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각되면 발각되는 대로의 짜릿함 : 얼굴 없는 동물들이 건네는 위로
글: 김혜린 큐레이터
글: 김혜린 큐레이터
황혜정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 <발각되면 발각되는 대로의 짜릿함>이 11월 13일부터 12월 13일까지 카라스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연이은 미술시장 불황 속에서 기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신진작가 황혜정. 개인전에서 2회 연속 작품을 완판(SOLD OUT)시킨, 젊은 블루칩 작가,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어떻게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작업의 계기가 있는지.
나는 상당히 모범생이었다. 작업도 열심히 했고, 성적도 좋았으나 졸업 후 알 수 없는 공허함이 찾아왔다. 나 자신을 찾고 싶어 유학을 가게 되었고 돌아온 후부터 전업작가 생활을 시작했는데 쉽지 않았다. 작업을 포기하고 싶었을 때 카라스 갤러리 배카라 관장님을 만나 전속작가가 되었고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나는 상당히 모범생이었다. 작업도 열심히 했고, 성적도 좋았으나 졸업 후 알 수 없는 공허함이 찾아왔다. 나 자신을 찾고 싶어 유학을 가게 되었고 돌아온 후부터 전업작가 생활을 시작했는데 쉽지 않았다. 작업을 포기하고 싶었을 때 카라스 갤러리 배카라 관장님을 만나 전속작가가 되었고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번 작업에 관한 간단한 설명 부탁 드릴게요. 특히 ‘새’ - 우고 론디노네 작가의 시를 읽고 오마주 한 작업에 관한 이야기도 부탁드립니다.
이번 전시명이 <발각되면 발각되는 대로의 짜릿함>, 부제는 얼굴 없는 동물들이다. 작업 안에서 나는 얼굴을 가린 채 일상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마음껏 누리며 더 자유롭고 더 순수한 동물들이 된다. 몸을 비틀고, 옷을 입지 않는다.
나는 이런 위반을 통해 잃어버렸던 자아를 회복한다. 작업 ‘새’는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의 짧은 시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의 시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I am tired of my hands, I want wings!” 나는 얼굴을 살짝 내려놓고 나만의 날개를 꽂아 넣었다. “I am tired of my head, I want wings!”
이번 전시명이 <발각되면 발각되는 대로의 짜릿함>, 부제는 얼굴 없는 동물들이다. 작업 안에서 나는 얼굴을 가린 채 일상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마음껏 누리며 더 자유롭고 더 순수한 동물들이 된다. 몸을 비틀고, 옷을 입지 않는다.
나는 이런 위반을 통해 잃어버렸던 자아를 회복한다. 작업 ‘새’는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의 짧은 시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의 시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I am tired of my hands, I want wings!” 나는 얼굴을 살짝 내려놓고 나만의 날개를 꽂아 넣었다. “I am tired of my head, I want wings!”
이번 전시 작품과 사운드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싱어송 라이터 ‘wony’, 와 ‘Raphic’과 콜라보레이션 한 <나 슬금>은 어떻게 나오게 되었나요?
‘Wony’, ‘Raphic’ 과는 우연히 작업실에서 만났고 재미있는 것을 해보고 싶었다. 평소에 외면했던나와 다른 모습들을 인정하고, 인정받고 싶다는 이야기를 주제로 한 콜라보 작업이다. 우리는 음악과 미술이 어떻게 하면 더 잘 섞일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 결과 작업 안에서 시각, 청각, 촉각의 감각 모두를 다루게 되었다. 특히 아트웍에서는 뮤지션의 손길을, 음악에서는 아티스트의 소리를 찾는 재미가 있다. 소리는 새로운 세계인 것 같다. 문학에서의 공감각적인 심상과 같다고 할까.
‘Wony’, ‘Raphic’ 과는 우연히 작업실에서 만났고 재미있는 것을 해보고 싶었다. 평소에 외면했던나와 다른 모습들을 인정하고, 인정받고 싶다는 이야기를 주제로 한 콜라보 작업이다. 우리는 음악과 미술이 어떻게 하면 더 잘 섞일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 결과 작업 안에서 시각, 청각, 촉각의 감각 모두를 다루게 되었다. 특히 아트웍에서는 뮤지션의 손길을, 음악에서는 아티스트의 소리를 찾는 재미가 있다. 소리는 새로운 세계인 것 같다. 문학에서의 공감각적인 심상과 같다고 할까.
작가님 작품은 얼굴이 가려져 있는데 이유가 궁금합니다. 작품에 사용된 양모라는 소재도 재미있어요. 재료와 기법에 대한 작가님의 방식이 있나요?
