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고군분투 해왔습니다”
“재일동포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고군분투 해왔습니다”
  • 정희
  • 승인 2018.11.0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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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회 세계한인의 날’ 국민훈장 무궁화장 수훈, 민단 오공태 상임고문

전 세계 720만 재외동포의 한민족의 정체성을 정립시키고 한민족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매년 개최되는 세계한인의 날’. 올해에도 어김없이 지난 105일 송파 롯데호텔월드에서 개최됐다. 이날 국민훈장 무궁화장은 재일본대한민국(이하 민단) 중앙본부 오공태 상임고문에게로 돌아갔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상을 받는 그는 무려 47년을 민단에 몸을 담으면서 동포 사회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일제 식민지 시절 일본으로 끌려간 부모님으로 인해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현재 나가노현에서 파친코 등의 사업을 통해서 연 매출 7500억원을 올리는 산코쇼지 그룹을 이끌고 있다. 더불어 현재까지 10년간 동경한국학교 이사장을 맡으면서 한인 3~4세들의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오공태 상임고문을 만나 수상소감과 그간의 공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3살 때부터 재일청년회 활동 시작

현재 일본에는 약 100만명에 가까운 한국인 및 한국계 일본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소위 올드커머(Old comer)’라고 불리는 일제 강점기 이주자와 그 후손, 80년대 이후에 일본으로 이주한 뉴커머(New comer)’, 그리고 귀화자, 재일 조선족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러한 다양한 배경과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어울려 살다보니 재일동포들을 위한 권익향상 등이 매우 중요한 문제로 부각된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었다. 오공태 고문은 23살의 젊은 나이에 재일청년회 활동을 시작해서 나가노 지방민단 단장, 중앙민단 부회장, 중앙민단 단장을 거쳐 현재 상임고문으로 활약하고 있다. 무려 47년간 민단을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던 것이다. 특히 일본에서는 더욱 차별을 받는 우리 동포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오 고문이 걸어온 길은 말 그대로 가시밭길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우선 이번 수훈에 대한 소감부터 들어봤다.

지난 2월로 6년간의 민단 단장으로서의 역할이 끝났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한일관계가 계속해서 악화일로를 걸었다는 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초에 독도를 방문했던 것이 그 시발점이었고 그 이후 계속해서 위안부 문제 등이 터져나왔으며 최근에는 관함식의 욱일기도 문제가 됐습니다. 이러는 과정에서 일본 내에서도 한국인을 혐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가장 단적인 것이 바로 일본의 일부 극우 인사들이 주도했던 헤이트 스피치(인종차별발언)’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차별받았던 재일동포들이 심리적으로 더 위축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 중에서도 민단은 많은 재일동포들을 위한 일을 해왔고, 또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 잘 될 수 있도록 적지 않은 민간 가교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번 수훈은 아마도 그런 수고로움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 혼자의 힘으로 받을 수 있는 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오 고문이 해온 많은 일 중에서 특히 헤이트 스피치 방지법을 일본 국회로부터 이끌어 낸 것은 매우 소중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간 재일동포에 대한 무차별적인 혐오 발언과 공격이 일본 자국 내에서 일정한 제재를 받을 수 있게 한 것은 동포 사회를 위한 큰 도움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열악한 상황 속에서 새로운 한류 붐은 재일동포들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K-팝은 물론 먹거리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니,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도 상당히 높아졌다고 말한다.

현재 일본에는 3차 한류 붐이 일고 있습니다. 신오오쿠보 한인타운에는 매일 수천명의 일본 젊은이들이 찾아와 한국을 느끼고, 또 한국에 대한 사랑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또 그곳에 있는 분들은 현재 장사도 매우 잘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과 일본은 과거 역사의 문제에서 벗어나 더 큰 협력과 상생의 길로 가야합니다. 이러한 역사의 문제는 다만 동포들이 해결하기는 힘듭니다. 한국 정부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서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오 고문은 매년 서울과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축제한마당일본 내 한국측실행위원장도 맡고 있다. 그만큼 그가 한국과 일본의 문화교류에 있어서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오 고문은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문화에 대한 깊이 이해가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민간 차원의 양국 문화교류 활동과 재일 차세대 인재 육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 갖고 있어

사실 그간 민단은 알게 모르게 대한민국에 많은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 지난 평창 올림픽에서는 2억엔(한화 약 20)을 모금해 조직위원회 측에 전달하기도 했고,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세월호 참사 등 각종 재난이 발생했을 때에도 민단은 어김없이 모금을 비롯해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에 많은 지원을 해왔다. 또한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방한단을 구성, 한일친선교류 활동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러한 민단의 노력이 있었기에, 그나마 지금의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형성되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오 고문의이러한 다양한 활동과 이에 대한 열정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그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자부심이라고 말한다.

