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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빈의 직업 소명설처럼, ‘베풀 수 있다는 건 큰 축복’
칼빈의 직업 소명설처럼, ‘베풀 수 있다는 건 큰 축복’
  • 정희
  • 승인 2018.05.04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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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正直) 신념으로 ‘신경차단교근축소술’ 1가지만 전문진료

 

 

 

루이빈치과 류지헌 원장이 ‘제38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했다. 2004년부터 정기적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복지기금을 후원하고, 독거시각장애인 무료 치과진료를 실시하는 등 시각장애인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공헌한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칼빈의 직업소명설처럼 신이 자신에게 준 직업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겠다는 류 원장. 이런 이들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살 만하다고 느껴지는 이유가 아닐까.

   

남을 도우며 성장한 삶

서울 강남 압구정에서 루이빈치과를 운영 중인 류지헌 원장을 찾았다. 류 원장은 신경차단교근축소술 단 1가지만 전문진료하는 턱 신경통 분야의 권위자다. 그가 치과를 개원한 것은 1996년이지만, 봉사를 한 지는 더 오래됐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을 따라 봉사활동을 다녔고, 개원을 하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의료봉사에 나섰다. 일생 동안 습관처럼 봉사를 하다 보니 ‘제38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기에 이르렀다.

 

류 원장의 부모님은 대기업 임원이지만 과거에 워낙 어렵게 살아왔기 때문에 남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류 원장도 자연스레 봉사에 참여하게 됐다. 많이 버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적게 버는 사람도 있고, 이들이 서로 어울려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함께 나누면서 걸어가야 한다는 게 류 원장의 생각이다. 많이 번다고 해서 더 행복한 게 아니라, 나눌 수 있을 때 더 행복해진다는 것.


학생시절 남산에 있는 한 보육시설에서 교육봉사를 할 때, 그는 나눔이 주는 행복이 무엇인지 체감했다고 한다. 부자들에게는 만원이 별 것 아닌 돈이지만, 보육시설 학생들에게 떡볶이를 만원 어치 사주면 큰 행복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떡볶이를 먹고 영어단어를 가르쳐주는 게 전부가 아니라, 외로운 학생들과 자신이 친구가 되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선물이었다고.

이러한 경험 덕인지 류 원장은 진로를 정할 때도 ‘남을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됐다.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류 원장은 “치과의사가 되기로 한 이유 중 하나가 남을 도울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도 저와 잘 맞았고, 지금도 치과의사를 선택하길 잘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의료봉사 펼쳐

류 원장은 연대 치대를 졸업하고 치과를 개원했지만, ‘환자를 절대 속이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진료를 하다 보니 경영난에 시달렸다. 병원 수입이 적어 운영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하지만 환자들에게 폭리를 취할 수는 없었다. 스스로 연구 끝에 치아미백 치료법을 개발했고, 경영난을 극복한 것은 물론 병원을 확장해 강남으로 자리를 옮겼다. 교정, 라미네이트, 임플란트 등 온갖 치과치료를 다 했지만 4년 전부터는 신경차단교근축소술 단 1가지만 전문진료하고 있다.

 

루이빈치과에서 신경차단교근축소술을 받은 환자들은 턱 통증은 물론, 어깨와 목 통증, 이명, 삼차신경통 등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놀라워하는 경우가 많다.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게 됐다며 환자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고. 류 원장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온 환자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며 “환자들이 자필로 후기를 쓰고, 치료 후 새 인생을 살게 됐다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되새기게 된다”고 전했다.


의사로서의 명성과 부를 거머쥐었지만, 류 원장은 한편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를 지속해오고 있었다. 의료봉사에 바친 세월만 20년이 넘는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은 눈으로 치아상태를 확인하지 못해서, 또는 생활고 때문에 치과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류 원장은 정기적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해 복지기금을 후원하는가 하면, 독거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무료 치과치료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류 원장은 시각장애인들의 삶의 질 개선에 공헌한 점을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며 “20여 년 간 봉사하며 시각장애인들이 장애인으로서 가장 많은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도 시각장애인의 어려움에 공감하면서 꾸준한 봉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치과의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좋은 영향을 줬으면 한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앞으로도 그는 사회에서 가장 소외받는 사람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의료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베풀 수 있다는 건 축복

류 원장에게 ‘봉사’란 무엇일까. 그는 “삶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는 답을 내놨다. 칼빈의 직업소명설을 예로 들며 “저에게 치과의사라는 직업이 주어졌고, 인술을 베푸는 의사로서 충실히 일하다 보면 환자들도 감동하고 저도 보다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수상소감에서도 밝혔듯이, 류 원장은 후배들이 어떤 형태로든 봉사활동에 참여하길 독려하고 있다. 꼭 아픈 사람들을 찾아가 무료로 진료하는 것만이 봉사는 아니다. 류 원장은 “치과의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한 사람 한 사람이 좋은 치료법을 개발하려는 과학자로서의 자세를 가진다면 아픈 사람들에게 더 좋은 기회를 베풀 수 있지 않을까”라며 “베풀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이라고 말했다. 치과의사라는 직업에 충실하고 그 결과를 이웃과 나눌 줄 안다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절로 이루어진다는 얘기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류 원장에게는 턱 신경통을 앓는 환자들이 수시로 찾아왔다. 치료 방법과 경과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는 류 원장의 목소리에서는 부드러움과 환자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자신이 가진 것이라면 기술이든, 돈이든 나눠야 더 큰 행복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류지헌 원장. 그의 뒤를 따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후배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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