작업은 대부분 얼굴을 숨기고 있다. 그리고 그 공간은 양모나 털로 이루어진 촉각의 공간이다. 재료와 기법에 대한 나만의 방식이라기보다는 내 작업의 시작이 어릴 적 촉각에 대한 경험으로부터 비롯됐다. 어릴 적 엄마의 눈썹을 만지는 버릇이 있었고 성인이 된 후에도 나는 내 눈썹을 만지곤 했다. 다 큰 어른이 눈썹을 만진다는 것은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나지만 사실 더 솔직한 ‘나’이다. 힘들 때 눈썹을 만지면서 위로를 받았던 것과 같이 내 그림 속 인물들은 나만의 촉각적 공간에서 자유롭고 편안해진다. 또한 마스크 안에서 솔직하고 당당해진다. 슈퍼 히어로처럼.
작업은 대부분 얼굴을 숨기고 있다. 그리고 그 공간은 양모나 털로 이루어진 촉각의 공간이다. 재료와 기법에 대한 나만의 방식이라기보다는 내 작업의 시작이 어릴 적 촉각에 대한 경험으로부터 비롯됐다. 어릴 적 엄마의 눈썹을 만지는 버릇이 있었고 성인이 된 후에도 나는 내 눈썹을 만지곤 했다. 다 큰 어른이 눈썹을 만진다는 것은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나지만 사실 더 솔직한 ‘나’이다. 힘들 때 눈썹을 만지면서 위로를 받았던 것과 같이 내 그림 속 인물들은 나만의 촉각적 공간에서 자유롭고 편안해진다. 또한 마스크 안에서 솔직하고 당당해진다. 슈퍼 히어로처럼.
여성의 신체를 통해서 내적인 욕구나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작가님 작업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도 괜찮을까요?
여성의 나체보다는 무성의 동물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신체가 주는 정체성 역시, 페미니즘적 여성의 정체성이기보다는 개인의 정체성에 가까운 것 같다. 상반신과 하반신을 엇갈리게 보여주거나 같은 이미지를 중첩 시키는 것도 위반하고 싶고 금기를 깨고 싶은 반항심의 표출이다.
여성의 나체보다는 무성의 동물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신체가 주는 정체성 역시, 페미니즘적 여성의 정체성이기보다는 개인의 정체성에 가까운 것 같다. 상반신과 하반신을 엇갈리게 보여주거나 같은 이미지를 중첩 시키는 것도 위반하고 싶고 금기를 깨고 싶은 반항심의 표출이다.
섬세한 드로잉을 보여주는 시각적인 부분과 오브제를 통한 촉감 두 가지 감각이 어우러진 작품 같아요. 드로잉과 오브제를 함께 작업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오브제가 상징하는 것들이 있다. 부품들은 작업 속 몸과 함께 하거나 몸을 숨기는 장소, 특히 얼굴을 가리는 가면 위에 위치하고 있다. 일종의 통로 역할을 하는 호스는 배설의 의미를 갖는다. 의자는 어릴 적 동물 흉내를 내며 의자 밑으로 들어가 놀았던 기억에서 비롯된다. 선풍기는 휴식과 편안함을 의미한다. 나아가 위반을 장려하는, 위반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동력을 의미한다.
오브제가 상징하는 것들이 있다. 부품들은 작업 속 몸과 함께 하거나 몸을 숨기는 장소, 특히 얼굴을 가리는 가면 위에 위치하고 있다. 일종의 통로 역할을 하는 호스는 배설의 의미를 갖는다. 의자는 어릴 적 동물 흉내를 내며 의자 밑으로 들어가 놀았던 기억에서 비롯된다. 선풍기는 휴식과 편안함을 의미한다. 나아가 위반을 장려하는, 위반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동력을 의미한다.
개인전을 열 때마다 솔드 아웃 판매를 하는 특별한 비결이 있나?
무엇보다도 카라 관장님의 능력이 크다. 작가는 작가로서 본분을 다하고, 갤러리는 갤러리로서 역할을 잘하는 좋은 갤러리를 잘 만난 것 같다.
무엇보다도 카라 관장님의 능력이 크다. 작가는 작가로서 본분을 다하고, 갤러리는 갤러리로서 역할을 잘하는 좋은 갤러리를 잘 만난 것 같다.
앞으로의 작업 계획은?
내년 겨울 11월에 카라스 갤러리에서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고, 내년 상반기에 영국과 뉴욕 아트페어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작품을 감상하는 많은 분들이 작업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고는 한다. 이것 역시 ‘머리’인 것 같다. 생각하고, 분석하고, 맞추려고 하고 하는 것들, 편안한 마음으로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를 즐겨 주셨으면 한다.
내년 겨울 11월에 카라스 갤러리에서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고, 내년 상반기에 영국과 뉴욕 아트페어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작품을 감상하는 많은 분들이 작업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고는 한다. 이것 역시 ‘머리’인 것 같다. 생각하고, 분석하고, 맞추려고 하고 하는 것들, 편안한 마음으로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를 즐겨 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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