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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생은 삶의 과정이다.-조영환 남화토건 전무이사
[칼럼] 인생은 삶의 과정이다.-조영환 남화토건 전무이사
  • 조영환
  • 승인 2019.01.2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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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티베트에서의 7중에서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 장면은 티베트의 한 승려가 황, , , , 청 등 색채의 모래로 만다라를 그리는 장면이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다 그린 만다라를 손으로 지워버리는 장면이다. 만다라는 불법의 모든 덕을 두루 갖춘 경지를 일컫기 때문에 만다라를 그린다는 것은 바로 부처님의 세계를 그리는 것이다. 즉 만다라를 그리는 과정 속에서 부처를 만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정성어린 마음으로 그린 만다라를 한순간에 지워버리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 저는 만다라는 보관하기 위해 그리는 게 아니라, 그리는 과정이 곧 수행이고, 수행의 중요성을 깨닫기 위해 그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제 인생도 그 승려가 모래로 그렸다가 지워버리는 허상의 만다라와 같다고 생각했다. 지금 내가 살아가는 것은 하나의 만다라를 지우는 것, 그것이 바로 죽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만다라는 완성시키는 데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는 과정 자체가 목적이라고 생각했다.
 
불가에서는 나의 삶을 놓아버리면 좀 더 충실하게 나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한다. 소유와 집착과 탐욕 그 자체가 나를 괴롭히기 때문에 놓아버리라고 한다. 결국 자아를 버려야 진정한 자아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게 이루고 싶은 어떤 목표가 있다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애를 써야 하지만 동시에 그 목표를 놓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기도교에서도 성 요한성인은 모든 것을 얻기에 다다르려면 아무것도 얻으려고 하지 말라. 모든 것이 되기에 다다르려면 아무것도 되려고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목적에 다다르는 길은 수없이 많지만 목적을 버림으로써 목적에 다다르는 길이 바로 진정한 길이라는 것이다.
 
어떤 목적을 향해 나아갈 때 그 목적을 자꾸 생각하면 조급해지고 힘들어진다. 의욕이 앞서 자칫 과욕을 불러올 수 있다. 과욕은 목적으로 가는 길을 힘들게 만든다. 등산할 때 왜 위를 올려다보며 걷지 말라고 하는 것일까요. 정상에 오른다고 생각하면 산을 오르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어서 정상에 올라가야지하는 급한 마음을 가지면 그 순간부터 산행이 힘들어진다.
 
그것은 과정의 소중함보다 목적에 대한 욕심과 욕망이 앞섰기 때문이다. 욕심은 과정을 힘들게 하거나 파괴시킨다. 목적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과정을 중요시해야 하는데 그 과정을 무시하면 목적에 다다를 수 없다. 위를 보지 않고 묵묵히 앞을 보며 한 걸음 한 걸음 떼어놓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 목적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산길에 핀 꽃들과 등 굽은 소나무의 아름다운 곡선을 바라보기도 하고, 멀리 산 아래 보이는 도시의 풍경을 보기도 하면서 잠시 쉬기도 해야 등산이 즐겁다. 인생의 어떤 목적도 처음부터 출발하자마자 바로 그 목적에 다다를 수 없다.
 
한 걸음 한 걸음 산 밑바닥을 딛고 올라가야 비로소 산 정상에 다다르듯 인생의 목적이라는 정상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대부분 과정보다 결과를 더 중요시했다. 과정도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이는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위로의 한 방편일 때가 많다. 그러나 결과가 중요할수록 결과에 매달리지 않아야 한다. 결과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과정에 성실과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그 결과가 좋아진다. 고등학생 때 2살 위 형 자취방에서 형이 우리가 살기 위해서 먹나, 먹기 위해서 사나하고 즉답을 요구했다. 저는 제법 존재론적인 입장에서 살기 위해서 먹는다고 말했다. 형은 임마, 먹기 위해서 사는 거야하고 생물학적인 입장에서 말하고는 제게 꿀밤 한 대를 먹였다. 누구나 성공을 바란다. 그러나 성공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성공 자체가 인생의 목적이 아니다. 성공을 목적으로 삼으면 인생이 공허해진다. 성공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인생이라는 인간으로서의 소중한 임무를 다하기 위한 하나의 디딤돌일 뿐이다.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가 금메달을 꼭 따야지. 못 따면 큰일이야!’이렇게 생각하면 금메달을 따기 힘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내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야!’이렇게 생각하면 그 최선의 결과가 금메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을 때와 은메달을 땄을 때, 어떤 때가 더 기쁠까요? 조사결과에 의하면 동메달을 딴 선수들이 실제로 더 행복하다고 한다. 은메달 수상자들은 자신이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금메달을 딸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동메달 수상자들은 만일 조금만 실수했더라면 아예 수상도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생은 목적보다 과정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좀 더 잘했더라면에 초점이 맞춰지면 인생은 기쁨을 잃게 된다. ‘이 정도라도 했으니 다행에 초점이 맞춰지면 인생은 기쁨을 잃지 않게 된다.
 
인간은 목적을 달성한 이에게 관심을 갖지만, 신은 열심히 노력하는 이의 과정을 소중히 여긴다. 목적은 결과일 뿐, 목적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목적이 중요할수록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사람은 목적에 몰두하되 집착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목적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그 목적에 이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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