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2 18:09 (금)
연화우리옷 박춘화 대표
연화우리옷 박춘화 대표
  • 김준현
  • 승인 2016.10.01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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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땀  한 땀  빚어 낸 한복 예술의 혼...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명장선정 & 고용노동부장관 상 수상


바느질을 통해 손끝으로 빚어 온 우리의 옷은 오롯한 예술혼을 담아 생명력 있는 전통의 재창조로 이어지고 있다. 그 옛날 여인들의 소박한 일상이자 자유를 꿈꾸게 했던 바느질, 오랜 세월 바느질의 장인으로 매진하며 우리 한복의 고유한 멋과 아름다움을 세계에 전하는 전령으로서 묵묵히 걸어 온 이가 있다. 바로 ‘2016대한민국한복명장(明匠)’의 주인공 연화우리옷 박춘화 대표이다.  

30년간 함께 해온 바느질 

지난 30년간 바느질과 인연을 맺으며 생활한복을 비롯해 한국의 멋이 담긴 전통한복을 만들어 온 박춘화 대표. 

특별히 세계의상 페스티벌에서 한복홍보대사를 맡아 한복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해왔다. “각 나라 대사 부인들이 제가 만든 한복을 입고 패션쇼에 참여했다. 그들에게 한복을 기증하면 임기를 마친 대사부인들이 자국으로 가지고 가게 되는데 자연스럽게 한복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대사 부인들도 한복을 마음에 들어 해 패션쇼에 참여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했다고 한다. 

박춘화 대표는 자신의 문하생들과 함께 수년간 이 행사를 위해 한복홍보대사로 참여해왔다. 

박춘화 대표는 한복의 위상을 높이고 한복기술인력 양성에 기여하는 등 공로를 인정받아 

'2016 직업능력의 달 기념식’에서 명장과 더불어 고용노동부장관 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20회를 맞는 직업능력의 달 행사는 직업능력개발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고용노동부는 직업능력의 달 행사가 더 크고 넓은 국민축제의 장으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인재양성 구조를 정착시켜 나가는 계기가 되며 나아가 우리 사회가 능력중심사회로 변화할 수 있는 도약의 발판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직업능력의 달’기념식은 숙련 기술인이 존중받는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해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해 매년 9월 진행되고 있다. 

“기술을 가진 기능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서 나 같은 사람에게도 기회가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꿈이 이루어졌다”

박춘화 대표는 자신의 수상을 통해 많은 기술 인력들에게 희망의 이정표가 되어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 대표의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안기게 된 영광은 개인의 역량 개발이 더욱 우선시 되고 능력중심의 일자리 문화정착이라는 새로운 사회구조가 요구되고 있는 시대적 측면에서 볼 때도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학벌 중시의 사회풍토를 극복하고 여성과 구직자, 퇴직 중장년 등의 고용가능성 제고를 위해서 많은 후배들이 존경하고 닮아갈 수 있는 롤모델이 필요한 때다. 

박춘화 대표의 묵묵한 정진과 결실은 그녀의 바람처럼 한복기능인력이 그들의 꿈을 실현해 가는데 든든한 힘이 되어 줄 것이다.   


따뜻한 봉사로 지역 사회를 품다

박춘화 대표가 한복을 지으며 10여년 넘게 해오고 있는 봉사활동이 있다. 광진구 노인복지관이 개관할 때부터 어른신들을 위한 문화강좌로 ‘한복 만드는 법’강좌를 개설해 어르신들게 가르쳐 드리고 있다. 

“어르신들도 복지관에 나와서 취미활동도 하시면 즐거워 하시고 이분들의 가족들도 그 시간동안은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 제안을 했다”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에 지역 어르신들도 반갑게 동참하고 있다. 

박춘화 대표는 생활한복을 만들어 드리는 봉사 뿐 아니라 그녀가 손수 지은 수의(壽衣)를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드리는 봉사도 10년 넘게 해오고 있다. 또한 박춘화 대표가 거주하고 있는 자양3동의 독거노인들을 위한 수의도 만들어 드리고 있다.  

“올해 환갑이다. 환갑 때까지 수의 60세트를 채우려고 했는데 아직 다 채우지 못했다”

인생의 시계바늘을 그녀가 수놓는 바느질의 한 땀 한 땀처럼 사랑의 온기를 전하는 일에 집중하고 달려 온 박춘화 대표. 박춘화 대표는 바느질을 통해 작은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삶이 보람된다고 말한다. 

사람이 태어나 가장 먼저 입게 되는 배냇저고리나 죽음의 강을 건너며 입는 수의는 모두  인간의 삶과 죽음을 함께 하는 옷들이다. 또 이러한 옷에 바느질은 빠질 수 없는 행위이다. 그래서 숭고하기까지 한 바느질에 박춘화 대표의 남다른 애정과 봉사의 마음까지 담았기에 수의는 생을 떠나는 이들에게 더욱 따뜻한 선물이 되고 있다. 


