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1:28 (수)
홍성 서부농협 표경덕 조합장
홍성 서부농협 표경덕 조합장
  • 이흥원
  • 승인 2017.08.01 2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대상’ 등 수상 잇따라, 전국 자산규모 950등 농촌농협의 반란

 

농촌농협 한계 극복, 비이자수익 전국 1등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대상’ 등 수상 잇따라, 전국 자산규모 950등 농촌농협의 반란


 


올해 2월 말 농협중앙회는 전국 1131개 농·축협 지점을 대상으로 ‘2016년 상호금융대상’ 평가 결과를 각 부문별 발표하 고 시상했다. 충남지역에서는 최우수상 2곳을 비롯해 총 13개 곳의 농·축협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상호금융대상은 농협중앙회가 금융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시상제도다. 경영, 수익성, 건전성, 고객관리 등 상호금융사 업 실적을 매분기 평가하고 연말 종합평가를 거쳐 발표한다. 특히 비이자수익 부문에서 전국 1등을 차지해 최우수상을 수상한 충남 홍성군 서부농협(조합장 표경덕)이 단연 눈에 띈다. 서부면민 3500여 명(조합원 1328명·2017.7 기준), 전 국 1131개 농·축협 지점 중 자산규모 950등인 작은 시골 농협이 이룬 쾌거다. 부상으로 직원 1명 특별승진과 해외연수, 시상금 600만 원을 받았다. 이뿐만 아니다. 2015·16년 2년 연속 NH생명보험 ‘연도대상’을 수상했고 서부농협의 남당지 점은 2016년 충남지역 종합업적평가에서 1위를 달성했다. ‘2016 클린뱅크’ 평가에서도 ‘금’등급과 연체 없는 은행 인증 을 받았다. ‘클린뱅크’ 역시 농협중앙회가 엄격한 검증을 통해 인증하는 제도로 농·축협 공신력(자산 건전성) 평가의 척 도가 되고 있다. 전체 950등의 농촌 농협이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은 뭘까. 지난 2015년 3월 취임해 서부농 협을 이끌고 있는 표경덕 조합장을 찾아가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을 들어봤다. 


면민 3500명, 조합원 1328명 불과...

농촌농협의 살 길


“이미 고령사회인 우리 농촌의 농협은 일본식 농협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급격한 고령화로 농업 인구가 줄어 그만큼 생산성도 떨어졌습니다. 그렇다면 농촌 농협도 거기에 따라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우리나라 농협의 평균 비이자 수익(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 외의 수익)은 전체 수익률 중 7~8%인데 반해 일본 농협은 비이자 수익이 평균 24.5%입니다. 신용카드, 보험 같은 비이자 수익사업은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아 전국적으로 판매 가능한 장점 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부문에 집중해 서부농협은 비 이자 수익을 14%까지 올렸습니다. 그래서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됩니다.” 작은 규모의 농촌 농협이 전 국 1등을 한 비결을 무엇인지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서부농협은 지난해 ‘비이자 수익사업’ 전국 1위, ‘생명보 험 넘버원 캠페인’ 충남 1위 등을 휩쓸면서 거둬들인 시 상금만 1억 원에 가깝다. 이 시상금은 당초 약속대로 알 뜰하게 쓰였다. 시상금 중 1억1000만 원을 조합원에게 50%, 고객들에게 30%, 직원들에게 20%를 환원했다.
덕분에 전 직원은 포상휴가 겸 세미나를 제주도로 2박3 일 다녀왔다. 취임 당시 1억5000만 원 정도였던 비이자 수익이 2015년 3억3000만 원, 2016년 5억4000만  원 까지 증가했고 올해는 6억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3년이 채 못돼 400% 이상의 폭풍 성장이다. 순이익에 서도 올해 9억 원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표 조합장의 노력과 아울러 여기에 크게 힘을 보탠 게 서부면 재경 동문회, 향우회 등 고향을 사랑하는 출향인사들이었다. 발생되는 수익은 조합원들이 30% 할인된 영농자재를 구입하는 재원으로 쓰인다.

