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올 2학기 高3부터 단계 무상교육, 정부·교육청이 1兆씩 재원 분담
[사회] 올 2학기 高3부터 단계 무상교육, 정부·교육청이 1兆씩 재원 분담
  • 이흥원
  • 승인 2019.05.17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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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교육청 재원 확보 방안 없는 고교 무상교육은 곤란
교육을 받는 학생에게 일체의 부담을 주지 않고 무료로 하는 교육형태. 일반적으로 의무 교육의 실시와 함께 무상교육이 추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무교육이 반드시 무상교육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어서 대개 공립초등(公立初等)은 무상화를 실현하는 경향이 지배적이었다.
흔히들 교육은 백년대계라며 한번 정책을 세우면 흔들림 없이 추진되기를 갈망한다. 백년대계는 100년을 내다보고 세우는 계획이다. 그만큼 신중하고 준비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백년대계의 교육도 정권이 바뀌면 제도들도 바뀌는게 작금의 현상들이다. 고교 무상교육도 같은 맥락이다. 오는 2학기 고3 학생부터 무상교육을 시행하는 데 필요한 재원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듯하다. 재원마련 대책 없이는 고교 무상교육이 정부와 교육청 간 갈등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리아
 
올해 하반기부터 고3 학생은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등이 면제되는 무상교육을 받는다. 2021년부터는 전체 고교생으로 확대된다. 초등학교, 중학교에 이은 고교 무상교육 완성은 문재인 정부의 ‘포용국가’ 사회정책의 핵심 과제다. 헌법에 규정된 기본권인 ‘교육받을 권리’ 실현을 위해 반드시 추진돼야 할 정책임에는 틀림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중ㆍ고교 무상교육을 하지 않는 나라가 우리뿐이라는 것은 부끄러운 현실이다. 무상교육을 통해 국민들의 교육비 부담을 낮춰준다는 의미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런 가운데 전국 시·도 교육감들은 무상교육 비용은 전적으로 정부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열악한 지방교육 재정 아래에서는 반반 부담도 힘에 부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일선 시·도 교육청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고교 무상교육에 들어가는 재원방안이 오는 2024년 이후에는 없다는 것이다. 이는 무상교육의 틀만 잡아놓고 나 몰라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해 2조 원 안팎의 예산이 필요한데 달랑 5년간 그것도 전국 시·도 교육청의 반발을 사고 있는 반반 부담원칙만 내놓은 것은 논란을 떠나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정부와 교육청 재원 확보 방안 긴밀히 협의해야
입학금과 수업료, 교과서비 등을 면제받는 고교 무상교육 방안이 지난달 9일 당정청 회의에서 확정됐다. 올해 2학기 고교 3학년부터 시작해 2021년 전 학년으로 확대된다. 논란이 돼 온 연 2조원의 재원은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이 절반씩 부담하되, 올해는 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편성된다고 한다. 하지만 계획대로 안정적인 예산 편성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의구심이 남는다. 문제는 재원 확보 방안이다. 사립학교 중 일부 외국어고와 예술고, 자율형사립고 등은 입학금과 수업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고교 무상교육 시행으로 고교생 자녀 한 명을 둔 가구당 연평균 158만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는 중앙정부와 교육청이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벌써 교육청별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지난달 “고교 무상교육은 국가가 책임지고 예산을 마련하라”고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낸 것을 보면 진행 과정에서 파열음이 생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더구나 정부의 재원 확보 방안은 2024년까지가 시효로 돼 있고 그 후로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
그저 “재정 부담과 학령인구 변동, 교육정책 여건 등을 감안해 마련한다”는 막연한 답변만 내놓았다. 이런 불투명한 여건에서 정부 발표대로 정책이 순항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당초 정부는 무상교육 2020년부터 시행 계획을 지난해 말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취임하면서 덜컥 1년을 앞당겼다. 인사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른 ‘유은혜 구하기’라는 지적이 나왔고, 총선용 선심정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어떤 경우든 교육을 정치적 의도와 결부시키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교육계는 물론 국민들도 박근혜 정부 시절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싸고 홍역을 치른 기억이 생생하다. 고교 무상교육도 그런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와 교육청은 재원 확보 방안을 더 긴밀히 협의해 차질이 없도록 해야만 한다.
 
고교무상교육 정부 계획보다 앞당기는 것 총선용
야 4당은 9일 당·정·청이 올해 2학기 고등학교 3학년부터 단계적 무상교육을 시행하기로 한 것과 관련, 기본적으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번 정책이 포퓰리즘으로 비치지 않도록 보다 치밀한 재원조달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고,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고교 무상교육의 빠른 확대를 촉구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고교 무상교육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찬성한다"면서 "하지만 성장기 아동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 교부율까지 올리며 국가재정을 사용하는 것은 맞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유치원 무상교육 문제가 함께 나올 수 있다"면서 "재원 부분에 대해선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야당들은 포퓰리즘 논란을 의식하며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고교무상교육에 대해 반대한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도 “무상 포퓰리즘으로 가고 있는 것에 대해선 문제로 인식한다”고 했다. 같은 당 김현아 의원도 통화에서 “고교무상교육을 애초 정부 계획보다 앞당기는 것은 다분히 총선용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현재 학교 현장에는 미세먼지 대책이나 국공립 유치원 확대 등 교육예산이 투입돼야 할 더 시급한 현안이 많다”고 말했다.

국회 교육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임재훈 의원은 “지난해 세수가 충분히 확보된 만큼 고교무상교육을 올해 2학기부터 시행하는 것에 대해선 큰 틀에서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내년과 내후년에는 각각 연 2조 원가량의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기 때문에 예산 계획을 꼼꼼히 세우지 않을 경우 세금 낭비 논란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은 국회에서 고교무상교육 관련 입법 지원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특히 제도 시행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초·중등교육법’과 재원 확보를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을 올해 상반기에 국회 처리를 목표로 세웠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정부가 거둬들인 내국세 총액의 20.46%를 교육 예산으로 쓰도록 시·도교육청에 내려주는 돈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를 21.33%까지 상향하면 완전 고교무상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를 골자로 하는 관련 법 개정안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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