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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발전위해 군정 의식전환 필요...지자체장 권한 내려놓고 역할해야
부안 발전위해 군정 의식전환 필요...지자체장 권한 내려놓고 역할해야
  • 양성현
  • 승인 2017.09.01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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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방파제 부안군민 삶의 터전 잃어...문 정부 호시기 놓쳐선 절대 안돼

 

 

김성수 전 부안군의회 의장

 

 

문재인 정부는 새만금 공공주도 매립을 통한 속도감 높이기와 국제공항, 신항만, 물류교통망 조기구축 등을 국정운영 5개년 계획 100대 국정과제에 명시했다. 이것은 문 정부가 새만금 사업을 국정과제에 명시해 글로벌 자유무역의 중심지로 건설하겠다는 기치를 내건 것이다. 지난 29일 새만금 투자유치와 핵심 기반시설 건설에 필요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확정됐다. 다음달 1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할 새만금 사업 관련 내년도 예산안은 2017년 정부안 1059억 원보다 대폭 증가한 1922억 원이 편성됐다. 내년 예산안이 대폭 증액된 것은 현 정부에서 새만금 개발을 본격화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북 도민들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당연히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군산·김제·부안 3곳은 축제분위기 일거라 생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군산·김해는 희망의 빛을 봤지만 부안의 속내는 조금 달랐다. 문 정부 5년이 전북 미래 발전의 기틀을 마련할 절호의 기회라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삶의 터전을 내놨던 부안의 처지는 다르다는 것이다. 부안의 새만금 사업에 대한 속사정을 김성수 전 부안군의회 의장에게 들어봤다. 김성수 전 의장은 등용RPC미곡처리장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28일 부안군 등용RPC미곡처리장 본사가 있는 제1공장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새만금방조제 수혜 대부분 군산·김제 챙겨가

“새만금방조제가 들어서고, 우리 부안군민들은 너무 힘듭니다. 지금의 새만금방조제 내측(안쪽)에 부안 어장의 70%가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군산은 30% 정도입니다. 근데 새만금방조제를 통해 얻는 반사이익은 정반대입니다. 혜택의 70%는 군산에게 돌아갔고, 부안은 30%뿐입니다. 방조제길 총 33.9km 중에 부안이 4.8km이고, 당초 계획엔 전혀 들어 있지 않던 김제가 지금은 9.8km입니다. 김제시와 시민들이 힘을 합쳐 만들어낸 겁니다. 게다가 김제의 9.8km 안에는 신항에, 철도에, 동서도로에 새만금사업의 핵심시설들이 다 들어갔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부안이 떠안고, 실리는 김제·군산이 챙겨갔습니다. 또 김제가 특허를 내서 새만금 중심도시도 김제가 돼버렸습니다. 정말 아쉽습니다.”

 

예전엔 여수에서 돈 자랑하지마라 했듯이 전북에선 부안 가서 돈 자랑하지마라고 했다. 그만큼 풍족한 고장이었다. 특히 지금의 새만금방조제 내측에 사는 부안군민들은 더욱 그랬다. 갯벌에서 나오는 바지락, 맛조개, 소라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연안에서도 먹거리가 넘쳐났기 때문이다. 부안은 천혜의 갯벌과 연안을 품은 축복받은 땅이었다. 모든 것이 있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새만금방조제는 부안군들의 동의가 없었다면 성사될 수 없는 사업이었다. 하지만 부안은 새만금방조제로 터전을 잃었고, 그 덕에 부안의 시장경제는 엉망이 됐다. 새만금사업이 전북도민의 염원이라서 마지못해 받아들였던 대가였다. 김성수 전 의장은 말을 이었다.

 

“그 역할을 해야 할 당사자는 단체장입니다. 군민들이 뽑아준 단체장은 권한을 부리라고 뽑아준 게 아니라 역할을 잘하라고 뽑아준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정부와 잘 협의해서 부안군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하는 역할을 맡긴 겁니다. 새만금방파제로 인해 가장 축복받은 땅이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렸습니다.” 선출직 공무원은 권한을 내려놔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할 도리를 못하면서 권한을 내려놓지 못하면 결국에는 사고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특히 지역 특성상 민심의 두려움보다는 당만 쳐다보니 더욱 그렇다. 그는 최순실 국정논단으로 들고 일어선 촛불민심을 보고 많은 것을 깨달았다. 이를 계기로 본보기 삼아 단체장들이 깨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자체장의 역할이 군민의 삶 좌우해...

