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8:05 (금)
“할 말 하고 할 일 하겠다”… 강한 중기중앙회 천명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기문
“할 말 하고 할 일 하겠다”… 강한 중기중앙회 천명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기문
  • 정희
  • 승인 2019.03.19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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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355만 중소기업인을 대표하는 새로운 ‘중통령(중소기업 대통령)’이 탄생했다. 선거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1차 투표에 이어 2차 투표까지 갔다. 결국 당선 기준인 과반을 넘기며 제26대 중소기업중앙회장으로 김기문 제이에스티나(구 로만손 시계) 회장이 낙점됐다. 그는 오는 3월 2일부터 임기에 들어간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중기중앙회장의 혜택
중기중앙회장은 무보수다. 그럼에도 선거 때면 후보로 출마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의 CEO, 국내 유수의 대학을 졸업한 인재 등. 결코 가볍지 않은 프로필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회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단 하나, 명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국내 5대 경제단체 중 하나다. 또 국내 기업체의 99%를 점유하고 종사자의 82%를 이끄는 대한민국 경제계의 핵심 축이다. 중기중앙회장은 대통령과 경제부총리 등이 주재하는 각종 경제 현안에 안건을 낼 수 있고 부총리급의 의전을 받는다.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할 때면 경제단에 속해 동행하기도 한다. 지난해 9월 남북정상회담에서는 특별수행원에 포함돼 방북 길에 오르기도 했다. 또 경제단체협의회 등 17개 위원회에도 당연직 위원으로 등재돼 있다. 25명의 중기중앙회 부회장 임명권과 산하 회원단체 613개의 감사권도 쥐고 있다. 회장이 주무르는 예산은 조 단위다. 2018년 중기중앙회가 지출한 예산은 3조7822억원으로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CJ의 시가총액(3조6325억원)보다 높다. 중기중앙회장에게는 정치권에 입문하는 길도 열려있다. 역대 회장 11명 중 6명이 여의도에 입성했다. 정치와 명예에 뜻을 둔 이라면 혹할 만한 자리다.

‘공식적인 급여’는 없지만 금전적으로 다양한 이득도 주어진다. 우선, 대외활동비로 연간 약 1억2000만원의 수당을 받는다. 또 4000CC급 대형 세단과 별도의 비서진 및 중앙회 내 사무실도 제공된다. 중기중앙회장직에 오르면 자회사인 홈앤쇼핑 이사회 의장에 자동적으로 등록되며 월 500만원씩 연간 6000만원의 연봉도 받는다.
 
불거진 논란… 기사청탁 차익실현
중기중앙회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선거전 양상도 치열해 지고 있다. 2월 20일까지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적발된 불법 행위는 4건이며 그 중 2건은 검찰에 고발, 2건은 경고 조치됐다. 김기문 회장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김 회장은 최근 불거진 친인척 주식매각과 자사주 매각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그는 2월 12일 70억원 상당의 자사주 80만주를 매각했다. 동생인 김기석 제이에스티나 대표와 자녀인 김유미·김선미 등 특수관계인 5명은 12월 29일부터 2월 12일까지 제이에스티나 주식 3.33%, 55만주를 매각했다. 문제는 김 회장이 소유한 제이에스티나가 동생과 자녀 2명이 보유 주식을 대대적으로 내다 판 후 2년 연속 영업손실 내용을 공시한 것. 김 회장은 특수관계인 5명이 주식을 매각한 후 자사의 영업적자 8억5791만원을 공시했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을 교란하고 차익을 실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제이에스티나는 남북 경협주 테마주로 1월 2일 종가 기준 5,480원 이었던 주가가 2월 12일 9,25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자사주 매각은 브랜드 리뉴얼을 위한 차원이었고, 동생과 자녀들의 매각은 양도세와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또한 “공시 날짜와 겹칠 것을 알았다면 상식적으로 그때 매각했겠느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이에스티나의 주식은 2월 28일 종가 기준 6,260원으로 12일과 비교해 32% 하락했다. 금감원은 김 회장 오너 일가의 차익실현과 주가급등락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 과정에서 기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기사 청탁을 빌미로 김 회장 비서실장이 모 경제지 기자에게 현금 50만원과 시계를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서울시 선관위가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당선이 취소될 가능성도 점쳐지는 만큼 일각에서는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는 “조사 결과가 곧 나올 테니 결과를 지켜보자”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더 이상 노조에게 양보는 없다
23‧24대 중기중앙회장을 역임한 그는 3선 회장이다. 규정상 연임은 한 번만 가능하기 때문에 25대 회장직에는 출마하지 않았다. 내우외환의 위기 속에 취임한 김 회장은 정면으로 위기를 타파한다는 복안이다. 우선, 최저임금을 동결해 임금 상승의 압박에서 기업들의 숨통을 틔워 주겠다고 밝혔다. 지난 2년 국내 최저임금의 누적상승률은 30%에 달한다. 그런 만큼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시키고 주휴수당 산입을 막아 중소기업의 활로를 모색한다. 하지만 이미 노사정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수개월 간 논의된 안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의 첫 번째 공약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1년 확대도 사실상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3개월 간 경사노위에서 협의해 국회의 입법만을 남겨둔 법안을 무슨 수로 뒤집느냐는 것이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은 노동계와 재계, 사회단체, 정부가 합의해 6개월 확대로 매듭지은 상태다. 여기에 내국인과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을 차등 적용하자는 안도 인권위나 사회단체의 반발로 험로가 예상된다. 그는 구인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에게 질 좋고 갑 싼 인력을 공급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구상에 따르면, 산업연수생 명목의 직원에게 3년간 최저임금을 밑도는 임금을 지급한다. 교육이라는 명목에서다. 수준이 미달되는 연수생은 3년을 다 쓰고서도 정규직으로 고용하지 않아도 된다.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중앙회
그의 강한 공약과 태도는 그가 시계제조사의 오너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역대 중기중앙회장 대부분은 B2B 기업의 오너였다. 제품을 만들어 대기업에 납품하기 때문에 대기업에 약했고, 제조업 특성상 노조가 존재하기 때문에 노동계에 약했다. 하지만 제이에스티나는 시계를 조립해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대기업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강한 노조가 존재하지도 않는다. 대기업의 납품 보복과 노조의 파업 등에서 자유롭다. 이해관계가 얽혀있지 않은 만큼, 그는 종종 대기업을 두고 ‘탐욕스러운 집단’으로 매도하기도 한다. 3선의 김 회장은 △수도권과 지방기업 간 최저임금 차등화 △근로시간 단축 저지 △주휴수당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걸어 노조와 맞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가 당선 직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가장 어려운 경제 상황에 처해 있고, 무방비한 상태다. 이 부분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은 정부에 할 말은 하겠다는 의지의 표출로 해석된다. 김 회장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사정이 열약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과 관련해서는 대변자 역할을 자처하며 그들의 이익을 찾아주려는 행보를 보였다. 그는 “중소기업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변자로 앞장서겠다”며 KBIZ은행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KBIZ은행은 중기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중소기업 전문은행이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대상이며 대출, 보증공제, 보험상품 취급 등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용자들에게 각종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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