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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 가곡의 힘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 가곡의 힘
  • 정하연
  • 승인 2019.07.24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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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민과 함께 가곡을 부르는 그 날을 꿈꿉니다”
인터뷰 ‘이마에스트리’ 양재무 음악 감독
지난 6월 11일, 일명 ‘보이스 오케스트라’라고 불리는 <이마에스트리(I MAESTRI)>의 제14회 연주회가 전석 매진의 놀라운 기록을 이어가면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오페라 87명을 포함해 총 108명의 대규모 인원이 오른 이날 음악회는 감동의 물결 그 자체였다. 전문 오페라 연주자로 구성된 이마에스트리는 세계 최초이자 세계 유일의 합창단이며, 세계인들의 공감과 극찬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컨텐츠로 성장하고 있다. 이마에스트리를 이끄는 양재무 음악 감독을 직접 만나, 이제까지의 성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전 세계 관객들에게 큰 감동 줘
지금과 같은 경기불황에 클래식 무대가 ‘전석 매진’이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의 합창석까지 모두 매진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그만큼 이마에스트리의 무대가 많은 감동을 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선 14회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끝낸 양재무 음악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번 연주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어려운 상황에서 진행이 됐습니다. 서울시와 메세나에서 해주던 지원이 끊겼고, 후원사들도 단 2군 데 밖에 후원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이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까 많은 고민을 했지만, 다행히도 일반 관객들이 많이 찾아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86명이라는 거대한 음량이 콘서트홀을 가득 채운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큰 감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오는 10월 <한국 가곡의 날>과 내년이 있을 제15회 연주회가 무척 기대가 됩니다. 이제 저희는 저희와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프레셔도 크지만, 그것이 관객들에게 더 많은 감동을 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마에스트리’는 이탈리어로 ‘장인’을 뜻하는 마에스트로의 복수형이다. 직역하자면 ‘장인들’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이마에스트리는 베테랑 음악가들의 모임이다. 실제 매우 엄격한 심사를 통해서 함께 하기를 권하게 되고 정확한 연습량을 채워야 계속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친목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엄격한 룰을 가진 프로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탄생의 배경은 ‘함께 모이면 더 좋은 성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마에스트리’ 양재무 음악 감독이 인터뷰에 응하기 전 잡지에 실을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촬영=시사매거진CEO 이 신 기자
‘이마에스트리’ 양재무 음악 감독이 인터뷰에 응하기 전 잡지에 실을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촬영=이 신 기자)

“한국인들은 혼자 하는 것은 꽤 잘합니다. 하지만 단체 경기에서는 다소 약한 면모를 보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제 한국 성악은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위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불러모아 함께 음악을 한다면 우리 한국의 음악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이태리 유학자들이 전체의 80%이고, 나머지는 독일과 미국에서 유학한 사람들입니다. 거기다가 3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의 다양한 성악가가 있으니 함께 모여 있으면 그 무엇도 두려울 것 없습니다.”
성악가들은 평소에는 각자 자신의 활동을 한다. 교수로 활동하기도 하고, 개인 독창회를 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1년에 한 번 정해진 스케쥴에 따라 연습을 하고 연주회를 한다. 마치 ‘국가대표 축구팀’의 개념과 비슷하다.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면서도 최고의 역량을 갖춘 성악가들의 모임이 바로 이마에스트리다. 
 
양재무 음악 감독에 지휘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단원들의 모습 사진=이마에스트리 제공
양재무 음악 감독에 지휘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단원들의 모습 (사진=이마에스트리 제공)

“2006년 처음 창단하고 연주회를 할 때부터 반응이 무척 뜨거웠습니다. 다음 해인 2007년부터 일본 동경의 산토리홀을 시작으로 일본 오사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나호드카, 대만 최고의 무대인 국립음악당에 초대받았습니다. 또한, 세계적인 국제 성악 콩쿠르가 열리는 일본 하마마츠시의 액트씨티에서도 관객을 압도할 만한 연주회를 했습니다. 또 까다롭기로 소문이 난 중국 클래식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낸 경우도 있었습니다. 더불어 2017년 10월에는 유럽 4개국 투어를 통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오는 10월 <한국 가곡의 날> 성대하게 개최 예정
양재무 음악 감독은 서울오페라단 부단장, (사)한국음악협회 이사, 대한민국 국제음악제 집행위원을 역임하면서 국내 성악계의 큰 형님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의 성악이 세계로 뻗어 나가고 더 많은 발전을 하는데 있어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마에스트리 전 세계인의 감동을 끌어낸 것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다. 바로 ‘제시부’라는 것을 도입했던 것. 일반적인 서양 오페라의 경우 대부분 이러한 제시부를 통해 관객의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반면, 국내 성악에는 이런 부분이 없다. 

“음식으로 치자면 전체요리, 스프에 해당하는 부분이 바로 제시부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본론부터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분위기를 잡아나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가곡 ‘아리랑’ 앞에 이러한 제시부를 넣어왔습니다. 별도의 가사는 없고 국악의 세마치 장단에 ‘우’라는 음성을 한 40초간 넣어 봤습니다. 그렇게 하니까 호응도가 훨씬 높아졌습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한을 가지고 있는 러시아에서 이렇게 공연을 했더니 이 제시부에부터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세계인과 공감하기 위해서는 우리 성악도 서양 오페라의 형식을 접목하는 것도 중요한 일 중의 하나입니다.”
 
14회 연주회에서 연출된 반딧불 오베이션 관객들이 음악에 집중하면서 이에 대해 감동해 스스로 핸드폰을 켜 호응하고 있는 모습이 보여진다. 사진=이마에스트리 제공
14회 연주회에서 연출된 반딧불 오베이션 관객들이 음악에 집중하면서 이에 대해 감동해 스스로 핸드폰을 켜 호응하고 있는 모습이 보여진다. (사진=이마에스트리 제공)
 
특히 지난 14회 연주회에서는 일명 ‘반딧불 오베이션’이 연출되기도 했다. 원래 공연장에서는 핸드폰 사용이 금지되지만, 감동한 관객들이 저마다 핸드폰을 켜고 호응을 해서 마치 반딧불이 반짝이는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이러한 관객들의 호응에 연주자도 감동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양 감독은 올해 10월에 있을 <한국 가곡의 날> 행사에 온 정신이 집중되어 있다. 이제까지 3천 명, 만 명이 함께 노래를 불러본 경험도 있으니 이날 행사에서 더 많은 국민들이 동참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나라의 상품들과 우리의 음악이 함께 접목이 되어 세계로 진출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저는 원래 단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잘 안합니다. 고맙지 않아서가 아니라 늘 오늘 어떻게 잘할까, 내일 어떻게 잘할까 고민하기 때문입니다. 단원들의 수고로움이 없었으면 지금의 이마에스트리는 존재할 수도 없었습니다. 아울러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자동차나 조선, 핸드폰등에 이마에스트리의 이미지 매칭을 해 더 많은 한국의 기업이 저희와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의 제품과 한국의 음악이 결합되면 더욱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문화는 늘 어려울 때 활짝 피었습니다. 세계 2차 대전 후에 유럽의 문화가 활짝 핀 것이 그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도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이러한 문화콘텐츠가 국민들의 마음을 다잡게 하고 세계인의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양재무 감독의 열정과 헌신, 그리고 100여 명이 이르는 단원이 건재한 이상, 한국 성악계가 전 세계에서 더 많은 각광을 받는 날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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