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과학기술 윤리문제 어떻게 풀어갈까” 과총·한국인터넷윤리학회, ‘신기술과 과학기술 윤리’ 주제로 포럼 개최
“4차 산업혁명 시대, 과학기술 윤리문제 어떻게 풀어갈까” 과총·한국인터넷윤리학회, ‘신기술과 과학기술 윤리’ 주제로 포럼 개최
  • 정희
  • 승인 2018.12.1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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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기술로 꼽히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등이 인간의 삶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주목 받으면서 신기술 연구와 활용을 둘러싼 윤리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최신기술이 미래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예측하고, 과학기술과 관련된 사회적 윤리기준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1월 5일, 과총과 한국인터넷윤리학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신기술과 과학기술 윤리’를 주제로 제14회 과학기술혁신정책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적극적 윤리의식 필요
권헌영 한국인터넷윤리학회 회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전문가 윤리’라는 제목으로 주제강연(Key note)의 포문을 열었다. 권 회장은 1947년 뉘른베르크 강령과 1986년 미국 챌린저 우주왕복선 폭발사고,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을 예로 역사상 과학기술이 초래한 위험과 과학기술자의 윤리 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적 파급력이 큰 만큼 부정적 상황이 발생할 경우 피해 규모 또한 크기 때문에 ‘인류 공영의 발전’이라는 과학기술 본연의 목적을 위해서는 과학기술자의 윤리의식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권 회장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초연결성, 신속성, 유동성, 무경계성, 대체성 등으로 특징지을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위험과 마주하면 윤리적 문제를 도출하기 쉽지만, 그것이 혁신과 편의성과 만나게 된다면 윤리적 문제를 도출하기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가령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에게 급한 목소리와 급박한 감정변화를 인식하도록 알고리즘을 설계하면 소리를 질러서 일의 진척을 빠르게 할 수 있는 편의성을 갖게 된다. 하지만, 목숨을 살려달라는 작은 소리와 사소한 일을 해달라는 큰 소리 중에 선택해야 한다면 과연 어떤 윤리적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그렇기에 그는 “과학기술 전문가들이 혁신과 편의가 가져오는 혜택과 위험을 비교하여 수용하고 위험의 범위를 판단할 수 있도록 적극적 윤리의식을 가르쳐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 교육이 수월성이란 함정에 빠져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기에 권 회장은 “신기술이 가져올 윤리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자 등 전문가로서의 적극적인 사회적 책무가 필요하고, 새로운 기술로 등장한 윤리적 문제를 논하고, 공통의 윤리 준칙을 설정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 간의 공론의 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일을 하는 것은 곧 윤리적 결핍”이라고 말했다. 기술 중심 시대의 전문가 윤리방향은 신기술 기반 환경에 따른 최선과 최고의 전문지식을 동시에 갖춰야 하므로 분야별 전문가에 적합한 구체적 지침과 직업윤리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기술자, 새로운 시민성 자질 획득해야
이날 심우민 경인교육대학교 교수가 ‘미래사회의 윤리문제와 요구되는 전문가 윤리’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최근 신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현실 응용은 사회 제반의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적 환경 변화로 인한 사회 혁신은 궁극적으로는 전통적인 가치관의 변화, 즉 인간 행위규범으로서의 윤리기준의 변화도 함께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심 교수는 아키텍처 규제론에 주목했다. 그는 “과학기술로서의 아키텍처는 관련 규범의 형성과 유지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가지며, 다른 영역 행위규범으로부터의 특수성을 산출한다. 아키텍처 규제는 단순히 인간적 의지의 투영 대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행위의 영역적 한계를 설정함으로써 인간의 행위를 규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전문가의 윤리 요소로 시민사회 비전문가와 소통할 수 있는 언어적, 감성적 역량과 함께 타 전문 기술 분야 전문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전문성 교류 차원의 역량, 그리고 새로운 시민성”을 제안했다. 특히 새로운 시민성에 대해서는 “과학기술 전문가도 시민사회 구성원 중 일원이자 자신만의 비판적 사고와 역량을 사회 혁신의 맥락 속에 투영해 낼 수 있는 시민으로서 새로운 자질을 획득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과학적 역량 갖춘 ‘디지털 시민’ 교육해야
도승연 광운대 교수는 ‘과학기술 분야의 미래형 윤리모델과 인력양성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현대 과학기술이 과거의 국지적 공간과 한정된 시간의 틀을 벗어나 글로벌한 공간과 지속적인 차원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미래형 과학기술인력 양성 정책이 과거의 하이테크형 우수인재 육성과 신산업 활성화의 주 동력원으로 간주하는 공급자 방식에서 벗어나 사회적, 과학적 합리성의 조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효과를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는 지식의 역량을 증진할 뿐 아니라, 채택하지 말아야 할 기술이 무엇인지 식별하고 익명성과 보안성 등의 문제들을 건의, 검토할 수 있는 시민과학적 역량을 일반인들이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과학문화의 확산이 필수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 교수는 “도덕의 대상, 즉 준수와 훈육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윤리적 실체와 목표를 디지털 시민성으로 간주한다. 이에 대한 감수성이나 판단 또는 제어적 행동을 훈련함으로써 디지털 시민이 되려고 할 때 디지털 시민권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디지털 시민성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창의교육과 평생교육, 융복합 교육 모델을 보강하여 수혜대상을 확대․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기존 연구자 중심의 생애주기별 접근인 전문가 트랙은 유지하되 여기에 과학문화 확산을 위한 초등, 청소년, 평생교육 등 시민의 생애주기를 추가해 수혜 대상을 확대,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기술과 윤리문제에 대한 다양한 토론 이뤄져
고진 회장은 지난주 중국 방문기를 꺼냈다. “중국의 4차 산업혁명 현장을 직접 보았다. 이미 그들은 엄청난 CCTV 데이터와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여 기술개발에 사용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이나 생명공학기술, 자율주행차 등 과학기술의 윤리문제를 국내 수준으로 다뤄서는 소용이 없고, 글로벌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명희 회장은 “무작정 유전자가위 기술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특정기술을 나쁘게 단순 프레임화 하는 것은 위험하다. 유전자 치료와 같은 경우에는 국가별로 허용하는 기준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과학기술의 윤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상균 원장은 “지금 미국과 중국은 디지털 패권 전쟁을 진행 중이다. 특히 중국은 데이터를 모아서 실험하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기 때문에 스케일과 속도 면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데이터 기반의 기술혁신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면서 학문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정된 범위만이라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재영 국장은 “정부 역시 지능정보사회에서 우리나라가 뒤쳐질 우려가 있다는 심각성을 감지하고 데이터 활용 면에서 규제혁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 윤리가 해이해질 경우에는 돌이킬 수 없이 위험한 문제들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에 규제혁신의 속도감이 느린 것은 사실이다. 최소한의 지켜야 할 원칙만 준수한다면 지능정보사회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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