꿈을 이뤄가는 인생은 아름다워...

23세의 꽃다운 나이에 시집을 왔다는 박춘화 대표는 3남매의 엄마로서 바쁜 시간을 달려오는 동안 자신의 꿈과 배우고 싶은 공부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아이 세 명을 키우고 나니 세월이 다 갔다. 처음에 부업으로 시작했던 바느질에 흥미를 느끼고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마음에 한복학원을 다녔다”

박춘화 대표의 어머니와 언니도 일찍부터 바느질을 업으로 삼았던 터라 바느질은 박춘화 대표에게 낯설지 않았다. 바느질 입문과 함께 그녀의 기량도 일취월장(日就月將)했다.

직업전문학교를 다니며 공부에 대한 갈증을 충족시킨 박춘화 대표는 이론과 실기를 완벽히 체득해 갔다. 2000년도에 기능경기대회를 나가 수상을 한 박춘화 대표는 명장에 대한 꿈을 비로소 품게 되었고 그 꿈을 향해 더욱 노력했다고 한다. 

성실한 자세로 부단히 실력을 연마하며 자신의 인지도를 쌓은 박춘화 대표는 산업인력공단의 문제검토위원, 출제위원으로도 참여하고 기능사, 산업기사, 세탁기능사 시험감독으로 활동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통해 스스로의 견문을 더욱 넓혀나갔다. 

“현장을 폭넓게 보는 기회였다. 당시에는 한복을 위한 기능사, 산업기사 시험을 위한 문제집이 없이 책으로만 공부를 해야해 이론 시험 준비가 무척 힘들었다”

박춘화 대표는 자신이 공부하며 겪었던 어려움을 후배들이 겪지않도록 그동안의 자료들을 모아 뜻이 맞는 선생님과 함께 문제집과 수의 만들기 책 등을 발간했다.

이 외에도 세탁기능사 자격증을 위한 자료집도 발간하는 등 자신의 지식을 혼자만의 것으로 독식하지 않고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그로 인해 관련 산업기술인들의 양성이 더욱 풍요로와 질 수 있도록 앞장 서 왔다. 

서울공고에 강의도 나가며 제자들을 지도하고 있는 박춘화 대표는 자신을 믿고 따라와 주는 제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특별히 가르치는 제자가 얼마 전 대회에 나가서 대상을 받았다며 기쁨과 감격스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박춘화 대표의 후학 사랑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바느질 구성법에 관한 책이 나와 있으면 바느질 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책을 준비하고 있다”

충분히 최고의 자리에 서 있는 박춘화 대표이지만 그녀 자신은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며 더 새롭게 발전하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원광대학교 대학원 복식과학과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녀는 “나 역시 아직도 공부하고 있다. 궁금한 것이 많아지고 남을 가르치다보니 배우고 싶은 것이 많다” 막내를 낳고 시작한 공부지만 여전히 배움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  

“30년째 수학중이다. 내 옷부터 제대로 꿰매서 입고 내 가족, 친척 지인들의 옷부터 배운대로 꿰매서 입히면 한복이 살아나지 않을까 싶다” 


전통을 계승하고 시대변화에 맞는 한복으로 발전시켜야

“한복은 우리 옷이라는 기본형태를 갖추면서도 편리하고, 우아한 곡선미의 멋을 느끼게 하는 옷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

박춘화 대표는 한복의 기본선을 지키되 내가 입어서 불편한 점은 개선하라고 조언한다. 

“한복이라는 포인트를 주고 한복을 응용한 것임을 알게 해주면 된다”

박춘화 대표는 ‘옷은 몸에 맞아야 멋이 난다’며 현대인들이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한복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라가 부강해지면 문화가 살아난다고 생각한다. 문화가 살아나면 입는 것이 가장 먼저 부각되기 마련이다. 내 나라에서 내 옷이 없이는 나라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박춘화 대표의 꿈은 한결같다. 

“전통을 계승하고 시대변화에 맞는 한복으로 발전시켜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한복을 입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입는 옷 매무새는 단순히 착용의 기능에만 머물지 않는다. 옷을 입는 사람의 의식과 기호와 철학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매개체인 것이다. 

어질고 정성스러운 손끝으로 곱게 수놓는 바느질로 완성되는 박춘화 대표의 한복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이유다. 

한복을 사랑하고 우리 옷의 발전을 위해 박춘화 대표가 걸어 왔던 그 길을 등불 삼아 지금도 손마디 마디 굳은살이 박히면서도 진심과 영혼을 담아 바느질에 임하고 있는 기능인들이 함께 하기에 문화를 담은 옷, 고유한 전통미와 현대의 조화가 녹아진 한복의 아름다운 대중화는 결코 요원(遼遠)하지 않음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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