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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버는 것은 결국 사람, 사업이란 사람을 남기는 일”
“돈을 버는 것은 결국 사람, 사업이란 사람을 남기는 일”
  • 정희
  • 승인 2018.05.30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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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최고의 한국 상품 공급기업, 고려무역 윤덕창 회장

 

 

 

해외에서 사업을 하는 것도 힘들지만, 그것을 성공시키는 것은 더더욱 힘든 일이다. 언어와 문화가 낯선 상황에서 비즈니스까지 성사시키는 것은 보통 노력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세계 수많은 나라에서 대한민국의 산업 전사들은 불가능을 현실로 바꾸면서 개인적인 성공을 하는 것을 넘어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는 고려무역 윤덕창 회장은 가장 대표적인 산업 전사에 속한다. 지난 2017년 3월 15일에 열린 제44회 상공의날 기념식에서는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고려무역은 현재 싱가포르 내 150여개 한국 식당과 대형유통업체인 페어프라이스(Fair Price), 콜드 스토리지(Cold Storage), 마켓 플레이스(Market Place)와 편의점 세븐 일레븐(Seven Eleven) 등에 농심, CJ, 종가집, 국순당, 대상 등에서 생산하는 한국 식품을 공급하고 있다. 싱가포르 현지에서 윤덕창 회장을 만나 그의 사업 이야기, 철학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한국 식당 업계 평정에 이어 쇼핑몰 진출까지

현재 싱가포르에서 고려무역의 위상을 알게 해주는 가장 좋은 객관적 지표는 고려무역이 거의 독과점 형태로 한국 식당에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싱가포르에서 유일하게 매달 1~2회 자체적으로 한국 식품 푸드 페어를 개최한다는 점이다. 싱가포르에 대해서 잘 모른다면 이러한 지표가 쉽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현지 사정을 안다면 꽤 놀랄만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우선 싱가포르에 전역에 있는 한국 식당은 약 150여개 정도. 과거에는 이 식당들에 대한 식품 공급권을 놓고 10개의 업체들이 경쟁했지만, 이제는 고려무역이 ‘평정’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현지 식당들의 고려무역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보여준다. 만약 싱가포르 여행을 갔다가 한국 식당을 보면 무조건 고려무역의 식자재가 들어간다고 보면 될 것이다. 한국식품 푸드페어도 마찬가지다. 이제까지 이것을 가능케 한 무역 업체는 단 한군데 없었다. 하지만 고려무역에 대한 신뢰와 한국식품에 대한 인기는 이러한 대형 이벤트를 가능하게 했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2명이었던 직원이 이제는 90명으로 불어났다. 지난 해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것도 모두 이러한 놀라운 사업적 성과가 바탕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싱가포르한국상공회의소 수석부회장을 맡을 정도로 싱가포르 내 기업인들에게도 신망이 두텁다. 하지만 윤덕창 회장은 여전히 겸손한 자세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한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한국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일본에 비하면 채 10%도 되지 않는 상황이죠. 만약 이것을 50%만 끌어 올려도 눈부신 성장을 일궈낼 수 있습니다. 한국 식품은 포장력, 경쟁력, 품질관리가 매우 좋고 한류라는 순풍이 있어서 분명 발전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든 유통라인을 가동시켜 놓으면서 기다리면 분명 때가 온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그간 고려유통이 사업을 해온 과정을 보면 매우 영리하고 전략적인 방법을 사용해온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빅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는 것도 선진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다. 과거 고려무역은 로컬마켓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문제는 로컬 마켓에 진출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무작정 물건만 넘기는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 니즈가 잘 파악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아예 자체적으로 한국 마트를 운영하는 것이었다. 현재 7개나 되는 자체적인 한국 마트를 통해서 소비자의 니즈에 대한 빅데이터를 추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품을 선택하고 빠르게 회전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인기가 좋은 제품은 다시 로컬 마켓에 입점시키기도 한다. 로컬 마켓의 입장에서는 고려무역이 잘 팔리는 물건만 가져다주니 매출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 당연히 고려무역의 제품들을 반길 수밖에 없다.  


거기다가 고려무역은 직원들의 구성에도 꽤 신경을 썼다. 직원의 반은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직원을 쓰고, 반은 싱가포르에서 대학을 나온 직원을 고용한 것이다. 이는 고려무역의 신뢰도를 크게 향상시키는 역할을 해주었다.  


“싱가포르 사람들은 A를 질문하면 A밖에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직원들은 A를 물으면 B와 C까지 함께 이야기해주면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신뢰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싱가포르 현지인들은 영어가 상당히 능숙하기 때문에 로컬 마켓을 상담하는 일을 맡기니까 로컬 마켓 매니저들도 의사소통이 잘 되기 때문에 상당히 좋아합니다.”