저는 아직도 귀화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귀화한 사람보다 더 차별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의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말합니다. 귀화를 하면 더 편하게 살 수 있는데, 왜 하지 않느냐고요. 하지만 저는 가난하게 살면서 고생했던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컸습니다. 그래서 저의 마음에도 일종의 한()이 맺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싶고, 또 한국인들이 일본에서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많은 활동들 역시 이러한 많은 재일동포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언제 저의 소망이 완전히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죽는 날까지 그러한 노력은 결코 멈춰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귀화를 했다고 해서 배신자취급을 받지는 않는다. 한때는 그런 분위기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지만, 현재는 꼭 그렇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재일동포의 권익향상을 위해서는 오히려 귀화자들을 포용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다. 지금 일본은 보수, 우경화되고 있기 때문에 재일동포들의 참정권 획득 운동이 장애물을 만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귀화자들은 투표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동포사회 안으로 들어와 함께 노력한다면 오히려 재일 동포의 권익이 보다 획기적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있다. 이를 통해 일본에서의 차별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1970년대만 해도 재일동포들은 귀화를 하지 않으면 정식 직업을 갖기도 힘들었습니다. 기업에서는 물론 공공기관에서 채용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유리천장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고위직으로 올라가기가 무척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국적자나 귀화자가 모두 힘을 합쳐서 한국인 및 한국계 재일동포의 권익을 향해 노력을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오 고문은 미래의 이러한 밝은 모습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실제 그는 이미 10년간 학교법인 동경한국학교 이사장직을 맡으며 어린 학생들이 일본 사회에 뿌리 내리면서 살 수 있도록 음으로 양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저희 부모님을 제대로 학교를 다니지 못하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들이 학교만 제대로 다니셨어도 그렇게 힘들게 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경한국학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더불어 이 한국 학교는 재일동포 학생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소중한 배움의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기자까지 있을 정도로 인기, 동경한국학교

현재 동경한국학교에는 총 1,400명의 학생들이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교육 과정을 밟고 있다. 특히 이 학교는 매우 인기가 높다. 오사카 지역에 있는 한국 학교의 경우에는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반면, 현재 동경한국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일본학교를 다니며 대기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높은 선호도를 나타내는 이유는 이 학교의 탁월한 교육철학과 교과과정 때문이다. 현재 취임 한지 한달 정도 된 곽상훈 교장은 과거 한국에서 경기교육청에서 6, 분당고등학교 교장 등 분당에서만 11년 정도 교직 생활을 했다. 최근 곽 교장은 공모를 통해서 교장에 선임됐다. 동경한국학교의 장점에 대해 곽 교장의 이야기를 잠시 들어보자.

이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의 세상은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지금 보다 확장된 글로벌 세상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첨단 기술의 세상에서 숨쉴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중요한 것은 바로 미래 사회를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일입니다. 따라서 당장의 학교 성적만이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이를 위해 저희 학교는 현재 교육 과정을 다시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미래 사회에 더욱 적응을 잘 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려고 합니다.”

현재 동경한국학교에 대기자까지 있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학교의 평판도 좋기 떄문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총 12년 동안 일관된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한국의 경우 초--고교가 모두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동경한국학교의 12년 교육을 매우 큰 장점이다. 거기다가 대학 진학률도 매우 높은 상황이다. 한국은 시험성적을 통해서 선발을 하지만, 이곳 동경한국학교의 학생들은 주로 특례를 통해서 입학한다. 따라서 살아있는 교육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거기다가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다 보니 보다 충실한 교육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학교를 다니면서 한국어, 일본어, 영어까지 동시에 배울 수 있다는 것도 이 학교만의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미래가 밝은 학교이다 보니 오 고문 역시 과거부터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왔다. 특히 그는 한국 정부도 재일동포 학생들의 교육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교민사회의 중심이 3~4세로 변화되었습니다. 그 전체 숫자도 이미 100만명이 될 정도로 많아졌습니다. 그런 만큼 우리 학교는 이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위해 더욱 많은 고민을 할 생각입니다. 따라서 한국 정부에서도 재외동포들의 학교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결국 미래를 개척하는 것은 교육 밖에 없으면, 전 세계 수많은 나라에 있는 재외동포 학생들이 결국에는 미래 대한민국의 큰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민단 오공태 상임고문이 민단에서 보낸 지난 47년의 세월은 한마디로 고군분투가 아닐 수 없다. 차별과 싸우며, 동포들을 감싸안고, 조국을 도왔던 풍운의 세월이기도 했다. 이제 앞으로도 이제까지 그가 해왔던 경험과 지혜, 그리고 통찰이 재일동포는 물론, 우리 조국 대한민국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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