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정상회담 개최지… 또 국외?
미‧북정상회담 개최지… 또 국외?
  • 유시온
  • 승인 2019.01.2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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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북정상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번 개최지 역시 한반도는 아닌 듯하다. 북한과 남한을 잇는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고 지리적으로 북한에서 가장 인접한 곳도 한반도지만, 이번에도 개최지는 국외로 결정됐다. 회담 장소로 선정되기에 무엇이 부족했던 걸까. 》

 

개최지: 베트남

베트남이 개최지로 선정된 데에는 양국의 정치적 이익을 빼놓을 수 없다. 우선, 북한 입장에서는 베트남이 성공한 도시이자, 훌륭한 경제발전 모델이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 북한 관료들이 경제발전 모델로 1980년대 베트남의 경제 개혁을 자주 언급해왔다는 외신의 보도도 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집권 후 경제발전을 최우선 국책사업으로 지시할 만큼 경제개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같은 공산주의 국가이면서 경제적으로 발전한 베트남은 북한에게 분명 매력적인 도시일 것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은 베트남에게 사회주의 이념체제를 바탕으로 한 형제 국가란 친숙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의 시각은 다르다. 같은 공산주의 국가인 베트남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경제가 급성장하는 베트남과 낙후된 북한의 경제가 명확히 대비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베트남이 미국과 무역을 시작하며 지난 20년 동안 8,000% 성장한 것을 제시하며 북한을 비교대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개최지가 얻는 이익

미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우선 필요한 건 회담 장소를 선정하는 것이다. 개최지 선정 이후 정상의 이동 동선과 일정, 그리고 경호안전보안 시스템을 구성한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정상회담은 단독회담, 확대정상회담, 업무오찬 순으로 진행됐다. 개최가 임박하면서 여러 국가들이 회담 장소를 제공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알려진 국가로는 베트남, 몽골, 태국 등이 자신의 영토에서 회담개최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많은 국가들이 자국에서 회담 개최를 희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미북정상회담에는 상징성이 있다. 미북정상회담은 좁게 보면 한반도의 평화를, 넓게 보면 일본 중국 미국 러시아 등 동북아-태평양의 평화를 논한다. 역사적인 회담인 만큼 개최하는 장소 또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밖에 없다. 각국에서 올림픽이나 각종 행사, 회의 등을 개최하고자 하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개최지는 회담 성격에 맞는 상징성을 부여받으며 역사에 기록된다. 예를 들면 1997년 일본 도쿄에서 협약한 도쿄의정서가 그렇다. 개최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아직 온실가스하면 도쿄를 떠올리고 도쿄하면 도쿄의정서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역사 교과서는 물론, 신문, 방송 등 시간이 흘러도 온실가스에 대한 화두가 떠오를 때마다 거론되는 것이 도쿄의정서다. 국제적인 행사는 이렇듯 도시에 다소간의 상징성을 수여한다. 회담에서 뚜렷한 합의나 성과를 만들어 낸다면 그 부가가치는 예단이 불가능할 정도다. 수행원, 경호원, 취재진 등 수천 명의 행사 관련 인원이 며칠 간 호텔에 묵으면서 뿌리는 경제적인 편익도 무시할 수 없다.

제외된 한국

미북정상회담이 다가올수록 한국의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다. 미북정상회담에 남한 역할론을 부각시키며 미북정상회담에 한국이 참여할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제1차 미북정상회담에 이어 제2차 회담까지 한국이 개최지로 선정되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남북미 관계에서 주변부로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코리아 패싱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2018612일 사상 첫 미북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판문점은 최적의 회담 장소로 거론됐다. 판문점은 한반도의 분단과 평화를 상징하는 의미 있는 장소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한반도가 평화로 나아가는 그 길을 판문점에서 시작하자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거리와 소요 비용 등 다른 여러 부분에서도 판문점은 첫걸음을 떼는 데 개최지로 적합했다. 이처럼 한국에는 미북정상회담을 유치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가 있다. 그런데 개최지는 싱가포르고, 두 번째 개최지로는 베트남이 거론된다. 많은 국가들이 미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노력하는 와중에 왜 한국만이 고고하게 유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가. 강원도는 평창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십수년간 수조원을 써가며 노력했다. 왜 미북정상회담은 평창올림픽만 못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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