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2 18:09 (금)
카 투 라이프(Car to Life)
카 투 라이프(Car to Life)
  • 길연경
  • 승인 2019.01.29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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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집과 사무공간 될 자율주행차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가 개막된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내 현대모비스 전시관에서 자율주행차 콘셉트 ‘엠비전’과 커뮤니케이션 라이팅 등 미래차 기술이 가상현실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가 개막된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내 현대모비스 전시관에서 자율주행차 콘셉트
‘엠비전’과 커뮤니케이션 라이팅 등 미래차 기술이 가상현실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CES 2019가 지난 8일에서 11일 막을 내렸다. CES 2019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Consumer Electronics Show)로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가 주관하고 교통, 가상현실, 스포츠 기술 및 디지털 건강의 근간이 되는 5G 생태계 전체가 모이는 전시회이다. 글로벌 브랜드에서 밴처 기업까지 4500개가 넘는 전시업체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290만 평방피트 전시공간에서 약18만 명의 내방객들에게 최신 기술 혁신을 선보인 이번 행사는 전 세계에 미래의 기술에 대한 활기를 불어넣었다. 미 버라이즌 CEO 한스 베스트버그(Hans Vestberg) “5G가 모든 것을 바꿀 것”이며 “5G는 우리가 무선 기술에서 확인한 것보다 훨씬 더 큰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첫 날 기조연설에서 말한 바 있다.
앞으로 핵심 인프라를 주도하며 전 범위의 산업 분야를 연결하여 대규모 경제적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바 5G 기술과 자율주행기술이 우리 생활에 어떻게 파고들을 것인지 들여다보자.
 
5G란 무엇인가
5G는 5세대 이동통신을 뜻한다. G는 제너레이션(Generation)의 앞 글자이다. 1G는 최초 이동통신을 가능하도록 한 기술이다. 국내에서는 1984년 SK텔레콤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서비스주식회사가 차량에 탑재하는 이동통신 단말기를 출시하면 1G 시대가 시작됐다. 이후 아날로그 음성신호를 디지털로 변환해 전송하는 기술이 가능해지면서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email)이 첨가된 2G 시대로 가게 되었다. 또 다시 비음성 데이터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스마트폰이 등장하는 3G 시대가 왔다. 4G에서는 데이터의 빠른 속도에 중점이 되었다. 이제 5G에서는 4G의 LTE보다 더 빠른 속도가 특징이다. ‘초고속’ 기술로 4G보다 20배나 빠르다. 4G의 전송속도가 1Gbps1)
일 때 5G는 20Gbps에 달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물 통신 간 10배 이상 빠른 ‘초저지연2)’ 반응을 보여주며, 네크워크 상 10배 더 많은 사람과 기기의 접속이 가능한 ‘초연결’ 기술을 보여준다.
 
5G 시대는 단순히 4G에서 속도가 더 빨라진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속도가 빠른 것은 기본이고, 얼마나 지연 시간이 적으며, 얼마나 많은 기기가 한꺼번에 연결될 수 있는지가 다르다. 전문가들은 5G가 기가비트급 속도로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해 4차 산업혁명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통신혁명은 4G(LTE)에서 끝났다. 5G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혁명의 시작”이며 “5G는 평범한 통신기술이 아니라 빅데이터와 결합해 모든 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진화시키고 국민들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꿀 혁신적인 패러다임”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초고속 기술과 자율주행차
초고속은 4G보다 20배다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보내기 때문에 그만큼 대용량 데이터도 빠르게 보낼 수 있다. 아무리 먼 지역도 순간의 지연도 없이 실시간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 이것은 네트워크 처리 용량과 속도만 향상되는 것이 아니다. 단말기와 기지국, 서버가 많은 신호를 주고받는 시간을 단축시켜 지연을 없애 실시간에 가까운 ‘초저지연’과 ‘초연결’ 기술이 핵심이다. 그리고 우리 실생활에 곧 상용화 될 것으로 보이는 대표적 예시가 ‘자율주행차량’이다.
 
5G는 단말, 스마트팩토리 등 광범위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는 포화상태에 가까워진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산업의 활로로 평가된다. 업계는 통신·반도체·내비게이션 등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핵심 부품들을 드러내며 완성차 업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자율주행차 시장으로 진출했다.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박일평 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CES 2019 기조연설에서 “자율주행 시대 자동차는 교통수단이 아니라 움직이는 생활공간”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안에서 쇼핑을 하거나 영화를 보는 게 일상화될 것이라는 뜻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도 “자동차가 생활의 한 축이 되는 미래에는 통신 반응속도가 빠른 5G 통신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릭슨LG 박동주 디렉터는 자율주행 기술과 5G가 결합한 차량사물통신(V2X)을 설명하는 모습
에릭슨LG 박동주 디렉터가 자율주행 기술과 5G가 결합한 차량사물통신(V2X)을 설명하는 모습
 
