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갈등, 도대체 어디에 원인이 있나?”
“한일갈등, 도대체 어디에 원인이 있나?”
  • 정하연
  • 승인 2019.10.14 1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10월 8일 아베 총리는 참의원 본회의에 참석, “한국은 중요한 이웃국가로 북한 문제를 시작해 한일, 한미일의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한국이) 한일 청구권협정 위반 상태를 방치하는 등 신뢰관계를 해치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관계 복원의 계기를 한국이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꿈쩍하지 않고 일본과의 경제전쟁을 이어나가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GDC에서 최근 추규호 전 대사가 한일갈등의 원인에 대한 강연에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는 한일미래포럼대표, 주영국대사관 특명전권대사, 주일대사관공사, 주시카코 총영사, 한국외교협회 부회장, 주일본공사관 참사관 등을 거친 외교통이다.
 
추규호 전 일본 대사가 한일갈등의 원인에 대한 내용으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시사매거진CEO 정하연기자 촬영
추규호 전 일본 대사가 한일갈등의 원인에 대한 내용으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촬영=정하연기자)
 
일본에게 한반도는 비수이자 젖줄
우리나라의 역사는 곧 ‘지정학적 위치’에서 많은 것들이 결정되어 왔다는 것이 추 전 대사의 설명이다. 우선 한반도는 중국이라는 거대국과 일본이라는 섬나라 사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외세를 끌어들이는 지남철’과 같은 위치에 존재한다. 일본은 한반도를 통해서 대륙으로 뻗어나가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고, 중국은 한반도까지 점령해 거대 제국을 만들고 싶어 한다. 특히 한반도는 일본에게는 이중적 위치를 가지고 있는 국가다. 이에 대해 추 전 대사는 ‘비수이자 젖줄이다’라고 표현한다.

“그간 한국을 통해서 일본으로 많은 문화가 흘러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한반도는 일본이 문화를 흡수하는 젖줄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반면, 비수이기도 합니다. 한반도가 만약 일본에 적대적인 국가가 되어 버리면 일본은 고립된 섬나라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일본은 한반도의 안보에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일본이 한반도 상황에 민감해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기도 합니다.”
 
조선 중기의 문신 류성룡이 기록한 징비록 사진=시사매거진CEO(출처: 위키피디아)
조선 중기의 문신 류성룡이 기록한 징비록 (사진=위키피디아)

조선 중기의 문신 류성룡이 임진왜란 동안 경험한 사실을 기록한 <징비록>에 “일본과는 절대로 화평을 잃어서는 안 된다”라는 말이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라고 한다. 일본이 호시탐탐 한반도를 노릴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언제 다시 침략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이는 현대에 들어 곧 ‘정한론(征韓論)’으로 이어진다. 1870년대를 전후하여 일본 정계에서 강력하게 대두된 조선 공략론이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경제 전쟁’이라는 새로운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결국 일본은 우리나라와의 관계에서 초창기부터 이러한 야욕을 가지고 있고, 지금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일관계의 악화가 촉발된 것은 바로 우리나라 법원의 강제징용 배상에 대한 판결이었다. 국가의 청구권은 소멸했을지도 모르지만, 개인의 청구권이 살아있다는 판결을 내리자 일본은 극도의 분노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은 무려 14년간의 협의를 통해서 드디어 ‘65년 협정’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일본도 한국도 이 협정이 다시는 되돌이킬 수 없는 불가역적인 성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본 역시 ‘65년 협정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한국 대법원에 의해서 개인 청구원이 살아있다고 하니 일본으로서는 날벼락 같은 소리였을 것입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위안부문제를 다룬 영화 귀향(2016) 사진출처=네이버영화
(사진=일제강점기 시절 위안부문제를 다룬 영화 귀향(2016)의 한 장면)

하지만 일본과의 갈등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했을 때에도 매우 놀랐으며, 위안부 문제가 다시 불거진 것도 일본을 자극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우리의 입장에서는 ‘우리 땅에 우리 대통령이 가는 것이 무슨 문제냐’라고 할 수 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고 전격적인 한국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일본은 크게 당황했다.
 
대국으로서의 면모 보이는 것도 해법 중 하나
특히 이번에 한국과 일본이 정면으로 부딪힌 것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정치방식 때문이기도 하다. 과거 우리나라는 일본과의 문제가 있을 때마다 미국을 압박해 일본과의 갈등을 완화시켜왔던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과는 다른 스타일이기 때문에 한일 간의 문제에 개입하기를 싫어했고, 결국에는 한국과 일본이 완충장치 없이 전격 충돌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일본에 대한 정책이 바뀐 것도 이러한 갈등을 증폭시킨 하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일본은 박근혜 정부에 들어 대법원이 65년 협정을 깨뜨렸다고 생각하고,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는 이것에 더불어 위안부 문제까지 제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우리는 아베 총리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봐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은 젊은이들에게 근현대사를 거의 가르치지 않습니다. 대학 입학시험에서조차 역사 과목은 빠져 있습니다. 아베 역시 전후 세대이기 때문에 한일 관계를 책으로만 배워왔을 것이고 일본 보수 우익의 기본적인 기조인 ‘정한론’을 가진 정치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채무의식도 거의 없는 편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배운 한일관계의 역사 인식으로 아베나 일본국민들을 보는 것은 무리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일본과의 관계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아베에 대한 연구가 좀 더 필요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일본과의 갈등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추 전 대사는 “우리가 대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인다면 일본은 수그러들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문제를 돈의 문제로 끌고 가기 보다는 우리가 대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이면서 ‘대한민국 국민은 대한민국 정부가 보호하겠다. 너희들은 제대로 된 사과나 하라’는 식으로 발상의 전환을 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마도 이런 방법이 일본에게는 더욱 날카로운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강의가 끝난후 참석한 인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촬영=시사매거진CEO 정하연기자
강의가 끝난후 참석한 인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촬영=정하연기자)

또 그는 국내 정치를 좀 더 안정시키는 것도 한일갈등을 장기적으로 풀어나가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정치인들이 외교나 안보의 문제를 권력 투쟁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삼을 때 문제는 더욱 커진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되면 다른 나라에게는 한국의 외교 원칙이 불안정해 보이고 믿을 수 없는 나라라고 인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일 간의 갈등은 분명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적인 국가로서 책임 있는 역사적 반성을 하지 않는 일본의 문제가 가장 크고, 또 ‘전쟁국가’로 변신하려는 헌법 개정의 의도 역시 매우 불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는 어떤 방식으로든 계속된다. 특히 일본은 동아시아 정세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국가인 만큼 함부로 대할 수 있는 나라도 아니다. 이제 한일 간의 갈등은 출구를 찾아야할 때이기도 하다. 언제까지 경제 전쟁을 이어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제 정치인들도 이 문제에 적극 관심을 가지고 초당적인 대응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진미파라곤 1225
  • 대표전화 : 02-780-0990
  • 팩스 : 02-783-25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가영
  • 법인명 : 종합시사뉴스매거진
  • 제호 : 시사매거진CEO
  • 등록번호 : 영등포, 라 00552
  • 등록일 : 2010-11-19
  • 발행일 : 2011-03-02
  • 발행인 : 최우림
  • 편집인 : 최우림
  • 시사매거진CEO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시사매거진CEO.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isanewszine@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