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인 크리에이터인 이유, “영상은 내 삶을 공유하는 통로다”
내가 1인 크리에이터인 이유, “영상은 내 삶을 공유하는 통로다”
  • 전인수
  • 승인 2018.07.1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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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대세다. 최근에는 각종 포털사의 TV채널, 블록체인을 활용한 디튜브, 페이스북의 워치 등의 영상 플랫폼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모바일을 통한 영상 소비 트렌드의 변화 때문이다. 1인 크리에이터라는 직업도 생겼다. 대도서관, 도티, 밴쯔, 이사배, 캐리앤토이즈 등의 1인 크리에이터는 수천 수억원 대의 돈을 벌기도 한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는 이들이 연예인들보다 인기가 높다. 한 설문조사는 10대들 중 70%가 1인 방송을 시청한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누구나 창작이 가능하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너도나도 유튜버가 되고자 한다. 어떤 이는 돈, 어떤 이는 인기를 위해, 어떤 이들은 그냥 재밌어서 영상을 제작한다.

모두가 유명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름이 알려진 1인 크리에이터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일반적으로 방송업계에서는 구독자 30만 명 안팎의 크리에이터를 ‘브랜드 광고’ 계약 대상으로 본다. 대상을 광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구독자 30만 명의 크리에이터로 잡으면 인기 크리에이터는 분야 당 수십, 수백에 이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1인 크리에이터들이 무명으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이들의 무명 활동 기간은 수개월에서 수년에 이르기도 한다. 혹은 한두 달 경험으로 숫제 그만두기도 한다. 취미가 될 수는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영상을 제작해서 플랫폼에 올리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기획부터 시작해 섭외, 촬영, 편집, 업로드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영상을 제작하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다. 단순히 영상 콘텐츠가 대세가 되어서일까.

여행 및 MINI사의 차량 관련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JCK 콘텐츠 랩의 정창근 대표는 5년차 유튜버다. 2013년 총 25회에 걸친 유럽 여행기를 담은 ‘유럽에서 마주한 청춘’을 제작한 이후 현재는 본인 소유의 MINI 차량과의 일상을 담은 ‘마이미니라이프’를 채널에 올리고 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시에스타TV’와 ‘마이미니라이프’는 구독자가 각각 3천여 명 정도이다. 그동안 영상 제작만 한 것은 아니다. 영상 포트폴리오를 통해 잡코리아 콘텐츠팀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지난 2016년 6월 퇴사를 결심하고 다시 여행을 떠났다. 여행에서 찍은 영상들은 ‘유럽에서 마주한 청춘’ 시즌 3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5년 간 1인 크리에이터로 살아왔지만 많은 돈을 벌지는 못했다. 유튜브의 광고 수익과 외주 영상 제작, 사진/교육, 강연을 통해 한 달간 버는 돈은 “먹고 살 정도”라고 한다. 그러니까 그는 특별한 삶을 사는 보통의 유튜버라고 할 수 있다. 큰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님에도 영상 제작을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 대표는 자신이 여전히 1인 크리에이터로 살아가는 이유를 “삶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를 만나 1인 크리에이터로 살아가는 일에 대해 들었다.

Q.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

A. 1인 크리에이터다.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일을 한다.

 

Q. 어떤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나.

A. 여행기를 담은 영상인 ‘유럽에서 마주한 청춘’과 개인 소유의 MINI의 쿠퍼 5도어 차량에 관련한 일상을 담은 ‘마이미니라이프’를 제작하고 있다.

 

Q. 1인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A. 영상을 제작하기 전에는 카메라 업체 포토스쿨에서 강좌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일을 했다. 일을 시작하고 몇 년 지나자 내가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게 2013년이다. 처음에는 스토리지 개념으로 책에 삽입할 영상을 찍으려 했다. 돌아와서 영상을 만들다 보니 그 자체로 전체 25편의 시리즈물이 됐다. 유튜브에 올리니 반응이 있었다. 그래서 여러 2차 활동을 하게 됐다. 굉장히 재미있는 일들이었고 계속해서 영상을 제작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Q. 영상을 올리고 어떤 일들이 있었나.

A. 돈을 많이 벌었다거나 유명인이 된 건 아니었다. 여행자들의 모임을 가게 됐고 여행 관련 강연도 하게 됐다. 많진 않지만 팬들도 생겼다. 그런 일들이 굉장히 즐거웠다.

 

Q. 2013년이면 유튜버 1세대라고 할 수도 있겠다.

A. 초창기였던 것 같다. 그때 당시에는 고프로 같은 액션 캠도 지금처럼 많이 보급되지 않은 상태였다. 2013년 여행을 떠날 때는 DSLR에 번들렌즈를 갖고 갔다. 그래서 지금보다는 상대적으로 고생하며 영상을 만들었다. 지금은 쉽고 간편하게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장비들이 차고 넘친다.

