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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회수된 조선의 보물들
[문화유산] 회수된 조선의 보물들
  • 이가영
  • 승인 2019.06.1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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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국전도'부터 국보 '양녕대군의 친필 숭례문 목판'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도난당한 문화재들의 회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리아
 
문화재청이 5월 29일에 공개한 보도 내용엔 조선시대의 세계지도인 만국전도(萬國全圖, 보물 제1008호) 1점과 함양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류 필사본(筆寫本) 116책, 전(傳) 양녕대군 친필 숭례문(崇禮門) 목판 2점, 후적벽부(後赤壁賦) 목판 4점 등 도난문화재 총 123점을 회수를 알리는 내용이 있었다.
이러한 문화재들은 역사와 함께 금전적으로 함부로 새길 수 없는 시간과 가치가 담겨 있다. 문화재의 약탈, 도굴, 도난 사건은 과거에만 존재하던 것이 아니며 지금도 우리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암암리에 거래되는 경우가 존재한다.
지금은 아니지만 머나먼 과거엔 전쟁으로 인해 침략자들이 약탈한 문화재와 유산 역시 모국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그곳에 남아 보존되는 경우도 있다.
 
반환의 가능성을 가진 약탈 문화재와 달리 회수가 어려운 도난 문화재
도난 문화재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회수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도난 문화재의 회수는 과거 전쟁으로 인해 약탈당한 문화재의 반환 과정과 다르게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작업이다. 도난 문화재는 추적 범위와 함께 심증이 있지만 확실한 증거가 부족한 상황 또한 비일비재하며 개인 소장중인 문화재 또한 도난 표적이 된다. 문화재로 등록은 되어 있으나 관리소홀 또는 사고로 인해 도난 되어도 그 문화재의 특징이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조차 거의 없다. 약탈 문화재는 반환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에 반해 도난 문화재는 이조차 불확실한 선상에 놓여있다. 그런 도난 문화재가 회수될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은 도난 문화재의 거래를 위해 표면상으로 드러내는 경우 또는 신고를 통해 적발되는 정도다.
 
보물 제1008호 만국전도(萬國全圖)
보물 제1008호 만국전도(萬國全圖)
 
이번에 회수된 도난 문화재들은 무엇인가?
이번에 회수된 도난 문화재들은 위에서 언급된 만국전도와 함양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류 필사본, 전 양녕대군 친필 숭례문 목판, 후적벽부 목판 등 총 123점으로 조선시대에 제작된 문화재가 주를 이룬다. 만국전도와 전적류 필사본은 1993년 9월에 도난당한 후 그 행방이 묘연했으나 도난당한 문화재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에 의해 검거, 25년 만에 회수되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만국전도와 전적류가 도난당한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실을 알면서도 취득하였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느낀 나머지 경매업자를 통해 처분·유통하려 한 것이 드러났다.
 
양녕대군 친필 숭례문崇禮門 목판
양녕대군 친필 숭례문崇禮門 목판
 
회수된 또 다른 중요 문화재인 양녕대군 친필 숭례문 목판 역시 2008년 9월 전남 담양 몽한각 내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11년간 은닉된 상태였으나, 단속반이 첩보를 입수 후 무사히 회수되었다. 문화재 사범들은 공소시효가 완료되기를 기다렸다가 경매업자를 통해 처분·유통하려 한 것으로 확인된 것으로 회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우리의 중요한 역사를 돈으로 바꾸게 되는 결말을 낳았을 지도 모른다.
 
담양 몽한각
담양 몽한각
 
조선시대의 역사상을 가늠해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들
만국전도(萬國全圖)(133cm X 71.5cm)는 1989년 8월에 보물 제1008호로 지정된 함양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의 유물 중 1점으로 조선 중기(1661년(현종 2년))에 채색, 필사한 세계지도로 알려졌으며 이 지도는 선교사 알레니가 1623년 편찬한 한문판 휴대용 세계지리서 직방외기에 실린 만국전도를 민간에서 확대, 필사한 세계지도로 현재까지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으며, 곤여만국전도(보물 제849호), 하백원의 만국전도와 동국지도(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85호)와 함께 현존하는 3점의 필사본 세계지도로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국전도와 함께 함양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의 유물중 하나인 전적류는 18세기 퇴계학맥을 계승한 유학자로 평가되고 있는 소산 이광정(小山 李光靖)의 소산선생문집(小山先生文集)을 비롯하여 나암 박주대(羅巖 朴周大)와 그의 현손인 박정로 등에 의해서 직접 쓰인 친필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당 전적류 각각은 문학, 역사, 의학, 법률 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어 문중의 학문적 바탕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2008년 2월경 화재로 손실되고 2013년 5월을 기점으로 복원된 국보 1호 숭례문(崇禮門)에 사용된 숭례문 목판은 세종대왕의 형제 양녕대군의 친필로 1827년 경 양녕대군의 후손들에 의해 중각(重刻: 한번 있던 것을 다시 새기다)되어 전남 담양에 위치한 전남유형문화재 제54호로 지정된 재실(齋室) 몽한각에 보존되어 있었으나, 도난당한 후 2019년 5월에 무사히 회수되었다. 이 목판은 서울에 위치한 숭례문의 편액 대자(大字)인 숭례문을 판각한 유일의 목판본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후적벽부(後赤壁賦) 목판 역시 19세기 중반 양녕대군의 유묵으로서 인식되고 판각되었다는 자료라는 점에서 당시의 역사상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꼽힌다. 이러한 문화재들은 문서 기록만으론 부족한 정황증거에 신빙성을 더해주는 소중한 자료로서 이용되고 후손들에게 우리나라의 과거를 알려주는 보물이다. 지정 문화재·비지정문화재를 불문하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고유의 역사를 알 수 있고 우리들의 자랑거리인 만큼 더욱 깊은 관심과 관리가 필요 하다. 우리의 무관심으로 인해 한순간에 그 자리에 있던 문화재가 사라지고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것 또한 한순간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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