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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 그리고 전략
[정치]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 그리고 전략
  • 박경민
  • 승인 2019.06.17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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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이 점점 깊어가고 있다. 경제문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북핵 문제는 또다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최근 국회가 열리지 않아 추경예산마저 통과가 되지 않고 있다. 추경이 통과되지 않으면 그나마 정부 돈으로 경기를 부양하려는 노력마저 수포가 될 수밖에 없다. 사면초가에 빠진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이러한 난국을 어떻게 돌파해 나가려고 하는 것일까?
 
2019국가재정전략회의 사진=효자동 사진관
2019국가재정전략회의 사진=효자동 사진관
 
답답, 억울 … 속 타는 마음
한국 경제는 현재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가 고착화하는 ‘3저’ 시대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높은 실업률, 국가채무 급등도 구조적인 장기침체의 가속화 요인이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2000년 이후 19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물론 경제문제는 2~3년 만에 확 좋아지거나 확 나빠지지는 않는다. 특히 경제는 ‘체질’의 변화와 관련이 깊다. 한두 가지의 정책이 경제를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경제의 방향과 국민의 심리가 한데 모여 특유의 경제체질을 형성하게 된다. 이것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분명 시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부는 분명 억울한 점이 있다. 그런데도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책’을 비판하고, 국민은 당장 체감 경기가 좋지 않으니 매우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지금의 40% 후반대는 ‘선방’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일단 문 대통령은 ‘추경’을 통해서 대응하고 있다. 2년 연속으로 3차례가 추경을 편성했고, 특히 내년 예산을 ‘500조 이상’으로 잡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어쨌든 예산을 통해서라도 경기를 부양해야만 버틸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호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남은 문재인 정부의 임기 동안 경기가 조금이라도 반등세를 보인다면, 이제까지 문 대통령이 받아왔던 비판이 한꺼번에 뒤집힐 수도 있다. 또한, 그 결과 과거의 시간들이 모두 ‘새로운 경제체질을 만들기 위한 인내의 시간’이라는 평가가 내려진다면, 문 대통령은 성공한 ‘경제 대통령’으로서의 면모를 보일 수도 있다.
 
190526 서울 숭례문 규탄대회
190526 서울 숭례문 규탄대회
 
특히 북한과의 경제 협력이 이뤄질 경우, 이른 시간 안에 경제가 안정화될 수도 있다. 북한에 대규모 민간 투자가 이뤄지고 상당한 일자리가 마련될 경우, 이는 한국 경제에 기존에는 없었던 엄청난 규모의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북한과의 관계 역시 문 대통령에게는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과거와는 분명하게 차원이 다른 평화의 단계를 만들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마무리’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남한에 잘 협조할 것 같았던 김정은 위원장이 다소간 ‘삐딱선’을 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답답할 수밖에 없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은 연이어 미사일 공장을 살펴보기도 했다. 미국을 향한 무언의 압박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20일 이상 공개석상에 자리는 나타내지 않아 과연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도 의심받고 있다. 남북평화를 파격적이고 감동적으로 열어낸 문 대통령으로서는 지금의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이러한 행보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하는 <북한경제리뷰>에서는 ‘북한의 경제가 유엔제재로 큰 위기에 봉착했다’라고 진단하고 있다. 북한 내의 자체적인 동력이 없는 이상, 이 상태로 계속 가기 힘들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결국 김정은 위원장은 지금의 고자세를 다시 낮추고 국제무대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목표했던 한반도 평화와 경제협력에 한층 더 다가서게 된다.
 
결국, 모든 문제는 ‘시간’으로 귀결
야당과의 협치 문제도 문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부분 중의 하나이다. 현재 자유한국당의 경우 계속해서 문 대통령과의 1:1 회담을 요구하고 있고, 청와대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또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하루라도 국회 탓을 하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나”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이 민주당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에게도 대립각을 세우면서 협치는 점점 멀어져 가고 국회는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물론 이 역시 대통령으로서는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아무리 대통령이 공약을 실천하거나 혹은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려고 해도 야당에서 이를 도와주지 않으면 무산되어 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대통령 관점에서 ‘당부’를 하라고 해도 이를 ‘간섭’이라고 말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도 내년 총선을 기점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만약 민주당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승리하게 된다면, 이제 더 야당의 발목잡기가 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마저도 앞으로 약 10개월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그때까지 특별한 문제가 없고, 총선에서 이기는 두 가지의 조건이 충족되면 문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행복한 일이지만, 이 10개월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뛰고 있다는 점은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전망을 밝게 만들어 주고 있다. 특히 친문과 반문을 아우르는 그의 광폭 행보는 향후 민주당의 일치단결을 끌어낼 수 있고, 이것이 총선에서 강한 힘으로 작용하면서 승리를 이끌어 올 수가 있다.

결국, 현재 문재인 대통령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바로 ‘시간’이다. 경제도 그렇고, 북한 문제도 그렇다. 또 내년 총선까지의 시간도 견뎌야만 한다. 시간이 결국 모든 것을 해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야당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여당과 문 대통령을 공격할 것이고, 따라서 여론도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금의 지지율로 봐서는 더 내려가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사실 문재인 정부의 경제문제에 대한 공격은 한두 달 사이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그런 만큼 여전히 문재인 대통령을 50% 가까이 지지하는 국민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문재인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또한, 이들은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묵묵하게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50%를 전후한 지지율은 문 대통령의 ‘철벽 지지층’이고, 이들이 있는 한 국정 추진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여기에서 지지율 하락의 폭이 커진다면 그때는 문제가 완전히 달라진다. 전통적인 지지층까지 떨어져 나간 것은 문 대통령에 완전히 실망한 것이며, 여기에 레임덕까지 겹치게 되면 차기 총선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결국,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이 난국을 어떻게 버텨나가야 할지 골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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