서부농협 본점은 서부면 소 재지에 있고 태안 안면도 진입 관문인 광리지점에 관광객들을 위한 홍성한우홍보관, 한우전문식당, 마트를 운 영하고 있다. 예금 580억 원, 예대비율 85%, 연체율은 2년 연속 제로(0)를 기록하고 2년 연속 ‘생명보험대상’ 과 2015년에는 ‘벼 재해보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홍성군은 아시다시피 한우 6만8000 두, 돼지 55만두를 사육하는 축산 군입니다. 서부농협 한우유통사업단은 유통과 한우전문식당, 마트를 운영 하고 있습니다. 한우는 선호 부위와 비선호 부위가 확 연히 구분돼 비선호 부위의 경우 세일을 해도 처치 곤란 한, 앞으로 남고 뒤로는 밑지는 사업이었습니다. 하지 만 농협 사업을 농협이 직접 해야 한다는 발상에서 벗어 나면서부터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발상이 바뀌자 전략 도 바뀌었습니다. 농협은 좋은 등급의 선호 부위만 경 매장에서 직접 구입하고 판매량이 수익과 직결되는 육 가공공장이 유통까지 담당하는 아웃소싱 계약을 맺었 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판매망 확보에 전력을 기울일 수 있어 충남 도내 18개 마트에 한우를 공급하게 됐고 상반기에 10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30개 마트, 매 출 40억 원을 목표로 올 6월에는 한돈유통사업단도 발 족해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 밖에도 계란GP센터는 조합원 양계농가로부터 수집한 산란을 세척·건조·분류( 안심계란)를 거쳐 하나로마트 등 전국 대형마트에 공급 해 연 매출 30억 원을 올리고 있다. 지역 내 소규모 농 기구 수리상의 어려운 형편을 감안해 농협 농기구수리 센터를 운영하진 않는다. 대신, 충남 농기구기술자협의 회의 순회수리 자원봉사 도움을 받아 연간 6700만 원 의 예산을 절감하면서 조합원들에게 2500만 원 부품대 금을 지원하게 됐다. 6월에는 서부면 농가들의 극심한 가뭄 해결을 위해 서부농협이 발 벗고 나섰다. 추경예 산 7250만 원을 긴급 편성해 지자체와 함께 서부면 28 개 마을에 농업용 관정을 뚫어 용수 공급을 지원했다. 

 

40년 정통 농협맨에서... 조합장으로 나선 3년 “충남 최대 곡창지인 천수만 간척지 A지구인 서부면은 가물면 담수호에 바닷물이 들어와 염도가 높아집니다. 벼 이앙 시기인 요즘 생육 한계치 염분 농도 2500ppm 을 훨씬 웃도는 8800ppm까지 치솟았습니다. 비가 계 속 와 염분을 씻어 내줘야 하는 데 이 지역은 유독 강 수량이 적어 재 이앙도 어려워 834헥타르(ha·약 250만 평)가 고스란히 날아갈 판입니다.” 첫 질문을 꺼내기 전에 표 조합장이 먼저 한 말이다. 그 는 정통 농협맨 출신이다. 자신의 고향 소재 서부농협 의 첫 근무를 시작으로 장곡농협에서 40년 직장생활을 마치고 90일 만에 서부농협 조합장 선거에 전격 출마해 당선됐다. 누구보다 조직을 잘 파악하고 추진력과 친화 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은 ‘삼선을 하라’고 합니다. ‘삼선’이란 ‘선견’ ‘선결’ ‘ 선행’입니다. 앞을 미리 보고 결정을 빨리하며 바로 행 동하라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경쟁 사회에서 앞서갈 수 있는 방법이자 책임자의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어 그는 “홍성에는 790m쯤 되는 꽤 높고 험준한 오서 산이 있습니다. 제가 산행이 취미여서 자주 찾는 산이 기도 합니다. 직원들에게 가끔 이런 질문을 합니다. 한 여름에 오서산을 다녀오라고 하면 돈을 얼마 받아야 다 녀올 수 있냐고, 죽어도 싫다면 백만 원을 줘도 못 가는
사람이 있고 좋아하면 십 원 한 장 안 받아도 물 한 병들 고 즐겁게 다녀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즉 행동하는 것 은 마음먹기 달렸다는 뜻입니다. 좋아서, 즐기면서 해 나가면 어려운 일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일에 있어서는 해야 할 목표를 직원들에게 정확히 제시한다. 언제까지, 얼마를, 어떻게, 수치까지 정해준다. 이렇게 해서 동기부여를 통해 결과를 얻고 결과에 대한 성취감 을 느껴봐야만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생긴다는 지론이다. 한 예가 최근 가뭄과 벼 이앙기가 겹쳐 일손 이 부족해지자 이를 해결키 위해 그와 여직원을 포함한 전 직원이 새벽 5시부터 7시 반까지 공동육묘장에서 육 묘작업을 하고 정상 출근을 해왔다. 그렇게 해서 모판 5만5000장을 작업해 3000만 원 상당의 비용을 절감했 다. 모판 5만5000장은 661㎡(200평·한마지기)를 2750 회 심을 수 있는 물량이다.  

