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8:05 (금)
무주 잉카의 쉼터, 최호연 대표
무주 잉카의 쉼터, 최호연 대표
  • 유미라
  • 승인 2017.12.11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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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차의 향기에 흠뻑 취할 수 있고 자연이 건네주는 인생의 나침반이 있는 쉼터

 

 

 

여기 참 느린 펜션이 있다. 주변에서 길러 따온 싱싱한 채소와 든든한 고기로 한 상을 뚝딱 내어오면 손님은 도시살이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싹 사라진다. 큰마음 먹고 펜션에 왔는데 주인은 없고 시원하고 맑은 공기와 푸르른 산이 대신 반긴다. 펜션과 주인은 쉼을 제대로 안다. 인생의 굴곡을 건너오면서 딱 쉼표가 필요한 순간, 사랑과 자연을 만나 잉카의 쉼터가 탄생했다. 향긋한 꽃차로 마음의 여유를 누려도 좋고 든든한 한 끼로 정을느껴도 좋다. 잉카의 쉼터에 있는 그 순간 그 자체가 쉬어가는 여유다.

 

순리대로 흐르는 운명을 따라
주변에서 자꾸 젊은 나이가 좋다고 외친다. 물질 만능주의에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가치가 청춘이고 외향에 집착하니 더 그렇다. 인생의 묘미를 알 수 없는 나이를최대 가치로 여기는 우리는 정말 괜찮은 걸까. 시간이 흘러 안 보이는 사람이 보이고 머리로는 알면서도 가슴으로 믿지 못했던 인생이 있음을. 그 진리를 깨닫기까지 나이 먹음과 세월이 필요함을 깨달을 때. 그때 잉카의 쉼터&송원으로 발걸음이 향한다. 아스팔트가 깔려 시원히 내달리는 길이 아니다. 차를 타고 꼬불거리는 길을 달리면 잉카의 쉼터가 보인다. 압도되는 화려한 인테리어도 아니다. 정원에 나무로 만든 흔들의자가 있고 산새 속에 녹아 있는 풍경이 어색하다. 화려한 네온사인이빛나고 행렬이 쭉 늘어선 관광지가 아닌 것이 잉카의 쉼터의 매력인데 말이다. “저, 네이버 보고 왔어요”라는 손님의 인사를 들은 최호연 대표는 한달음에 달려온다. 전북 무주에 있는 잉카의 쉼터는 전국 각지에서 손님이 찾아온다. 어느 도시에서 힐링하기 위해 찾아온 손님일까. 최 대표는 꽃차를 소개하며 반갑게 맞이한다. 가마솥한방차, 경옥고차, 국화차, 블루/레몬차. 커피 메뉴도 다 있지만 최 대표가 강력히 추천하는 꽃차를 한 모금 마셔야 잉카의 쉼터의 매력이 느껴진다. 한적한 이곳에 잠시 머무르는 여유가 부러워지는 순간이다.


 

“인생의 모든 것을 다 겪어서 고달팠다고 할까요. 제 눈으로 너무 많은 것을 목격해서 스트레스를 받았죠. 마음에 장애가 있었던 거예요. 전북 무주에 내려와 산에서 나무를 벗 삼아 살았어요. 뙤약볕에 고무장화 신고 풀 뜯고 채소 재배하면서 살다가 3년 전에 펜션을 지었어요. 아웅다웅 살며 돈과 물질 욕심 부리던 과거의 허물을 벗고 가벼운 마음으로 잉카의 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남편과 사별한 상처가 있는 최 대표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 과거를 다독일 수 있었다. 허만상 공동대표는 재혼한 아내만 바라보는 애처가다. 청소, 빨래 등 집안 살림은 허 대표의 몫. 매일 해줘도 더 해주고 싶은 아내 바보다. 손님에게 꽃차를 내어주고 맛있는 식사를 뚝딱차리며 행복해하는 아내를 위해 모든 것을 수용했다. 허 대표는 “저 역시 재혼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사업에 실패한 후유증으로 인간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때 아내와 제2의 인생을 꿈꾸게 됐다”라며 “전북 무주로 내려오자고 했을 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아내와 나는 여기에서 다시 태어났다. 약초를 캐고 약초를 달이는 하루가 행복하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꽃차로 여유를 찾고 연잎 바비큐로 추억을 쌓고잉카의 쉼터는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1주일에 한 번씩 매주 월요일은 문을 닫고 휴식한다.  

