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도로 친박당’으로 가는 이유
한국당, ‘도로 친박당’으로 가는 이유
  • 박경민
  • 승인 2019.01.02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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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조강특위가 현역의원 21명을 교체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한국당 인적 쇄신이 시작됐다. 일부는 수용하는 자세를 보이기도 하고 일부는 ‘이해할 수 없다’라고 반발을 하고 있어 어수선한 분위기다. 새로운 원내대표인 나경원 의원 역시 ‘유감을 표한다’라는 말로 의견을 대신했을 뿐이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이제 한국당은 어느 정도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특히 최근 바른비래당의 이학재 의원이 한국당으로 복당을 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그렇다면 한국당은 자신의 정체성을 일신하고 보수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김용태 위원장 등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김용태 위원장 등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1명의 현역의원 물갈이’는 사실 매우 중대한 일이다. 명단에 속한 사람들의 개인적인 면에서는 자신의 정치생명에 큰 타격을 받는 일이다. 당협위원장직이 박탈되면 공천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무소속으로 출마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당의 공천을 받아도 보수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판국에 무소속은 매우 치명적인 약점이다. 결국, 이번에 명단에 포함된 인물들은 다음 총선에도 출마할 수 없으니 2024년까지는 정치인 생활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왜 이들은 조용하게 있는 것일까? 정말로 과거를 반성하고 한국당에 ‘백의종군’하려는 것일까?
 
인적 쇄신 대상들이 조용한 이유
최근 ‘자유한국당이 도로 친박당이 되었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언뜻 보면 이는 말이 되지 않는다. 친박들이 상당수 인적 쇄신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하나의 ‘안전장치’가 숨어 있다. 이번의 당협위원장 배제 방침이 2020년 공천 배제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내년 2월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회생 절차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이다. 또한,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첫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표현하는 나경원 의원
첫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표현하는 나경원 의원
 
무엇보다 나경원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된 것 자체가 ‘친박들의 우회상장’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즉, 현재의 친박들은 ‘원내대표도 우리 편, 회생 절차가 있는 전당대회도 우리 편’이다. 결국,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 잠시 조용히 있다고 해도 어차피 자유한국당의 패권은 다시 친박에게로 돌아온다는 계산이다. 따라서 괜히 지금 당의 결정에 반발하면서 또다시 격랑에 휩싸이는 모습을 보여주느니, 차라리 지금은 당의 지지율도 오르고 있으니 일단 잠잠하게 있자는 의도일 가능성이 크다. 말 그대로 “시간은 우리 편이니 훗날을 도모하자”라는 이야기다. 실제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탈당파가 워낙 잘못했기 때문에 당을 지켰던 사람들이 볼멘소리가 많았다. 비대위가 그동안 탈당파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갖고 의견을 대변해 왔다고 볼 수가 있는데, 이번 선거로 굉장히 놀랐을 것이다.”
이 말은 ‘친박 승리 선언‘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자유한국당이 ‘도로친박당’이 되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국당은 ‘계파 갈등은 끝났다’라고 선언했지만, 실제로는 계파의 갈등이 더 교묘한 구조로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향후 총선이 점점 더 다가올수록, 이 계파 갈등은 끊임없이 한국당을 괴롭히며 민심으로부터 멀어지는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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