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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시 최초 여성건축사, 건축사사무소 좋은집 김규린 대표
보령시 최초 여성건축사, 건축사사무소 좋은집 김규린 대표
  • 정희
  • 승인 2017.09.28 2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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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섬세함과 인적 네트워크로 보령시 건축역사의 선봉에 서다

 

 

 

 

 

 

타고난 건축사는 건축물로 교류하는 세상을 꿈꾼다. 동선과 생활방식, 그 안에서 쌓는 관계를 떠올려야 100년 세월도 끄떡없는 명작이 탄생한다. 건축사사무소 좋은집 김규린 대표는 유리벽을 가볍게 부수고 성공한 건축가다. 남보다 늦게 건축학도가 됐고 여성이라는 편견이 팽배했던 시절에 건축사로 성공해 최근 ‘건축의 날 국토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충남 보령시에서 최초로 여성건축사로 주목받으며 지난 30년 동안 외길 인생을 걸어온 김 대표의 건축 이야기를 들어보자.

 

수상경력이 증명하는 김규린 대표의 열정


건축사사무소 좋은집이 있는 건하빌딩의 모든 공간은 수시로 느낌이 바뀐다. 빛, 바람, 공간에 사람이 있을 때의 느낌을 살려 건물을 설계하는 김 대표에게 건하빌딩 완공은 한층 성숙함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 건하빌딩은 비치는 빛, 스치는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며 특히 그가 심혈을 기울인 청허루에서는 탁 트인 바다와 푸르른 산을 마주할 수 있다. 지인끼리 모여 회포를 풀 수 있고 밤샘근무를 한 직원이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곳. 편안하게 앉아 수다를 떨거나 빔을 통해 영화를 볼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 청허루다. 딱딱하고 네모난 회의실과 기능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공간이다. 건하빌딩에 들어서면 ‘타산지석’ 모형을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완벽하지 않은 모형을 보며 늘 자신을 다잡는다. 도면의 중요성, 시공하는 분의 배려, 고객의 요구를 읽는 것은 건축가의 필수 덕목이다. 그에게 건축에 대한 한결같은 마음을 심어준 건하빌딩은 지난 2007년 보령시 건축상 대상과 2008년 충청남도 건축상 대상을 안겼다. 이외에도 보령시 건축상 은상(2001년, 머드하우스), 한남대 첨단강의동 신축 및 경상대학 강의동 건축설계경기 가작(2009), 보령종합실내체육관 설계공모 우수작(2012) 충청남도 건축상 우수상(2013), 충청남도 임해수련원 설계공모 우수작(2015) 등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꾸준히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청허루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다락방 느낌으로 디자인했어요. 꿈을 현재로 바꿔 뷰가 좋은 청허루를 설계했습니다. 건하빌딩을 지으면서 건축사로서 많이 다져진 것 같아요. 건물을 짓는 것은 저의 재능을 뽐내기 위함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되새겼습니다. 사람 위주의 건축물을 지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여성의 눈으로 정밀하게 분석한 건축


건축사사무소 좋은집이 올린 성과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김 대표는 다수의 프로젝트에서 섬세한 분석과 예리한 시선으로 획기적인 건축물을 지어 여성건축인의 대표주자의 명성을 누리고 있다. 천안 오성 중학교(2002)와 공주시 강북 시립도서관(2005)은 건축사사무소 좋은집이 관공서와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다. 그는 여성의 시각으로 날카롭게 현장을 분석하고 리드해 지역주민의 사랑을 받는 건축물을 완공했다. 나눔(penssion, 2010) 프로젝트에서는 협소한 대지를 한옥으로 재해석해 건축물의 이상향을 제시했다. 좁은 공간이지만 안채와 바깥채 공간을 두어 사람의 활동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심헌, 이색헌 등 주택을 설계, 시공하면서 가족이 쉬어야 할 공간을 창조했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노하우를 접목하는 등 김 대표는 남다른 건축가의 길을 걷고 있다.


“후배들에게 두 과목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건축경영과 관리(윤리)’는 저의 실무 경험과 조언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역할극을 진행하는 수업입니다. 학생이 스스로 건축가나 건축주가 되어 현장 분위기를 터득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 건축’ 과목은 영화를 매개체로 건축을 이해하고 건축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시간입니다.”

 

건축 분야에서 나날이 강성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그는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는 학구파로도 유명하다. 한양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건축학 석사를 받았고 2000년 ‘새 즈믄해 기념거리’ 모델개발연구, 2007년 한국학술단체총연합회가 주관한 제2회 통합 학술대회에 ‘문화적 소통에 대한 건축적 제안’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어 2011년 홍성군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상징거리 조성에 관한 기본계획을 세웠고 2014년 보령시 여성친화도
시 도시공간 설계 및 문화·복지 시스템 구축방안을 마련했다.

 

이론과 현장을 오가는 김 대표는 후학 양성에도 큰 뜻을 품고 있다. 한남대학교 건축학과 외래교수로 교편을 잡고 있다. 김 대표는 영화를 각별하게 생각한다.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대한건축사협회 영화제 TF위원(서울건축영화제(SIAFF)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건축의 홍보 활동에 기여했다.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어넣는 건축이란

 

건축사사무소 좋은집을 이끌면서도 김 대표는 대외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대한여성건축사회’의 지역관리이사로 활동해 여성 건축사들의 네트워크 구축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충남여성포럼’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도모했고 현재 ‘㈔한국여성건축가협회’편찬, 홍보위원회 이사로 선후배 건축인들의 교류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2014년 그는 ‘한국여성엔지니어협동조합’ 창립에 힘을 쏟았다. 김 대표는 여성 공학인들에게 훌륭한 롤모델이자 이상형으로 손꼽히고 있다.


다방면에서 에너지를 발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인연이 닿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제가 움직인 만큼 건축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라고 말한다. “대외활동을 강화하면서 보령시와 지역사회 발전과 연관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줄 알아야 창의적인 발상을 할 수 있죠. 건축가로서 발전하고 건축물로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많은 분을 만났고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건축가의 사명을 품은 그는 보령시를 위한 설계를 꿈꾸고 있다. 있는 건물을 활용해 과거의 시간을 담아두고 현재의 시간이 남긴 흔적을 살리면서 미래의 시간이 와도 여전히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고 싶다. 그의 의욕만 있다고 완성할 수 없다. 건축사사무소 좋은집과 많은 관공서가 협력해야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마을이 탄생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다 같이 모여 밥을 먹고 예술활동을 하며 돈독한 이웃 간의 정을 쌓는 마을을 설계
하고 싶다. 많은 분의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말 ‘건축문화제’가 보령시에서 열린다. 김 대표는 보령시 건축사 홍보 전략과 건축사를 꿈꾸는 학생들, 어린이와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건축업계의 팔방미인인 그의 손에서 진행되는 건축문화제의 성공이 점쳐진다.

 


취재 丁 熙 기자 사진 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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