김성수 전 의장은 무소속으로 나서 당선됐고, 의정활동 8년 간 4대 부의장과 5대 의장을 지냈다. 또한 성공한 사업가이기도 했다. 나이 스물여섯에 맨손으로 정미소 사업에 뛰어들어 보란 듯이 일궈냈다, 그런 그가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농군들의 애환을 30여 년 간 지켜봐와서다. 김 전 의장의 표현을 빌리면 “저는 농민들 때문에 먹고 살고, 출세도 했는데 정작 농업인들의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무언가 보답하고 싶었고, 그들이 겪는 어려움을 풀어주고 싶었다. 특히 군정은 농민들의 뜻을 받들어야한다. 왜냐면 농민이 내는 세금은 국세가 아닌 지방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소속으로 나선 것이다. 오랫동안 농민들의 어려움을 지켜봤고, 해결할 방법도 알고 있었다. 항상 끝은 군정이 문제였다. 예컨대 ‘평야부’의 부안이 ‘산간부’인 정읍보다 정부의 벼 수매가격이 더 비싸다. 그런데도 대형마트에 가보면 정읍쌀이 부안쌀보다 비싸게 팔린다. 이유는 마케팅 차이다. 남원쌀은 ‘단풍미인’이란 브랜드로 몸값을 높였다. 부안은 좋은 쌀을 생산하면서도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단체장의 역할의 차이가 군민들의 삶과 직결된다는 얘기다. 김 전 의장에 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등용RPC미곡처리장의 히트상품은 ‘현미쌀’이다. 10여 년 전 전국에 당뇨병이 급격히 늘어났다. 당뇨병에 현미가 몸에 좋다고 밝혀지자 여기저기서 찾았지만 차별화가 돼있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직접 가수 현미를 찾아가 사정을 얘기하고 홍보대사를 부탁했다. 가수 현미도 흔쾌히 요청에 응했다. 그렇게 해서 ‘가수 현미’가 먹는 ‘현미쌀’이 탄생했다. 대박이 났다. 지금도 ‘효자상품’이다.

 

부안 발전위해 군심 똑바로 읽고 소통해야

김 전 의장은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전북 부안군수 예비 경선에서 두 번의 고배를 마셨다. 공천을 받지 못했다. 그는 스스로가 많이 부족했다고 솔직히 시인했다. 부안군민들과의 소통이 얼마나 소중한 지도 알게 됐다. 무소속을 고수하다가 민주당으로 옮긴 건 순전히 김춘진 전 의원과의 오랜 관계 때문이었다. 당시 현역이었던 김춘진 전 의원이 민주당 도당 위원장에 출마하면서 도움을 요청해서였다. 부모 잘 만나서 정미소(RPC미곡처리장)한다는 눈총도 받고, 때론 거만해 보인다는 오해도 받지만 그와 관계를 해온 이들은 그만한‘진국’이 없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그는 부안군 하서면의 평범한 농군 아들로 태어났다. 하서면에서만 3대째 살아왔고, 평생을 고향을 지키고 있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냈다고 말할 만큼 자수성가했다. 그런 연유로 1남2녀 자식들에겐 사업을 물려주지 않는 게 철칙이다. 스물여섯이란 어린 나이에 조그만 정미소를 세내 공동체나 다름없는 지역사회에서 아버지뻘 되는 어른들과 거래를 했다. 그러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지켜봤다. 농·어업인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안에서 그만큼 부안을 정통한 인물도 찾기 드물다.“부안의 발전과 군민의 삶이 나아지기 위해서는 이제는 부안도 바뀌어야합니다. 지자체장은 촛불민심을 똑바로 읽고, 의식을 전환해야합니다. 정치논리에서 벗어나야합니다. 옛날 어른들이 말씀 중에 멍청한 자가 교활한 자보다는 낫다고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호시기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천혜의 자원을 보유한 부안은 마인드만 바뀌면 얼마든지 발전하고, 군민들이 윤택해질 수 있습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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