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은 장점으로, 평범은 개성으로
단점은 장점으로, 평범은 개성으로
  • 정희
  • 승인 2018.06.11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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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패션쇼, 자체 브랜드로 토털 디자인 제작하는 자신감 경영 마인드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른바 ‘맞춤 의상’은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옷의 형태였다. 자신의 몸에 꼭 맞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한 벌 밖에 없는 옷이라는 자부심도 강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저렴한 기성복의 시대가 펼쳐지면서 맞춤 의상을 입는 사람들은 점점 더 줄어들었다. 물론 맞춤 의상실 역시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고객들은 찾지 않고 인건비는 점점 더 높아졌기 때문에 이를 버틸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맞춤 의상을 통해서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의상실들이 곳곳에 건재하다. 비록 전체적인 시장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나만의 옷’에 대한 수요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압구정동에 위치한 ‘샤피르 부띠끄’ 김숙자 대표 역시 아름다운 옷을 통해 맞춤 의상실의 명맥을 이어가는 장인 중의 한명이다.

 

CEO, 전문직 고객 등이 하이퀄리티 옷 찾아

요즘 젊은 세대는 맞춤옷에 대해서 ‘고루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기성복들이 워낙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화려한 멋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든 사람들의 옷’이라는 편견도 일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샤피르 부띠크’는 이러한 편견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각종 의상협찬도 활발하게 한다. KBS 드라마 ‘아이가 다섯’의 박해미 배우에게 의상을 협찬하는가 하면,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의 배우 전수경, 뮤지컬 ‘프러포즈 못하는 남자’ 등 많은 작품에도 협찬을 했다. 또한 김 대표는 해비다트의 사랑의 집짓기 자선패션쇼 기부행사에도 참여하는 등 그의 브랜드로 토털디자인(아동복. 여성복. 남성복. 스포츠웨어)을 제작하는 자신감 있는 경영을 하는 마인드가 오늘의 샤피르 부띠끄가 존재한 듯싶다.

   

만약 샤피르의 옷들이 사람들의 편견처럼 고루했다면 결코 이루어지지 못할 협찬들일 것이다. 김숙자 대표는 1988년도부터 의상 관련 일을 시작해 13년간 직장생활을 했으며 그 후 독립을 해서 ‘샤피르 부띠끄’를 차렸다.   

 

 

 

 


“저는 그저 다른 욕심이 없이 오로지 패션이라는 한 길만 걸어가고 있어요. 고객님들이 제 옷을 입고 흡족해 하시는 모습을 보면 그게 곧 저의 성취감을 만족시키고 자부심을 고취시켜줍니다. 그간 많은 단골들이 있었지만, 이제 어떤 분들은 80세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지나간 과거의 고객님들이 있다면, 또 새로운 고객님도 있는 법이죠. 늘 저를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고객분들 덕분에 오늘날의 저도 있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샤피르 부띠끄’는 아무나 찾아와서 옷을 맞춰 입을 수 있는 곳은 아니다. 가격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고객층들이 CEO들이거나 연예인들, 혹은 고소득 전문직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만큼 ‘하이퀄리티’의 옷을 찾는 사람들이 주요 고객을 이루고 있다. 그간 맞춤 옷 의상실이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샤피르 부띠끄’는 여전히 성업 중이다. 과연 그 비결은 무엇일까?


“제가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두 가지예요. 하나는 나이보다 훨씬 더 젊게 보이는 디자인을 한다는 점과 고객님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주는 것이죠. 나이가 먹은 건 먹은 것이지만, 그걸 자랑하고 다닐 필요는 없지 않나요? 70대가 70대의 옷을 입으면 더 나이 들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저는 늘 고객님들에게도 10년, 20년 젊게 옷을 입으라고 권해드려요. 자신을 가꾸는 것은 여자들의 특권이니까 말이죠.”


