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韓-露 무역 규모 190억 달러 수준… 아직 미약”
송영길 “韓-露 무역 규모 190억 달러 수준… 아직 미약”
  • 유시온
  • 승인 2019.01.2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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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에너지 안보… 남북 철도 연결 통해 해결
경의선‧동해선 연결해 대륙진출의 꿈

 

易地思之, 북한의 입장에서.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월드타워에서 열린 GDC 연설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역지사지를 강조했다. 북한의 입장을 헤아려보자는 것이다. 1958년부터 1991년까지 소련과 중공군의 침략에 대비해 미국은 남한에 수백개의 전술핵을 배치했다. 총과 칼을 눈앞에 둔 채로 북한은 33년 간 불안에 시달렸다. 그리하여 1994년 시작된 북한의 핵 실험은 남한과 미국이 자초했다는 것이 송 의원의 시각이다. 그의 주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남한과 중국이 북한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 상황을 악화일로로 만든 주범이라고 말한다. 1992년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체결하기 전, 소련의 해체로 체제존립에 불안을 느낀 북한은 중국에 한국과 수교하는 것을 늦춰달라는 탄원서를 건넸다. 하지만 개혁개방이 한참이던 중국은 이러한 북한의 요청을 거절했고, 한중수교는 계획대로 진행됐다. 이에 급해진 북한은 김흥수를 미국으로 급파해 조미국교정상화 등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외면당했다. 소련을 위시한 동구권이 여러 국가들이 연달아 몰락하는 혼란의 시기에 북한이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전문가와 정치가는 없었다. 그렇게 고립된 북한은 체제존립을 이유로 핵개발에 착수했다. 실제, 북한의 핵개발이 가속화됐던 시기는 92-94년이다. 1994년 북핵이 수면위로 부상하자 클린턴(Bill Clinton) 행정부는 국부 타격(Surgical Strike)으로 북한의 핵시설을 제거할 계획을 세웠다. 당시 김대중 정부의 제안으로 북한 폭격 계획은 무산됐지만 회담장에 불려 나온 북한은 미국의 핵사찰 등을 허용하며 미국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와 더불어 미국의 여러 요구를 들어주는 대가로 북한은 미국에게 경수로 2기와 중유(화력발전에 사용되는 기름)를 받아내는 합의에 이른다. 제네바 합의였다. 그런데 합의가 체결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실시된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패배했고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했다. 당시 공화당의 슬로건은 ‘Global MD System’ 우주 공간에서 미사일을 격추시키겠다는 이 강경한 공약을 실현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제네바 합의였다. 공화당은 북한을 3대 테러국가로 규정하며 2002년 제네바 합의를 파기했다. 이어진 2006년 제2차 북핵실험에 대해 송 의원은 체제존립을 위해 핵실험을 할 수밖에 없지 않았겠느냐며 역지사지의 사고를 강조했다.

국민 영토 주권, 북한은 국가인가.

국가의 3대 요소는 영토 주권 국민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3,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 헌법상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 전체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한반도 북쪽을 무단 점유하고 있는 반국가 단체이다. 북한에서 탈북한 사람에게 국적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법리적으로 한강 이북 지역에 속한 북한의 주민은 우리국민이다. 이 때문에 새터민(북한이탈주민)이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각종 정착지원혜택과 함께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북한이 UN에 가입하면서 생겨났다. 남북한은 1991UN에 동시가입하면서 북한이 국가로 인정된 것이다. 이로 인해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헌법 13항과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 국제법상의 법리적 다툼이 가시화됐다.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노태우 정부는 91년도 남북기본합의서를 발표했다. 이 합의서의 핵심은 남북의 관계를 대등한 국가 관계가 아닌 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특수한 관계로 규정하는 데에 있다. 합의서를 바탕으로 국회는 남북관계발전기본법과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고, 현재 북한은 국가는 아니지만 국가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있다. 최근, 9월 평양선언으로 이 문제가 다시금 재점화 되면서 여야는 대북 관련 협의 체결과 지원에 과연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지에 대한 논쟁을 벌인 바 있다. 결론은, 남북관계발전기본법과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국회비준동의 절차를 생략하고 국무회의 의결로 족하다는 법률가들의 의견이 나오면서 일단락된 상태다.

 

3: 수산 곡물 에너지

현재 한국의 수산자원은 고갈된 상태다. 한 해 7만마리씩 잡히던 명태는 지금 동해안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뉴스거리가 된다. 지난 21일 정부는 명태자원 회복을 위한 명태 어획 금지령을 내렸다. 명태를 잡거나 유통하는 이에게는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에 의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농업분야도 심각한 것은 마찬가지다. 한국은 세계 5위의 곡물수입국이다. 2017년 기준, 미국과 유럽연합 등 주요 선진국들의 곡물자급률은 100%인 반면, 한국의 곡물자급률은 2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지다. 곡물자급률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국가의 사활적(死活的) 이익에 속한다. 단적인 비교로 한국의 한 해 곡물 생산량은 469t으로, 북한의 곡물 생산량에도 미치지 못한다. 에너지 부분도 이하동문이다. 한국의 한 해 액화천연가스(Liquid Natural Gas, LNG) 수입량은 3400t으로, 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입량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신북방정책은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자원에너지 업계에 청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분단국이라는 특성상 대륙과 차단돼있는 한국은 해운이 국내의 물동량 대부분을 책임진다. 하지만 러시아와 협력이 이뤄진다면 이를 다각화할 수 있다는 게 송 의원의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한-러 협력 하에 해운으로 고정됐던 운송채널이 열차 등으로 다변화된다면 한국-유라시아 간에 경제적 교역량이 증대될 것으로 예측한다. 또한 물류비용도 대폭 내려간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원 철도정책 객원 연구위원은 화물열차는 시간과 비용 면에서 해운의 3분의 2수준이라며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이어지는 28km의 거대 물류 네트워크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韓露 서로 돕고 살았던 경험, 더 큰 발전 위한 기반: 남북러 경제협력체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북방정책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북방정책의 시작이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동북아와 유라시아의 적극적인 경제 협력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북한의 변화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또한 러시아를 떠올리면 고향 부산이 생각난다며 러시아에 친근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어 러시아 빵 흘렙과 발효 요구르트 깨피르등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시베리아를 배경으로 한 이광수의 유정, 연해주의 삶을 소설로 쓴 조명희 작가를 거론하며 양국이 함께 돕고 산 경험은 더 큰 발전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력한 경제협력 의지를 담은 신 북방정책 비전을 공개했다. 발표의 골자는 ‘9개의 다리로 칭해지는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9개 분야에서 동시다발적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어서 동북아 슈퍼그리드(super grid)’ 구축 협의도 제안했다. 이는 동북아 역내 국가들의 전력(電力) 협력을 위해 동북아의 경제안보 협력체를 만들자는 것이 요체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의 에너지 슈퍼링 구상이 고비사막의 풍력, 태양광과 만난다면 동북아는 세계 최대의 에너지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동북아 국가들의 협력을 강조했다. 아울러 극동지역 개발 협력이 북핵 문제의 근원적 해법이 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동북아 국가들이 경제 협력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 북한도 참여하지 않겠느냐며 북한의 동북아 공동체 참여에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이를 위해 남러에서 논의돼 온 3각 협력사업 가운데 러 양국이 가능한 것부터 먼저 시작하자며 북한도 조속히 핵을 포기하고 동참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북한과 함께 경의선동해선 철도를 연결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에서 시작한 철도를 유럽까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과 한국의 부산과 인천을 잇는 철도가 개통된다면 북한의 경제발전과 한국의 대륙진출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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