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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단 인사로 보는 2019년 삼성전자 3대 키워드 안정 기반으로 성과주의, 초격차 전략 돋보여
사장단 인사로 보는 2019년 삼성전자 3대 키워드 안정 기반으로 성과주의, 초격차 전략 돋보여
  • 전인수
  • 승인 2019.01.0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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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성과, 초격차. 지난 12월 5일 인사를 통해 본 2019년 삼성전자의 3대 키워드다. 이번 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복귀 2년 차를 맞아 경영 안정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반도체 부문의 초격차를 더욱 벌리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기존 사장 3명의 유임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삼성전자는 11월 30일 이사회를 열고 자기주식 소각 결정을 내리면서 대표이사 교체 안건은 상정하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등기임원이어서 교체 시 이사회 논의가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3대 사업부 수장 유임 결정을 지난달 이미 내렸다고 볼 수 있다. 김기남·김현석·고동진 3인 대표 체제 유지는 이 부회장이 경영 안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지난 2018년 세대교체를 통해 3인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출범시킨 지 1년 만에 교체할 경우 조직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지난 11월 29일 삼성 금융 계열사 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이 전원 유임된 것도 안정화 차원에서다. 성과를 내는 곳에 반드시 보상이 따른다는 '신상필벌'의 원칙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에도 최고의 실적을 낸 반도체 사업에 대한 보상이 뒤따랐다. 3인 공동 대표 중 반도체 사업 총괄인 김 사장이 유일하게 부회장으로 승진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김기남 부회장은 작년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 부문장으로 선임된 후 탁월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반도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2년 연속 글로벌 1위 달성을 견인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DS 부문에서 영업이익 14조 56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78%가 DS부문에서 나왔다. 김 부회장은 종합기술원장, 메모리사업부장, 시스템 LSI사업부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한 반도체 최고 전문가로, 지난 2010년 종합기술원장 직책을 맡으며 사장으로 승진한 이래 8년 만에 부회장 자리에 앉게 됐다. ‘갤럭시 신화’를 이끈 노태문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은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모바일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점이 높이 평가돼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탁 생산 파운드리 기술 개발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생각이다. 인공지능(AI)과 5G, 자동차 전장부품 등에 크게 활용될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적극 육성해 메모리 시장 침체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3년간 투자하기로 한 180조 원 중 상당 비중을 반도체 위기 대응에 활용하기로 했다. 위기감이 이처럼 큰 상황 속에 수장과 임원진 쇄신을 이루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해석이다.
 

 

김현석 CE 부문 사장 유임에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CE 부문은 올 한 해 전반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특정 부문에서 만큼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적극 밀고 있는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는 기술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LG전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따라잡는 추세다. 삼성전자 CE부문은 최근 실적 부진이 보다 심화됐다. 올 3분기 CE 부문 매출은 10조 179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전기 대비 2.2% 감소했다. 역대 분기 사상 최저 매출이었다. 이 기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IM부문 모두 전년에 비해 개선된 실적을 내놨다. CE부문 실적 약화는 가전 부진 영향이 컸다. 반면 CE부문 내 TV를 전담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는 크게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QLED TV 판매량은 251만대로 예상된다. LG전자 OLED TV 예상 판매량(256만대)에 근접한 수준이다. IHS는 QLED TV 내년 판매량이 400만대를 넘어서 OLED TV(36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 TV에서 뒤늦게 대응을 시작한 삼성전자로서는 LG전자를 따라잡을 경우 상당히 고무적일 수 있다. 가전 부문 부진에도 불구하고 김 사장 유임을 결정한 것도 결국 이에 따른 이유로 해석된다.
 

 

고동진 IM 부문 사장 유임도 불가피했던 일이다. 삼성전자 IM 부문은 내년 갤럭시 출시 10주년을 맞이한다. 이를 기념할 작품인 갤럭시S10 출시를 앞두고 있고 이를 직접 이끌고 있는 게 고 사장이다. 특히 삼성전자 IM부문은 미래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 '폴더블폰' 출시를 코앞에 두고 있다. 내년 상반기 내에 이를 출시할 방침이다. 고 사장은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18에서 폴더블폰 출시 계획을 직접 알렸다. 지난달부터 부품 조달을 시작했고 구글 등과 출시 전 기술 개발 완료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초도물량은 100만대로 많지 않을 예정이지만, 점진적으로 폴더블폰에 초점을 둔 스마트폰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갤럭시S10과 폴더블폰이 지닌 의미를 볼 때 내년은 삼성전자에게 상당히 중요한 시기다.

김기남 부회장, 노태문 사장단 2명만이 포함된 이번 정기 사장단 인사는 2014년 말 발표한 ‘2015년도 정기인사’ 이후 가장 적은 인사 폭으로 기록됐다. 지난해 60세 이상 사장단이 용퇴하고 50대인 김기남-고동진-김현석 3인 대표 체제를 전면 배치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이룬데다, 사상 최대실적(올해 영업이익 64조 원 전망)을 견인한 반도체 초호황이 꺾이면서 조직 안정을 꾀하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김기남 사장의 부회장 승진으로 삼성전자는 ‘2회장-4부회장’ 체제를 갖추게 됐다. 기존 ‘이건희·권오현’ 회장과 ‘이재용·윤부근·신종균·김기남’ 부회장 체제가 그것이다.
 

직원들에 대한 보상도 확대됐다.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 전날인 5일 사업부별 성과에 따라 기본급의 100∼500%를 특별 상여로 지급했다. 삼성전자 전체 이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기본급의 300∼500% 수준에 달한다. 소비자가전(CE)과 ITㆍ모바일(IM) 부문은 기본급의 100% 수준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는 기본급의 300%를, 발광다이오드(LED) 사업팀은 기본급의 100%를 받는 등 삼성전자 임직원 전원이 연말 특별 상여를 받게 됐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부문만 400%의 특별상여금이 지급됐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 강화 등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인재 전진 배치도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AI·5G·빅데이터·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과 관련된 능력을 지닌 인재들을 적극 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부회장은 해당 사업들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경쟁력 확보를 천명했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공채에서 AI 기술 인력을 적극 영입하고, 8월 AI를 포함한 미래 성장 사업에 25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올해 삼성전자 전체 실적을 견인한 반도체 사업이 내년에 낙관할 수 없지만, 자율주행, AI 등 빅데이터를 처리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는 만큼 이를 처리할 반도체 시장도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의 반도체 부문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기술을 적용한 7나노 반도체를 양산하는 동시에 화성 EUV 생산라인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은 중저가시장에서 화웨이에게 밀리고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에 치이고 있지만 내년 판매량보다는 매출과 영업이익에 방점을 찍고 사업을 펼쳐나가겠다는 전략이다. 2019년 상반기 출시할 '갤럭시S10'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동시에 폴더블폰을 신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가전 사업부 역시 중국 가전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난국을 타파한다는 계획이다. TV 사업에서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8K QLED TV를 선보이면서 초고화질, 초대형화 트렌드를 견인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20년까지 전체 가전기기를 AI으로 연결, 진정한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이번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를 통해 경영의 초점을 안정화에 둘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며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경영자들이 중장기적 비전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같은 인사 기조를 통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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