.”

 

김 대표는 목표를 세우고 작정 기도를 드리고 있다. 매일 새벽 찬 공기를 맞으며 교회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다. 갈 곳 없는 청소년이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시설을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다. 그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 그저 평생 해온 것이 봉사뿐인 삶이라 그 가치를 알아주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다. 김 대표는 “가정폭력이나 부모님 이혼, 경제적 압박 때문에 집에서 지낼 수 없는 청소년을 수용하는 시설을 만들고 싶다. 평생 그 시설에서 아이들과 지내는 것이 소원이다”라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간을 만들어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정을 나누고 싶다. 언제든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어른이 옆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라는 소망을 전했다.

 

 

순수한 봉사정신을 증명하는 것들

봉사의 중요성을 알지만 선뜻 기부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온 힘을 다해 봉사하는 단체, 신뢰할 수 있는 단체를 만나고 싶어서다. 자신이 내어놓는 작은 나눔에 꼭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임을 잘 알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껏 ‘무임봉사’라는 소신을 잘 지켜왔다. 경제적 이익엔 전혀 관심이 없어 수없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살았다. 봉사를 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올린 수익으로 충당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대한민국일등봉사대도 수익을 창출하지 않고 가진 것을 나눠주는 비영리 봉사단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를 하는 것이지 저의 개인적인 영광을 위해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혼자 명예를 누리려는 욕심도 없고요. 저의 참뜻을 알아주는 분들이 동참해 주신다면 더욱 따뜻한 세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김 대표의 몸은 성한 곳이 없다. 시각장애인에게 도배 봉사를 하다가 팔목에 무리가 와 오랫동안 고생했다. 팽목항에서는 찬 바닥에 누워 쪽잠을 자며 134일을 버텼다. 몸이 아파도 자신이 도와주는 이들보다는 행복하다는 생각에 주저함이 없었다. 봉사의 참된 기쁨을 아는 그에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제 우리가 사회의 정의와 배려 정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해 보일 때가 됐다. 봉사의 산 증인인 대한민국일등봉사대 김수옥 대표와 한길을 걸으며 어두운 곳 구석구석을 밝혀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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