 

Q. 영상 플랫폼의 인기가 높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최근에는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을 통해서 영상을 소비한다. 유튜브 영상 시청 평균 시간이 18초라고 한다. 그만큼 감각의 속도가 빨라졌다. 유튜브 네이티브라는 말도 생겼다. 태어나면서부터 짧은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세대를 이르는 말이다. 영상을 소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창작하는 것도 과거보다 훨씬 수월해졌다. 기술 발전 덕에 각종 장비들 가격이 저렴해지고 휴대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다양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 한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사람을 찾으려고 한다. 그런 자연스러운 욕구가 영상 시대를 만났다고 생각한다.

 

Q. 영상 스타일도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요즘은 아마추어적인 것이 더 인기가 많은 것 같다.

A. 최근 영상 콘텐츠의 정서다. 유튜브가 갖고 있는 B급 정서란 것이 있다. 비전문가 느낌이다. 사람들은 기존 미디어의 정형화된 틀에 더 이상 만족하지 않는다. 오히려 퀄리티를 떠나서 취향에 맞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 욕구가 더 크다. 과거에는 배우들의 얼굴도 중요하고 영상의 질도 중요했다. 요즘은 얼굴도 드러내지 않고 수천, 수만의 구독자를 갖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취향을 쫓는 것이다. 그만큼 자유로운 사회가 된 것이기도 하고.

Q. ‘마이미니라이프’는 굉장히 매니아틱한 주제를 다루는 것 같다. 실제로 국내에 미니쿠퍼 소유자가 많지도 않다. 인기를 얻고 싶었다면 이런 콘텐츠를 만들지는 않았을 것 같다.

‘마이미니라이프’ 만들어서 뭐할거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내 동기는 심플하다. 좋아서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나오는 에너지가 있다. 이런 순수함이 있어야 한다. 순수함에서 진정성이 나온다.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수익은 어느 정도인가.

A. 유튜브 광고수익은 많지 않다. 한 달 기름값 정도 버는 수준. 하지만 워낙 콘텐츠 타깃이 명확해서 차량 용품, 카오디오 등 제휴 콘텐츠가 늘어나는 추세다.

 

Q. 회사에 다니고 있지 않은데 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나.

A. 마지막 회사를 나와서는 독립한 상태다. 주 수입은 기업들이 의뢰하는 B2B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또 니콘에서 사진 강사로도 일하고 있고 자체적으로 1인 크리에이터 교육도 하고 있다. 

 

Q. 유튜버가 하나의 직업이 되고 있는데 앞으로도 수익활동이 가능한 직업이라고 생각하나.

A. 가능하다고 본다. 비드콘이라는 1인 크리에이터들의 축제가 있다. 참가자가 매년 늘어난다.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돈을 벌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자기 시간을 갖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Q. 취미처럼 즐기기만 하면 된다는 말들도 많은데.

A. 1인 크리에이터는 하나의 스타트업이다. 지속성을 위해 묶여 있는 시간이 많다. A to Z 콘텐츠에 집중해야 한다. 아는 유튜버 중에는 월수금 스크립트를 쓰고 화목은 콘텐츠를 내보내고 그 사이 편집을 하는 사람도 있다. 편하고 널널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24시간 대기해야 한다. 문제가 있어도 모두 내 책임이고 영업도 해야 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 혼자 해야 한다. 결국 스타트업과 다름없다.

 

Q. 그럼에도 1인 크리에이터로 살아가는 이유는 뭘까.

A. 돈이나 인기가 아니라 방향성이다. 1인 크리에이터로서의 목적이 아니라 내 삶의 방향. 내 경우에는 기록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 삶의 기록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상 플랫폼이 그걸 가능하게 했다. 꼭 영상이어야 한다는 법도 없다. 사진, 글, 강연 등 많이 있다. 현재는 영상이 내 삶을 공유하는 통로가 돼 주고 있다. 그렇게 해서 일어나는 일들이 즐거운 거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A. 적어도 내 콘텐츠가 속한 카테고리 안에서는 내 색깔을 내는 대표적인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 이 콘텐츠들로 또 무슨 재미난 일들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궁극적으로 내 영상들의 지향점은 같다. 낮잠같이 재충전할 수 있는, 편견 없는, 선한 영향력을 가진 영상들을 앞으로도 만들어 갈 것이다.

 

Q. 앞으로도 1인 크리에이터로 살아갈 것인가.

A. 평생 하고 싶다. 지금까지 해보니까 먹고 사는 건 해결이 된다. 또 콘텐츠는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 볼 일이 없다. 1인 크리에이터에게 콘텐츠는 파워고 영향력이다. 다른 직업에서도 무명 기간이 긴 경우가 많다. 나는 하고 싶은 걸 하기 때문에 큰 욕심이 없다. 계속해서 새로운 콘텐츠를 고민하고 기획하는 일들이 즐겁다. 아마 나이가 들어도 이 일을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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