지난 11일 열린 ‘5G 그랜드 비전 2019’에서는 에릭슨LG 박동주 디렉터가 ‘자동자와 모든 것과의 연결(V2X3))’이라는 주제로 강의하며 자율주행이 스마트시티와 연계된 사업임을 밝혔다. 5G 통신기술이 적용된 미래자동차에서 ▲자율주행기술 ▲인포테인먼트 ▲Cooperative ITS 등 세 가지 데이터 서비스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율주행 관련 기술 확보
SK텔레콤은 대규모 투자로 자율주행 관련 기술에 주력했다. 대표 기술로는 5G 차량통신기술(V2X)과 고정밀지도(HD맵) 업데이트, 차량 종합 관리 서비스(FMS)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CES 2019 기자 간담회에서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을 높이려면 결국 5G 네트워크와 차량이 연결돼야 한다”며 “여러 (돌발)상황을 네트워크로 연결·감지해 분석하는 기술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국내외 모빌리티 기업과의 협력도 확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전장(전자장치) 기업 하만과 미국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 방송그룹과 협력하여 고품질 지상파 방송, HD맵 실시간 업데이트, 차량통신기술(V2X)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미국 차량용 플랫폼을 함께 개발했다. 국내 최고 자율주행 전문가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서승우 교수가 창립한 ‘토르드라이브’와 ‘죽스’ ‘디에이테크놀로지’ 등과도 손잡았다. 디에이테크놀로지와는 공동으로 국내 서비스 개발운영을, 죽스는 이에 필요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고도화를 추진한다.
 
차 안에서의 생활,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올해 CES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는 자동차 안에 탑재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그 속에 들어가는 콘텐츠다. 정보(information)와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새로 출시되는 자동차 성능에서 없어서는 안 될 요소가 됐다. AI 기술이 적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영화와 게임 등의 콘텐츠를 즐길 뿐 아니라 운전자의 동작이나 음성, 표정을 감지하고 운전자의 스케줄이나 생활습관에 대해 정보를 제공한다. 이것은 자동차가 운송수단이 아닌 하나의 생활공간이 되는 ‘카 투 라이프(Car to Life)’를 의미한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주목받는 ‘승객경제’ 개념은 자율주행차에 탑승한 운전자가 생활에 필요한 일들을 처리하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상황을 뜻한다.
 
CES 2019에서 SK텔레콤은 국내 1위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티맵과 자체 음원 서비스 ‘플로’를 앞세워 인포테인먼트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박정호 사장은 “현재 스마트폰에 치중된 티맵이 자율주행차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바꾸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右)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삼성전자 부스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 함께 ‘디지털 콕핏(조종석)’을 체험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右)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삼성전자 부스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 함께 ‘디지털 콕핏(조종석)’을 체험하고 있다.
 
한 모델이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하는 ‘디지털 콕핏 2019’를 시연하고있는 모습
한 모델이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하는 ‘디지털 콕핏 2019’를 시연하고있는 모습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업체들은 자동차 전자장치(전장)를 집중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 하만을 인수하고 ‘디지털 콕핏(조종석)’을 부스에서 공개했다. AI가 음성 명령에 따라 차량 대시보드와 뒷좌석에 있는 6개의 스크린을 제어한다. 지난해 10월에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열린 ‘국제 자동차 부품 박람회 2018’에서 자동차용 프로세서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와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오토’를 공개했다. 모바일에 적용됐던 엑시노스와 아이소셀 브랜드를 자동차로 확대한 것이다. 실시간으로 도로·주변 환경의 시인성과 물체 식별력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도 지난해 자동차 램프 제조 업체 ZKW와 협업을 통해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중앙 디스플레이장치 등 첨단 운전자 보조장치(ADAS)를 선보였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업계도 포털과 메신저 등에서 성장 정체에서 인포테인먼트 분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인공지능(AI)과 콘텐츠 경쟁력, 내비게이션과 차량 호출·공유 기술력 등이 장점이 되었다. 네이버는 ‘CES 2019’에서 자율주행과 관련된 기술력을 선보였다. 대표적 기술로 네이버랩스에서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차용 HD 지도 구축 시스템 ‘R1’과 HD 지도 제작 솔루션 ‘하이브리드 HD 지도’이다. 이와 함께 AI 알고리즘으로 카메라 하나만으로도 전방 주의와 차선이탈 경고 알림을 보내는 운전자 보조장치를 공개했다. 또한 이 같은 기술들이 다양한 연구에 활용되도록 기술 플랫폼 ‘xDM’을 구축한다. 현재 네이버 자율주행차 기술은 국내 최고 수준인 4단계(미국 자동차공학회 기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인 5단계 전 단계이다. 카카오도 내비게이션과 AI 기술력에 기반한 인포테인먼트를 개발하고 있다. 카카오내비와 카카오택시에서 수집한 교통 빅데이터가 가장 큰 경쟁력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전 세계 모빌리티 시장 규모는 2015년 300억 달러(약 33조 5,800억 원)에서 2030년 최대 1조 5000억 달러(약 1,679조 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각주 설명
1) Gbps(Giga bit per sec) 초당 얼마나 많은 양의 정보를 보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단위. 1Gbps는 1초에 대략 10억비트의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는 뜻이다.
2) 초저지연(ultra-low latency, 超低遲延) 사물 통신에서 종단 간(end-to-end) 전달 시간이 매우 짧은 것을 의미하는 용어.
3) V2X는 차량을 중심으로 유무선망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로, 차량과 차량 사이의 무선 통신(V2V: Vehicle to Vehicle), 차량과 인프라 간 무선 통신(V2I: Vehicle to Infrastructure), 차량 내 유무선 네트워킹(IVN: In-Vehicle Networking), 차량과 이동 단말 간 통신(V2P: Vehicle to Pedestrian) 등을 총칭한다. V2X를 이용하여 차량과 도로의 정보 환경, 안정성, 편리성 등을 향상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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