무엇보다 여자들 역시 나이가 들면 배가 나오게 마련이고, 팔뚝 살도 많아지고 늘어지게 된다. 하지만 김숙자 대표는 이런 체형상의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만들어 주는 패션 디자인을 구사한다. 그러나 보니 고객층이 꽤 두텁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전국에 걸쳐서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전국에서 저를 찾아주는 고객님들 덕분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부산, 제주도, 강원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또 차를 이용해서 저희 ‘샤피르 부띠끄’를 찾아주시거든요. 그런 고객님들 한 분 한 분이 저에게는 다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찾아주기 위해…

김숙자 대표는 20년 간 ‘샤피르 부띠끄’를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 한분이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서로 싸우면서 헤어졌지만, 그 후에는 최고의 단골 중 한명이 되었다는 한 중국 고객의 사연이었다.  

 

“2000년도 초반이었어요. 한 중국 고객님이 마(麻) 원단의 옷을 한 벌 맞췄죠. 그런데 이 마는 시간이 흐르면서 약간 부푸러기가 생기는 경향이 있어요. 원단 자체가 그런 것이니까 그 부분은 어쩔 수 없죠. 그런데 이 중국 고객님은 도저히 그것을 이해를 하지 않으면서 계속 컴플레인을 하는 거였어요. 아무리 합리적으로 설명을 해주어도 도저히 받아들이지 않았죠. 결국 화가나 저는 ‘손님은 우리 ’샤피르 부띠끄‘의 옷을 입을 자격이 없다’고 말하면서 입고 있던 옷을 벗겨서 다시 들고 와버렸죠.(웃음)”

 

당시에는 젊은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열정과 자부심이 상당했을 때였기에, 더욱 자존심도 상했다고 한다. 하지만 며칠 되지 않아서 중국 고객은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다시 옷을 찾아갔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이것으로 이야기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 후에 저는 그 고객을 까맣게 잊었어요. 그리고 당연히 더 이상 고객으로서의 관계도 맺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10년이나 지난 후에 그 분이 수소문해서 저를 찾아왔어요. 그것도 새로운 중국인 고객을 3명이나 모시고 말이죠. 그리고선 ‘10년이 지나도 이 마 원단의 옷을 잘 입고 있다. 너무 좋은 옷이다. 그때는 미안했다’고 하시는 거예요. 그 후로 그 고객님은 한국에 들르실 때마다 꼭 저희 ‘샤피르 부띠끄’를 찾아주시고 계세요.”

 

주변과 공유하는 삶, ‘샤피르 부띠끄’

김 대표는 여자에게 옷은 심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도 말한다. 실제 자신 있고 당당하게 옷을 입은 여성들은 어디에서도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자신을 드러낸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초라한 옷을 입었다면 아무리 좋은 자리에 가서도 결국은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예로부터 ‘옷이 날개다’라는 말이 나온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김 대표는 그렇다고 맞춤 의상을 과거처럼 부담스럽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맞춤 의상이 많이 사라지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결코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어요.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기에는 이 맞춤 의상만큼 좋은 것도 없기 때문이죠. 따라서 ‘돈이 든다’는 생각보다는 ‘나만의 개성을 찾아 간다’는 생각으로 맞춤 의상을 입으면서 자기 관리도 더 잘 했으면 좋겠어요. 남편의 퇴근 시간에 아내가 예쁜 옷을 입고 밝은 미소로 맞아준다면 남자들도 더 빨리 집에 들어오고 싶지 않을까요?”


이렇듯 여성들에게 ‘개성’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샤피르 부띠끄’의 옷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이뤄온 모든 것들이 본인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했다고 고백한다. 광림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김 대표는 8년째 매주 금요일이면 샤피르 성전에서 감사예배를 드리고 사람들과 은혜를 나눈다. 김 대표의 주변과 공유하는 삶의 보답인지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때 어린이 의상을 김 대표가 디자인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여성들에게 아름다움을 찾아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샤피르 부띠끄’ 김숙자 대표의 행보에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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