 

 

 

서부농협에 닥친 과제 해결과 향후 계획


표 조합장에게는 꼭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가 있다. 스 스로도 가장 큰 과제라고 토로했다. 서부면 남당리을 거쳐야 갈 수 있었던 안면도가 2020년 보령해저터널 완 공으로 보령 대천항과 태안 영목항이 연결되고 간월도 방향 4차선 외곽도로가 새롭게 생겨 광리를 비껴가게 된다. 서부농협 경제사업장은 광리에 위치해 지난해에 만 65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관광객 매출만 80%에 이 르렀다. 안면도는 찾는 관광객 연인원만 800만 명에 달 하는 충남 최대 관광지다. 3년 후에는 대전 등 중·남부 지방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보령해저터널과 거리가 짧 은 외곽도로를 이용해 광리 경제사업장은 큰 타격을 입 게 될 것은 자명한 일. 관광객이 80% 지역민이 20%인 매출 비율을 관광객 20% 지역민 80%로 바꿀 수 있는 대안을 찾고 있지만 만만치 않다. “관광객이 한 번 흩어져 다시 되돌리려면 3배의 비용과 노력이 들어갑니 다. 그 대안은 매년 가뭄 피해를 입고 있는 서부면 천수 만 간척지 A지구를 활용하는 것뿐입니다. 매년 쌀이 남 아도는 상황에서 생산조정제도를 통해 A간척지구 250 만 평 중 30~40만 평에 공원을 겸한 유채꽃, 메밀꽃 등 대단위 꽃밭을 조성해 관광객이 찾아오는 관광지를 만 드는 겁니다.

미래 산업의 핵심은 식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의 식량 부족은 이미 예견되고 있습니다. 이곳 에 산업단지 등의 시설이 들어서면 원상복구가 불가능 하지만 유채꽃, 메밀꽃밭은 다시 벼농사로 돌릴 수 있 어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적절한 방법입니다. 지난달 임 원회의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 계획으로 지자체 가 나서고 지역민과 힘을 합쳐 하루빨리 시행에 나서야 하는 급박한 상황입니다.” 표경덕 조합장은 올해 4관왕 에 도전한다. ‘종합업적평가’ 전국 1등, ‘상호금융대상’ 2년 연속 수상, NH생명보험 ‘연도대상’ 3년 연속 수상, ‘손해보험대상’ 수상, 그리고 순수익 10억 달성이다. 이 다섯 가지가 올해 이뤄야 할 정해진 목표다.


“누구나 얘기하는 것이지만 농협은 조합원(농 업인)을 위해 존재해야 하고 그러므로, 경제 주 체로서 더 많은 수익을 내 조합원들에게 돌려 줘야 한다”
그는 개인적 소신에 대해 강조한 뒤 “미래의 핵심 산업 은 먹거리(식량)에 있다고 확신하고 당면 과제가 해결 되면 우리 서부농협을 강소농협으로 키워 홍성군 서부 면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겠다” 고 희망을 피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여의도파라곤 1125)
  • 대표전화 : 02-780-0990
  • 팩스 : 02-783-25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운정
  • 법인명 : 데일리뉴스
  • 제호 : 종합시사매거진
  • 등록번호 : 영등포, 라000618
  • 등록일 : 2010-11-19
  • 발행일 : 2011-03-02
  • 발행인 : 최지우
  • 편집인 : 정하연
  • 종합시사매거진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종합시사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isanewszine@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