 

 

꽃차에 조예가 깊은 최 대표가 강의 나가는 날에는 잉카의 쉼터가 운영되지 않는다. 허 대표는 “아내가 손님을 위해 꽃차를 우리고 요리한 음식맛을 도저히 흉내낼 수 없다. 순전히 아내의 손맛이 닿은 꽃차와 음식을 즐기기 위한 이곳을 찾아주신 분을 제가 대접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소박한 정을 전했다. 남편의 진심에 약간 멋쩍은 최 대표는 “쉬려고 도심에서 벗어났는데 여전히 바쁜 것 같다. 펜션일을 시작해 그런 것 같지만 저처럼 재충전이 필요한 손님들을 위한 일이라 힘든지 모른다”라며 “꽃차를 나눠주고 싶고 아름다운 꽃을 알리고 싶어서 잉카의 쉼터를 운영하며 어르신 체험학습이나 꽃차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진심은 늘 통합니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닌 것을손님 여러분이 더 잘 알고 계세요. 잉카의 쉼터를 찾아주시는 손님은 이곳을 운영하는 저희 부부의 인생을 이해해 주세요. 서두르거나 급하지 않고 느리게 가는 삶을요. 가끔 제가 없어서 허탕을 칠 때도 있지만 다음에 꼭 다시 찾아 주세요. 주변에서 나는 재철 채소를 한가득 대접하면 얼마나 기뻐하시는지 몰라요.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마시고 혀끝으로 음미하는 꽃차를 내어 드리면 아이처럼 신기해 하신답니다. 여담일까요? 잉카의 쉼터에서 숙박하신 분들은 다음날 숙취가 없어요.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싱싱한 자연을 먹고 모든 시름을 내려놓아서일까요. 제가 준비한 아침상을 맞아주신답니다. 잠깐이지만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건 결국 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연의 힘을 빌어서 저는 거들 뿐이죠. 그래서 더더욱 이곳을 떠날 수 없습니다.”

 

 


 

최 대표가 맛깔난 음식과 인생을 들려주며 알뜰살뜰하게 운영하는 잉카의 쉼터 내부를 들여다보자. 벽면을 한가득 메우고 있는 곱디고운 말린 꽃차 병들이 그간두 대표의 정성과 애정, 그리고 쉼터를 위해 지내온 4계절이 모두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15명 정도만 수용할 수 있는 아기자기 한 테이블 위에 최 대표는 싱싱한 채소샐러드와 곁들이면 좋은 식사 메뉴로 등심돈까스, 치즈돈까스, 단호박돈까스를 요리한다.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철판떡갈비는 잉카의 쉼터의 대표 메뉴다. 잉카의 쉼터에서 먹는 연잎바베큐는 천상의 맛을 자랑한다. 가족, 연인, 친구와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에 완벽한음식들이 준비돼 있다.

 

도시 사람들은 한밤중인 시간인 새벽 4시. 잉카의 쉼터의 하루가 열린다. 허 대표는 머리를 질끈 묶고 자연인이 되어 산으로 향한다. 도시에서는 시도할 수 없는 비주얼이지만 그에게 맞춤옷이 된 스타일. “예전에 자연속에서 사는 사람을 보면 이해할 수 없었는데 지금 제가 그렇게 살고 있다. 이게 정말 편하다”라며 한때 잘나가던 중후한 CEO의 카리스마를 뒤로한 채 인자한 미소를 보인다. 그런 남편을 보고 있자니 아내인 최 대표는 “아주머니 팬이 많다. 비주얼은 예술인 같고 색소폰을 불면 환호하며 좋아한다. 어느새 손님들과 수다를 떨고있다”라며 귀여운 질투를 한다. 꼭꼭 숨은 약초를 찾아내 다듬고 끓인다. 김이 모락모락 나면 향에 취해 잠시 걸터앉는다. 젊고 한참 잘 나갔을 때는 이 기쁨의 크기를 몰랐다. 잉카의 쉼터는 오는 이에게 딱 하나의 메시지를 전한다. “브라보! 유어 라이프!”

 

홈페이지: http://inca.edenst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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