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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정치] 문 대통령이 결국 ‘평화의 시대’를...
[국내정치] 문 대통령이 결국 ‘평화의 시대’를...
  • 박경민
  • 승인 2019.07.1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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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결국 ‘평화의 시대’를 연다는 시그널들
6월 30일 세기의 만남이 이뤄지기 전 한미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있었다. (사진=청와대)
6월 30일 세기의 만남이 이뤄지기 전 한미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있었다. (사진=청와대)
 
지난 6월 30일, 전 세계는 느닷없는 ‘세기의 만남’을 목격했다. 문재인,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갑작스러운 ‘트위터 만남’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많은 언론에서 ‘사전 기획설’을 말하기도 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당황스러운 얼굴에서는 그날의 만남이 갑작스러웠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하지만 이날의 만남 자체는 즉흥적이었을지는 몰라도, 물밑에서는 문 대통령의 끊임없는 조율과 인내, 그리고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가 작용한 것은 틀림없다. 그간 교착상태를 넘어 지지부진했던 남·북·미 관계였지만, 국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계속해서 ‘작업’이 이루어졌음을 실감케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끈질기고 꾸준한 노력
하노이에서의 ‘노딜 회담’으로 인해 그간 많은 국민이 남북평화의 시대에 대한 우려를 한 것을 넘어 실망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험한 말’을 하기도 했다. 지난 6월 27일까지만 해도 북한 외무성은 연일 담화를 발표하면서 “미국은 온전한 대안을 내놔라. 남측은 제집이나 챙겨라”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이런 이야기도 했다.

“지금 남조선 당국자들은 저들도 한판 끼여 무엇인가 크게 하고 있는 듯한 냄새를 피우면서 제 설 자리를 찾아보려고 북남 사이에도 여전히 다양한 경로로 그 무슨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듯한 여론을 내돌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식량 지원을 본격화하고 있었고 212만 명 분량, 쌀 5만 톤을 지원하려는 와중이었다. 이러한 형국은 북한이 또다시 ‘먼 길’을 떠난 듯 했고, 남한은 그저 쌀이나 퍼주면서 그 발길을 잡으려는 듯한 모양새였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해서 대화의 노력을 이어갔다. 통일부는 북한 외무성의 담화가 있은 다음 날인 28일 청화대는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는 남북공동선언을 비롯한 남북 간 합의를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간다는 입장이고 이러한 입장엔 변함이 없다. 남북·북미 간 조속한 대화 재개를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라고 밝혔으며 또한 “정부 입장에서 계속 대화 재개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는 것만 말씀드리겠다”라고 언급했다. 이를 ‘궁색한 변명’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6월 30일의 깜짝 만남은 통일부의 이러한 노력은 결코 허풍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그렇다면 향후 남·북·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물론 앞으로도 난관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하지만, 그 난관 중에서도 조금씩 협상의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결국 문재인 대통령은 그 어려움 속에서 평화의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는 시그널이 곳곳에 존재한다.

우선 그 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말했던 ‘중재자’론이 이번 만남을 통해서 확고하게 증명이 되었다. 결국,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결정적 당사자는 미국이 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우리나라가 ‘우리 민족끼리’를 외친다고 해도 유엔 제제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더구나 오랜 한미동맹까지 깨뜨린다는 것은 국내의 극심한 반발을 유발하는 것이다. 따라서 누군가가 북한과 미국 사이의 ‘판’을 깔아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고,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판문점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빠져준 것은 매우 현명한 처사라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또 다른 반전 준비되고 있을 수도
더욱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판문점에서 세기의 만남까지 한 마당이 이제 북한과 미국은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 이 상황에서 북한이 다시 실무 협상에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에 이제 항구적인 평화 체제는 물 건너간 것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할 때 전 세계는 ‘북한 회의론’에 빠질 것이고, 칼자루를 쥐고 있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의 액션을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은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뒤에는 북한 문제에 신경 쓸 겨를 자체가 없다. 또 만약에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이 실패했을 경우, 다음 정권에서 지금과 같은 북미 관계의 진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미지수일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기질이 지금의 상황을 이끌어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은 어떻게 해서든 미국 선거 이전에 ‘분명하고’, ‘확실한’ 대안을 내놓아야하는 입장에 처해 있다.
6월 30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갑작스럽게 성사된 남북미 정상회담 (사진=청와대)
6월 30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갑작스럽게 성사된 남북미 정상회담 (사진=청와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향후에도 ‘중재자’ 혹은 ‘조연’의 역할을 자처할 가능성이 높다. 그간의 경험으로 보아 ‘남북의 문제’는 결국 ‘북미의 문제’라는 것을 깊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에 대해 일부 비판적인 세력들은 문 대통령의 역할을 ‘종속 변수’라고 폄하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중재자’에 충실하려는 입장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중재자의 역할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고, 이것이 또한 향후 북미관계의 개선을 보여주는 시그널이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나선다고 해도 결국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을 원할 것이고, 문 대통령이 지나치게 나선다고 해도 미국은 그에 따라 자신의 입장을 변화시킬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2일 오전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향후 남북미 관계를 어림해볼 수 있는 다양한 발언을 했다. “(판문점 만남을 통한)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의 종식과 평화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 “과거 정치 문법을 뛰어넘는 과감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제가 늘 강조했던 것처럼 남북관계의 개선과 북미대화의 진전은 서로 선순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향후에도 북미의 대화에 주력할 것이며, 과거의 외교적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하겠다는 의미이다. 특히 이번 회담이 ‘트위터’에 의해서 촉발되었다는 점은 이러한 ‘상상력’의 의미를 알 수 있게 한다. 이제 문 대통령은 과거의 문법에서 완전히 탈피, 전혀 색다른 외교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을 것이며, 이제까지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방법으로 남북미 간의 관계를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문 대통령은 이제 더 이상 남북의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회의론, 그리고 야당의 비판과 공격에 얽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많은 비난이 있더라도 결국 ‘결과’로 보여준다면, 그간의 여론을 한 번에 뒤집는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를 통해서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남북관계는 때로는 느리고, 지나치게 진전이 없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또 다른 ‘반전’을 준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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