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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순이 해밀학교 대안중학교 정식인가, 다문화 사회 밝히는 열정 인정받다
인순이 해밀학교 대안중학교 정식인가, 다문화 사회 밝히는 열정 인정받다
  • 정희
  • 승인 2018.04.09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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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가수 데뷔 40주년을 맞은 인순이는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인순이는 어렸을 때부터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많이 당했다고 한다. 특히 ‘희자매’로 데뷔 후 2년 뒤인 1980년에는 곱슬머리 방송 불가라는 지침이 생겨 두건을 쓰고 방송에 나와야 했다. 다만 그는 자신을 연민하진 않았다. 자주 부르는 노래 가사처럼 ‘현실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했다. 편견이 있으면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했다. 외모를 문제 삼으면 가창력으로 승부했다. 이제 우리나라 국민 중 압도적 퍼포먼스와 폭발적 가창력을 겸비한 가수로 인순이를 꼽는 것을 반대할 사람을 없을 것이다. 

 

올해 인순이는 현실의 벽을 또 한 번 무너뜨렸다. 2013년 개교해 이사장으로 있는 해밀학교가 중등학교로서 정식 인가를 받게 된 것. 이제 해밀학교를 졸업한 학생은 검정고시를 따로 치르지 않아도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게 됐다. 어엿한 중등학교로 거듭난 것이다. 다름에 대한 시선에 주눅 들지 않고 남들과 다르게 독보적 가수가 된 인순이의 삶의 이력을 보는 것만 같다.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해밀학교는 학생들이 차별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적성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제공 중이다. 직접적으로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해밀학교의 열린 교육은 편견을 가진 사회를 변화 시키는 태풍이 될 작은 날갯짓이 되고 있다. 또한 현재를 바꿔나감으로 해서 자신의 과거를 회복시키고 또 다른 사람들의 미래를 바꾸는 공동의 치유 활동이기도 하다. 5년 간 해밀학교를 이끌어 온 김인순 이사장에게 지난 과정에 대해 물었다. 

 

 

 

 

 

Q. 올해 해밀학교가 대안중학교 정식인가를 받았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A. 기적 같은 일이 이루어졌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5년 전 6명의 학생으로 학교가 시작되었고, 학생 한명 한명에게 필요한 교육을 해주려고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학생들에게 큰 영향력을 발휘했고, 교육청으로부터도 다문화교육 모델로 인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뿌듯하고 기쁩니다.


Q. 어떻게 해밀학교를 세우게 됐나요. 해밀학교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국민들에게 받은 큰 사랑을 어떤 식으로 되돌려 줄 수 있을지 늘 고민해왔습니다. 어떤 때는 양로원을 해서 어르신들을 모실까, 때론 고아들을 도와야할까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2010년 라디오에서 다문화청소년들의 고등학교 진학률이 28%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아, 내가 할 일이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상처를 드러내어 아이들과 소통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예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해밀학교는 어떤 학교인가요?

A. 해밀학교는 다문화청소년들을 위해서 세운 학교입니다. 하지만 해밀학교에는 다문화청소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청소년들이 함께 어울려 지내고 있습니다. 다문화, 중도입국, 탈북, 한국학생 등 여러 다른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공부하는 곳입니다. 차별 없이 배우며 새로운 가능성을 꿈꿀 수 있는 곳이 바로 해밀학교입니다. 



 


Q. 개교와 건물 신축, 정식인가까지 힘든 점은 없었나요?

A. 학교는 운영을 위해서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해밀학교를 위해 후원해주시고 있지만 아직 학교운영경비를 충당하기에는 많이 부족합니다. 기본적으로 매월 들어가는 학교의 운영경비의 부족한 부분을 기부하고 있는데, 교육청으로부터 학력인가를 받기 위한 시설을 갖추다보니 일정한 규모의 건물을 신축해야했습니다. 운영경비를 충당하면서 건축비를 확보해야했기 때문에 재정적인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시기적절하게 도움을 주신 분들 덕분에 어려운 시기를 넘어오고 있습니다.


Q. 자신만의 교육관이 있다면? 

A. ‘해밀’이라는 말은 비온 뒤 맑게 갠 하늘이라는 뜻입니다. 결핍은 결코 절망해야할 장애물이 아닙니다. 오히려 열정을 갖게 하는 통로입니다. 아이들이 겪고 있는 차별과 편견, 그리고 복합적인 어려움들에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도전하면 더 밝은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Q. 학생들과의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학생들과 제일 기억에 남는 부분은 서울로 소풍을 왔을 때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소풍장소와 스케쥴을 기획하고 정해진 예산안에서 서울 여행을 해야 했는데, 저도 학생들 중 한 그룹과 팀이 되어 움직였습니다. 아이들이 빠듯한 예산으로 서울 곳곳을 찾아다니고,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시장의 노점에서 식사를 하기도 하는 등 일반 학교에서 할 수 없는 새롭고 유쾌한 경험이었습니다. 


Q. 해밀학교를 통해 향후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A. 아이들이 해밀학교 학생으로 공부하고 졸업하여 동문이 되고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가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 20년쯤 후에 졸업생들이 남편과 아내 그리고 자녀들을 데리고 학교에 와서 지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때까지 저도 해밀 가족이 된 아이들의 든든한 지지자가 되려고 합니다. 


Q.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을 해밀학교 학생들과 함께 했습니다.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A. 평창동계올림픽의 홍보대사와 성화 봉송 주제가를 부를 수 있게 된 것은 인생에 다시 오기 어려운 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성화를 채화하기 위해 그리스에 갔을 때, 성화를 넘겨주던 여신이 “이제 이 불은 당신들의 손에 있습니다‘라고 말했을 때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또 그 성화가 전국을 돌고 홍천에 왔을 때 해밀학교 아이들과 뷰티풀마인드라고 하는 단체의 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함께 성화봉송 주자로 달렸습니다. 평화와 화합의 올림픽이 해밀학교를 통해 다시 한 번 보여지는구나 라는 생각에 가슴 벅찬 순간이었습니다. 


Q. 다문화정책에 대해 정부와 사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A. 대한민국의 구성원들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미 인구절벽의 상황에서 결혼이주와 외국인노동자, 이민과 난민들까지 우리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임을 인지하고 다문화사회에 걸 맞는 정부의 정책들과 시민의식이 필요합니다. 시사뉴스매거진 독자님들도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각자의 곳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여러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따뜻한 봄과 함께 여러분들의 삶에도 온기가 넘쳐나기를 바랍니다.


Q. 강원유통업협회를 비롯해 여러 단체 주도로 ‘해밀학교 장학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골프 대회’가 개최됩니다. 협찬 업체들에게 이 기회를 통해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강원도에 자리 잡은 해밀학교를 강원도의 기업인들과 단체회원들이 격려하고 후원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모릅니다. 특별히 강원유통업협회는 협회설립 초기부터 회원들이 일심으로 해밀학교 학생들을 위한 후원릴레이를 이어가주고 있습니다. 봉사활동으로 해밀학교에 오셨다가 다문화청소년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함을 공감해주시고 지금까지 해밀학교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고 있는 이선희협회장에게도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자선골프대회에 참여하여 주시고, 풍성한 대회가 되도록 협찬해주신 여러 기업대표님들께도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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