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진화, 호날두의 ‘프리롤’ 가능할까?
손흥민의 진화, 호날두의 ‘프리롤’ 가능할까?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18.09.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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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프리롤’이 메시와 호날두의 ‘프리롤’과 같은 월드클래스로 거듭날 수 있을까. 지난 9월 7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프리롤’을 맡아 90분을 소화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재밌다. 지루한 경기도 있고, 재밌는 경기도 있다. 모두 열심히 뛰고 동료를 위해 열심히 뛰는 게 보였다. 90분을 뛰는 게 쉬운 건 아니지만 재밌었다. 이런 축구를 계속 하고 싶다. 그렇게 하려면 한 팀이 돼야 한다. 오늘 같은 정신력, 뛰는 양이 있고 선수들이 잘 인지하면 잘 할 수 있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날 손흥민의 소감에서 눈에 띄는 점은 ‘재밌다’는 말이다. 직접 언급한 것처럼 아무리 선수들이라고해도 풀타임을 뛰는 것은 힘든 일이다. 더군다나 칠레전까지 107일 동안 19경기를 소화해 혹사 논란까지 빚은 손흥민 선수에게는 특히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이 될 수도 있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뛰는 일 자체가 도전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손흥민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다. 일정 수준의 실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대중은 쉽게 비난을 쏟아낸다. 그런데도 손흥민은 ‘재밌다’는 말을 통해 경기를 즐겼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지난달 16일부터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을 맡은 파울루 벤투 감독과의 호흡이 새롭게 느껴졌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선수가 재미를 느끼는 것은 플레이 자체의 재미 때문일 것이다. 손흥민이 맡은 프리롤이 자신에게 잘 맞는 옷처럼 어울렸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이 프리롤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레버쿠젠에서 활약할 당시에도 로저 슈미트 감독에게 신임을 받으며 프리롤을 소화한 바 있다. 특히 2014년 덴마크 코펜하겐과의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결승골을 넣으면서 활약했다. 당시 손흥민은 원톱 슈테판 키슬링과 위치를 변경하며 전방위적인 활동을 보여주었다. 토트넘에 이적한 후 초반에도 프리롤을 맡은 적이 있었다. 토트넘의 레전드인 대런 앤더튼은 “손흥민에게 어울리는 자리는 2선이다. 프리롤을 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자주 프리롤을 맡았다. 하지만 레버쿠젠과 토트넘에는 키슬링과 헤리케인이 있었지만 우리나라에는 걸출한 원톱 공격수가 없었다. 또한 손흥민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완할 수 있는 팀 전체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충분하지 않았다. 때문에 손흥민은 자주 후방으로 내려와 수비를 보완해야 했다.
 
사실 손흥민은 프리롤에 상당히 어울리는 선수다. 레버쿠젠 시절부터 원톱, 미드필더, 수비 가담 등 다양한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소화했고 다수의 A매치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역할도 충분히 인지할 수있는 축구 지능도 갖추게 됐다. 하지만 항상 효과적이지 못했던 것은 기복이라는 복병 때문이었을 것이다. 레버쿠젠 시절부터 손흥민은 흐름을 많이 타는 선수로 평가받았다. 몇몇 경기에서는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다가도 몇 경기째 침묵을 유지하곤 했다. 각 시즌 하반기에는 이런 모습이 더 여실히 나타났다. 무엇보다 윙포워드로서 골이 중요했다. 다수의 팬들이 골을 넣지 못하면 손흥민이 경기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치부하곤 했다. 실제로 공격 포인트가 저조한 날에는 이렇다 할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지 못했다. 때문에 기복이 심한 선수라는 손흥민에 대한 편견은 팬들의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는 인상으로 남아 부진한 경기 이후에는 단골 비난거리로 등장하곤 했다.
 
손흥민에게 변화가 생긴 것은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다. 손흥민은 예선 2경기와 본선 4경기 총 6경기에서 1골 5도움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특히 1골은 팀을 구하는 골이었다. 키르기스스탄과의 예선전, 한국의 우세에도 골문이 열리지 않는 답답한 상황에서 터져 나온 골이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5도움이라는 기록이다.
 
손흥민은 아시안게임에서 방대한 활동량, 한국 팀의 플레이 조율, 수비진 유인, 키 패스, 수비가담의역할을 두루 해내면서 5도움을 기록했다. 골로만 평가받던 손흥민으로서는 엄청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일본과의 결승전 승리로 한국이 금메달을 얻게 된 후 토트넘은 공식 SNS를 통해 “6경기 1골 5도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거의 에릭센처럼 플레이한 손흥민”이라는 멘트를 남겼다. 5도움이라는 포인트는 그가 공격적 능력 발휘 외에 다른 역할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다는 증명인 셈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손흥민은 앓던 이처럼 달고 다녔던 군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까지 얻게 됐다. 바로 프리롤이다.
 
골 결정력, 질주 능력과 함께 전방위적 역할에 눈 뜬 손흥민은 이제 과거 실패했던 프리롤을 완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경험했다. 호날두가 더 이상 손흥민을 지칭하는 별명만은 아닌 것이다. 그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우리가 손흥민의 시대에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까. 그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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