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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대치 치닫나, 스트롱맨 트럼프·시진핑 패권 경쟁 심화
벼랑 끝 대치 치닫나, 스트롱맨 트럼프·시진핑 패권 경쟁 심화
  • 김원규
  • 승인 2018.04.0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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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현실화하고 있다. G2(미·중) 간 무역전쟁의 서막이 오른 데 이어 외교, 군사 등 다른 분야에서도 양국 간 패권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무역·통상 갈등을 넘은 양국 간 기 싸움은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중화 민족 부흥’과 ‘중국몽’(中國夢·세계의 중심 역할을 했던 전통 중국의 영광을 21세기에 되살리겠다는 의미) 실현을 전면에 내세우며 장기집권을 준비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강력한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이기 위해 공세적인 외교·안보 정책을 펼칠 것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도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차단과 패권국의 지위 유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중국 굴기를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전포고로 시작된 무역전쟁도 같은 맥락이다.



절대권력 구축 시진핑, 힘 실린 외교·안보라인
지난해 10월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통해 당 총서기에 다시 뽑힌 시 주석은 지난 20일 폐막한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재선돼 당·군·정의 권력을 모두 한 손에 틀어쥐었다. 동시에 ‘국가주석직 연임제한’ 조항을 삭제하고, ‘시진핑 신시대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을 헌법에 삽입하는 개헌에 성공해 ‘1인 장기집권 체제’의 법적인 토대를 마련했다.

시 주석은 ‘2050년 현대 사회주의 강국’ 실현을 목표로 내걸며 ‘위대한 중화 민족 부흥’과 ‘중국몽’ 실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안으로는 ‘집권 2기’ 체제 안정과 권력 강화에 주력하면서 밖으로는 패권주의와 일방주의 외교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이번 전인대를 통해 시 주석은 현직 외교부장과 국방부장을 한 단계 승격시키는 등 외교·안보라인에 전체적인 힘을 실어줬다. ‘시진핑 집권 2기’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중국 내 중요성을 방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전체적인 대외관계를 조율하고그 밑으로 양제츠(杨洁篪) 중앙외사영도소조 비서장 겸 판공실 주임과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함께 실무적인 대외관계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중앙외사영도소조는 당 조직으로 당과 정부 외교·안보 업무를 총괄 지휘하는 역할을 맡은 만큼 시진핑, 왕치산, 양제츠, 왕이로 이어지는 외교라인이 구축된 것이다. 전체적으로 미국을 의식한 외교라인으로 보인다. 왕 부주석은 2009∼2012년 경제부총리로서 미국과의 전략경제 대화를 이끄는 등 20년간 각종 외교 업무에 관여했다. 양 비서장은 중국 내 대표적인 미국통이다. 지난해 두 차례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막후에서 조율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 왕이 부장의 국무위원 승격도 전체적인 외교· 안보라인의 의사결정 과정을 효율적으로 재편하는 과정으로 분석된다. 중국이 올해 외교 예산을 전년 대비 15.5% 늘린 600억위안(약 10조원)으로 책정한 것도 외교 분야에서의 적극적인 대응을 시사하는 것으로 읽힌다. 

핵심 이익과 국가 이익에 공세적인 외교 전망
중국은 지난해 10월 당 대회에서 새로운 중국의 대외정책으로 신형국제관계 구축을 천명했다. 중국 외교부는 상호존중과 공평 상생, 평화협력에 기초한 평화 외교를 상징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 5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인대 개막식 업무보고에서도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중국은 평화적인 발전의 길로 나아가며 신형 국제관계 구축을 추진할 것”이라고 신형 국제관계를 또다시 강조한 바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과 전문가들사이에서는 평화 외교를 지향한다는 중국의 신형 국제관계는 ‘외교적 수사’에 불과할 뿐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실제로는 ‘중국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대외 행보를 하겠다는 속내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즉 미·중 갈등은 물론 중·일 영토 분쟁, 남중국해 분쟁, 양안 관계 등에서 중국의 입장이 더욱 분명해지고, 공세적으로 강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특히 시 주석이 20일 전인대 폐막식 연설에서 중국 핵심이익 수호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천명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시 주석은 폐막 연설을 통해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어떠한 국가 분열행위도 이겨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인민은 어떠한 국가 분열행위도 굴복시킬 능력이 있다”며 “위대한 조국의 한 치의 영토도 중국에서 분리할 수 없고, 분리될 가능성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결국 대만을 비롯해 남중국해 등 영유권 분쟁과 홍콩 자치권 등 문제에서 중국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관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진핑 집권 2기’ 중국의 공격적인 대외정책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양안 관계 해결은 특히 시 주석의 장기집권 명분을 위한 실질적인 성과가 될 수 있다. 과거 역대 지도자들이 성공하지 못한 조국통일에 시 주석이 기여한다면 시 주석의 장기집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논리다. 대만 문제 전문가들은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내세운 시 주석이 통일과 대만 문제를 핵심 의제로 부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남중국해·양안 관계서 갈등 분출
미국이 무역전쟁을 선포하는 동시에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작전을 전격 실시하면서 미·중 간 갈등 수위가 올라가고 있다. 특히 대만여행법 서명을 통한 미·대만 간 교류 강화는 중국의 격한 반발을 자아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중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중국이 미국산 철강과 돈육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키로 하면서 무역전쟁이 본격 개시됐다. 여기에 미 해군 구축함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작전을 실시하자 중국 해군이 항공모함 전단을 동원한 실전훈련을 예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관리는 지난 23일 미 언론을 통해 미국 구축함 USS머스틴이 스프래틀리 제도의 미스치프 암초에 12마일(약 19㎞)까지 접근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매립을 통해 인공섬으로 만든 미스치프 암초는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이 진행되는 곳이다.

미국이 관세 폭탄과 동시에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작전을 한 것은 전방위적으로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중국을 ‘미국의 이익을 훼손하는 전략적 경쟁자’로 평가하고 공격적인 대중국 정책을 천명한 바 있다.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解放軍報)는 “중국군이 시 주석의 훈련동원령을 받아 해군이 조만간 남중국해 해역에서 실전화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어느 특정 국가와 목표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미 해군 구축함이 항행의 자유작전을 실시한 것을 감안하면 미국을 겨냥한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대만 문제는 더욱 양국 관계를 꼬이게 하고 있다. 미국이 최근 대만여행법 서명을 통해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나서자 중국이 항공모함을 급파해 무력시위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대만여행법에 최종 서명하고, 알렉스 윙 미국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가 대만을 방문했다. 이어 지난 17일에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최측근인 천쥐(陳菊) 가오슝(高雄) 시장이 미국을 찾았다.

이에 중국의 반미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은 “대만을 방문한 미국 관리의 중국 방문을 금지해야 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대만여행법이 1979년 이후 미 정부가 취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배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미 고위 관료의 전격적인 대만 방문이 시 주석이 핵심 이익 수호를 천명한 연설 하루 만에 성사됐다. 시 주석으로서는 양회(兩會) 폐막식 이후 첫 대외 메시지를 보낸 셈인데 보기 좋게 체면을 구긴 셈이다. 시 주석이 연설 직후 항공모함을 대만해협에 급파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대규모 무역 규제를 잇달아 발표하고,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에서 중국에 대한 자극 수위를 끌어올림에 따라 중국의 반발도 점차 격화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실질적인 패권경쟁으로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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