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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바이오 산업, 새로운 도약기 들어섰다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 새로운 도약기 들어섰다
  • 정희
  • 승인 2019.03.17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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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이 새로운 도약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은 역량은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지만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평이 전반적이었다. 그래서 지난 수년간 ‘뜨는 듯 싶었지만 여전히 2%가 부족한 상황’이 연출되곤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성과 셀트리온을 중심으로 바이오 산업의 가능성이 확실하게 보여진 것은 물론, 10년 전 ‘바이오 메카’라는 포부로 만들어진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역시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에 있다. 개별 기업들 역시 덩치가 커지고 새로운 프로젝트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2019년 현재,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긴급 취재했다.
 
 
바이오 분야, 두자릿수 수출 중가율 보여
국내 바이오 산업의 성장세를 한눈에 보게 해주는 지표가 있다. 바로 지난 10년간의 평균 고용율이다. 국내 바이오 업계는 제조업을 훌쩍 뛰어 넘는 고용 증가율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미 종사자수만 1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이러다 보니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국민 건강에 기여하고 해외 수출에서도 중요한 공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대형 제약사들이 바이오 벤처기업들과 기술제휴를 늘리고 있는 것도 이러한 국내 바이오 산업의 성장세를 알게 해준다. 이들이 기술제휴에 뛰어드는 것은 일명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신약 개발을 함께 하기 위해서다. 대형 제약사들이 뛰어든다는 것은 곧 ‘조만간 돈이 된다는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다.

대원제약은 지난 2월 말 티움 바이오와 자궁내막증 및 자궁근종 치료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대웅제약은 무려 450억 원을 들여 브릿지 바이오에서 개발한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질환치료 신약후보물질을 사들이는 계약을 맺었다. 유한양행 역시 590억 원을 들여 에이비엘바이오와 계약을 맺었다. 이러한 제휴는 바이오 벤처기업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IPO를 앞두고 있는 기업이라면 몸값을 한껏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대개 제약회사에서는 이러한 기술제휴를 하게 되면 대개 두 회사를 매우 밀접한 협력의 관계로 본다. 따라서 대형 제약사보다는 인지도와 자금력이 부족한 바이오 벤처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오는 3월 29일부터 4월 3일까지 미국에서 열리는 AACR에 우리나라 기업이 대거 참여하는 것도 현재 우리나라의 바이오 산업의 활성화 정도를 알 수 있다. AACR이란 ‘미국 암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로서 90개 이상의 나라에서 총 4만명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는 세계 3대 암학회 중의 하나이다. 이 학회의 행사장에서는 전문가 토론, 최신 암치료 동향, 혁신기술 소개 등이 이뤄진다. 이번 이 학회는 파트너를 맺는 것이 주요 목적이 아니라 각 회사들의 R&D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더욱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국내의 약 22개 기업들도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대부분 신규 물질의 동물실험에 대한 초기 연구 결과이기는 하지만, 수출을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자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우리 기업들은 이 자리에 참석, 글로벌 대기업에 이름을 알릴 수 있으며  향후 협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기회이다. 또 의학적인 ‘유효성’이 적절하게 증명된다면 라이센스를 판매하는 일도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이러한 흐름에 있어서 정부도 힘을 싣고 있다. 지난 3월 4일 정부는 ‘신(新) 수출성장 동력 6개 분야’를 선정했다. 대상은 ▲바이오·헬스 ▲2차 전지 ▲문화 콘텐츠 ▲한류·생활소비재 ▲농수산식품 ▲플랜트·해외건설 이다. 이들 분야는 과거 우리의 수출이 지나치게 반도체와 석유화학, 자동차 등에 편중된 것에 따른 것이다. 바이오 산업의 경우 최근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며 그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8년 바이오헬스 분야의 수출액은 81.7억불.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은 14.1%를 기록해 앞으로의 잠재력을 자랑했다. 이런 바이오 분야의 수출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는 러시아 대사관, 광저우 총영사관 등 13개 공관을 의료거점 공관으로 지정했으며 이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에 맞춤형 시장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해외 대형 바이어와 국내 기업을 연결하는 상담회를 열 예정이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때까지
더불어 국내 바이오 산업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인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에 전문가가 자리한 것도 앞으로 바이오 산업의 희망이 밝다는 하나의 간접 증거가 될 수도 있다. 지난 3월 초 초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의 수장으로 임명된 강석연 국장은 식약처 입사 초기부터 바이오의약품, 화장품 등 바이오산업 관련 전반을 두루 경험했다. 사실 어느 업계든 담당 공무원의 전문성은 무척 중요하다. 기업들이 규제에 발목이 잡히고 모순된 상황 속에서 공무원들을 비난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이기 때문이다. “담당 공무원이 사안의 본질을 꿰뚫지 못하는데 답답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그런 점에서 바이오 신약 분야에서 제대로 된 전문가가 국장으로 임명된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향후 식약처에서 집중할 법안은 ‘첨단재생의료·바이오의약품법’이다. 국가가 나서서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등을 관리하겠다는 취지의 법률안이다. 현재는 시민단체의 일부 반발 때문에 국회에 계류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 법이 통과되면 바이오 산업의 날개를 다는 촉매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향후 식약처는 관련 직원도 늘릴 예정이다. 예를 들어 신약 허가의 경우, 한 담당 공무원이 봐야할 서류만 해도 ‘한 트럭’이 넘는다. 만약 이 과정이 계속해서 늦어지게 되면 바이오 기업들의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 전 세계의 수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하루라도 빨리 신약을 출시하려고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늦어서는 안 된다.

지자체가 바이오 산업의 육성에 뛰어드는 것도 미래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발전을 위한 청신호라고 볼 수 있다. 올해 2월 말 포항시는 방사광가속시를 기반으로 신약 개발 인프라 구축에만 66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로서 포항을 ‘바이오산업 전진기지’로 키운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구체적으로는 신약개발 전초기지인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BOIC)를 착공한 것에 이어 세포막단백질연구소 설립을 위한 사업추진단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에는 국내외의 주요 바이오 연구소를 유치하고 바이오기업에 대한 인큐베이팅을 함으로써 바이오 산업의 생태계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그간 바이오 산업은 그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한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판’이 달라지고 있다. 대기업이 속속 뛰어들어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 적지 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아이디어로 무장한 바이오 벤처들도 쑥쑥 커나가고 있다. 바이오 산업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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