 

 

 

 

 

 

 

 

영리하고 뛰어난 전략 구사

윤덕창 회장이 이토록 뛰어난 사업 수완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32살의 나이부터 무역업을 해왔기 때문 관련 시장을 훤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윤 회장ㅇ느 근 20년간 쌓여온 경험으로 예리하게 시장을 분석하고, 시장과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처음에는 안료를 판매해보고 싶어서 싱가포르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우연히 식품 무역업을 하는 사장님을 만났고, 그 분이 자신은 더 이상 사업을 못하는 처지이니 한번 맡아서 해보지 않겠냐고 물어왔습니다. 당시에 회사도 작았고, 유통되는 한국 상품도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교민도 3천명에 불과했기 때문에 시장의 크기 자체도 작았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잠재력을 보게 되었습니다. 싱가포르라는 나라가 가진 도덕성, 그리고 무슨 사업이든지 잠재력을 보고 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과감하게 식품 유통업을 인수 했습니다.”


하지만 윤 회장은 자신의 사업에서 운도 따랐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한류가 있었기에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K-POP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싱가포르 사람들이 한국 제품을 찾았으며 무엇보다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의 선풍적인 인기는 한국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크게 개선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고려무역 역시 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성장세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고려무역의 한국 식품 판매대가 싱가포르 전역 60개의 쇼핑몰에 있다는 점이다. 사실 쇼핑몰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쇼핑몰 측에서 한국 식품을 구매해서 자신들이 런칭을 해야 한다. 하지만 쇼핑몰 관계자들은 한국 제품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또 런칭을 하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결국 고려무역 측은 ‘아예 별도의 매대를 내어주면 우리가 직접 운영해보겠다’는 역제안을 했다는 것. 이 역시 고려무역 윤덕창 회장의 스마트한 사업 제안이 아닐 수 없었다. 그 결과 처음에 한 군데였던 매대가 이제는 60여개로 늘어난 것이다. 이는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거의 보기 힘든 차별화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한국에서 신제품이 나오면 싱가포르에서는 큰 시차 없이 런칭이 가능한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윤 회장은 이제까지의 다양한 성장이 ‘싱가포르’기 때문에 가능한 점도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싱가포르가 불법이 매우 힘든, 그래서 도덕성이 매우 높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불법이 안 되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직원 한명을 쓴다고 하더라도 모든 것을 법에 맞춰서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불편한 점도 있고 번거롭거나 부담스러운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적응이 되기 시작하면 오히려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안정적인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싱가포르 정부 역시 기업가들을 매우 우대하고 잘 보호해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더구나 싱가포르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매우 뛰어난 도덕성을 보입니다. 돈에 손을 댄다거나 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질 않죠. 이런 면에서 봤을 때 싱가포르는 사업가들에게는 상당히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만큼은 틀림없습니다.”

 

 

 

“결국 장사는 사람을 남기는 일”

하지만 아무리 환경이 좋아도 결국 모든 사업의 성패는 경영자 개개인의 역량에 달려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그는 과거 ‘장사는 돈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업을 남기는 것’이라는 거상 임상옥의 가르침을 가슴에 품고 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거상 임상옥의 책을 매우 감명 깊게 읽었고, 지금도 그 철학을 가슴에 담고 있습니다. 돈을 버는 것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을 내 곁에 두지 못하면 돈도 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이 어떻게 하면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회사에 근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합니다. 해외에 나가서 봉사도 하고 워크샵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멘토와 멘티를 연결해주는 사내 제도도 있습니다. 가능하면 안정된 가정을 위해 사내 결혼도 권장하는 편입니다. 사람의 마음에는 결국 선한 것과 악한 것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직원들의 선한 면을 얼마나 많이 이끌어내 주느냐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또한 원활한 사내 소통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서로 협력해서 일을 하지 않으면 결국 성공적인 결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소하게 생일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특히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요즘 젊은 직원들이 그런 성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많은 협력과 소통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윤 회장은 향후 한국 직원들을 리더급으로 키워서 사업을 더욱 번창시키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어차피 자신도 나이가 들어가니 새롭고 열정적인 리더와 함께 운동도 하고 밥도 먹고 사업도 함께 하고 싶다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특히 윤 회장의 최근 관심사는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그는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소식을 영자신문에서 스크랩해서 액자로까지 만들어 놓았다.


“해외에서 자신의 조국의 이미지가 높아진다는 것은 참으로 든든한 일입니다. 애국심을 높일 수도 있고, 더불어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져서 사업도 더 잘할 수가 있습니다.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저의 싱가포르 친구들도 한국에 대해서 더욱 호감을 가질 정도입니다.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한반도에 평화의 시대가 열리는 것은 아마도 모든 해외기업들의 간절한 소망일 것입니다.”


윤 회장이 싱가포르에서 사업을 한지 18년. 그가 아직도 창업 1세대가 만든 ‘고려무역’이라는 이름을 쓰는 것도 바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에 대한 깊은 애정 때문이라고 한다. 앞으로도 고려무역이 한류의 더 많은 세계화를 위해서 노력하는 선봉장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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