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한국-베트남 교류협력 위한 축제 개최, 18만 베트남교민들 위해 활동하는 원옥금 회장
매년 한국-베트남 교류협력 위한 축제 개최, 18만 베트남교민들 위해 활동하는 원옥금 회장
  • 전인수
  • 승인 2018.09.2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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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2018년 제8회 주한 베트남교민회 문화축제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베트남 독립선언일 73주년을 기념해 열려 교민 사회에 의미 있는 날이 됐다. 특히 유명 가수 ‘미땀’의 공연이 진행돼 행사를 뜨겁게 달궜다. 미땀은 올해 1월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베트남 최초로 10위권에 진입한 가수로 현지에서도 인기가 상당하다. 현재 서울 외국인 명예시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원옥금 베트남교민회장은 18만명의 재한베트남 교민 사회를 위해 미땀(My Tam) 초청을 기획했다.
 
 
베트남교민회 최대 행사 주최해 이목 집중
“미땀이 온다는 소식을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7만 4천 명이 글을 읽었습니다. 교민회를 운영하면서 그런 일은 처음이었어요”

베트남교민회 문화축제는 교민들의 단합과 문화 지원을 위해 개최되고 있지만 동시에 우리나라와 더 가까이 지내고자 하는 기회 마련의 성격도 강하다. 이날 축제에서는 베트남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를 입고 행진하는 아오자이 퍼레이드, 베트남 전통요리 소개 등을 진행에 우리나라에 베트남 문화를 알렸다. 특히 이번 행사는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돼 베트남인들만의 폐쇄적인 행사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의미 있는 행사가 됐다. 베트남교민회 행사가 광화문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를 준비한 원옥금 베트남교민회장은 광화문에서 행사를 개최할수 있었던 이유가 손수 쓴 ‘편지’에 있었다고 말한다.
 
“60일 전에 서울시에 편지를 보냈어요. 우선 제가 서울시 외국인 명예시장으로 활동했던 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명예시장으로서 이번 행사가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 교류에 도움이 될 거라는 점을 어필했죠.
그리고 외국인 커뮤니티 역량 강화 지원 사업으로 선정을 건의했어요. 운이 좋게 장소 선정이 돼서 행사를 개최하게 되었어요. 서울시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할 수도 있었을 거예요”
 
역동적인 한국 사회, 배울 것 많지만 녹록치 않아
원 회장은 베트남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로 파견 왔던 남편을 만나 한국으로 들어오게 됐다. 베트남과 한국은 자연 환경만큼 문화 차이도 컸다. 특히 베트남보다 경제·문화적으로 앞서 있는 한국에 배울 점이 많다고 한다. 원 회장은 베트남이 한국 사회에서 가장 배워야 할 것으로 역동성을 꼽았다.

“베트남은 사회적으로 좀 느린 면이 있어요. 반면 한국은 구성원 간 소통이 활발해서 훨씬 빨리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요. 촛불 집회가 그런 시너지를 통해 만들어 졌다고 생각해요. 또 정의를 위한 활동들이나 단체들의 연대 그런 부분에서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베트남은 여전히 사회주의 1당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당에서 정해놓은 활동만 할 수 있다고 한다. 때문에 단순하고 사회 변화가 느려 다양성과 역동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 사회는 너무 빠르게 변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여유를 가지기는 힘든 것 같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체류 중인 베트남인은 무려 18만 명이 넘는다. 재한외국인 총 200만 명 중 100만 명이 넘는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재한베트남인에게 한국 생활은 그리 녹록치 않다.
 
귀화 절차를 밟아 떳떳하게 한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들에게도 정당한 대우를 하지 않고 혜택을 주지 않는 일이 많다. 재한베트남인 총 18만 명 중 6~7만 명이 결혼 등의 이유로 7~8만 명 정도가 일을 하기 위해 들어온다. 나머지 3만여 명은 한국에 호감을 갖고 들어오는 유학생들이다. 이들 모두 제각각 어려움을 갖고 있다.
 
여성들은 한국남성과 결혼을 통해 국내에 살 수 있지만 국적을 얻기 위해서는 귀화 절차를 거쳐야 한다.하지만 배우자로 2년 이상을 살아야 해 남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또한 간이귀화를 위해서는 3천만원, 일반귀화의 경우 6천만원 이상의 재산이나 소득을 증명해야 해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이민자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국내 분위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노동자의 경우 대다수가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일을하고 있다. 특히 임금, 산재 등에서 한국 국민으로서의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려운 교민들 위해 이주민 센터 만들어
한국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베트남 교민들을위해 원 회장은 교민회 소속의 이주민 센터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센터에는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요청이 온다고 한다. 아이와 함께 몸을 눕힐 공간도 없는 방에서 살아가는 한부모 가정이나, 일터에서 사고를 당해도 보험 적용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노동자 등 일일이 말을 하기에도 벅찰 만큼 어려운 이들이 많다. 원 회장은 집이 없는 사람에게는 쉼터를 소개해주고 감당할 수 없는 병에 걸린 이들에게는 직접 복지사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직접 발로 뛰며 기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기 때문에 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베트남 교민회에서는 주로 적응을 돕기 위한 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봄에는 체육 대회를 열고 가을에는 문화 축제를 연다. 상시 진행되는 사업으로는 베트남어 교실이 있다. 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베트남 여성들이 자녀를 낳으면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은 한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어머니의 베트남어를 알아 듣지 못하고 반대로 어머니는 한국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소통이 힘들어진다.
특히 아이를 베트남 친정에 데리고 가도 베트남어를 하지 못해 많은 여성들이 속앓이를 한다고 한다.

“작년 겨울에 엄마들이 사무실에 찾아왔어요. 자기 아이에게 베트남어를 가르쳐 달라는 거예요.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공감도 됐죠. 제가 누구보다 그 심정을 잘 알아요. 저희 아이도 베트남 말을 하지 못하니까요”

원 회장은 바로 그날 밤 베트남어 교실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수강생 20여 명을 모았다. 한베 짝짝꿍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어학 교실 프로그램은 어머니들에게는 한국어를 가르친다. 아이가 베트남어 수업을 듣는 동안 어머니는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다. 처음에는 2개 반으로 시작한 수업은 점차 숫자를 늘려가며 다른 지역으로 확산됐다. 현재는 부천에서 2개 반, 대림에 2개 반, 한성대 입구 쪽에 1개 반을 운영 중이다.
 
수요는 많지만 아직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것은 장소 섭외의 어려움 때문이다. 주말에는 다문화가정 지원 센터에서 문을 열지 않아 직접 각 지역의 사회복지관에 협조 요청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원 회장은 앞으로 전국적으로 프로그램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베트남 자녀 중 언어 교육에 적기인 7~10살 아이들이 2만 7천여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언어는 시기를 놓치면 평생 배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배우지 않으면 평생 베트남어를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 아이들이 베트남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할 수 있다면 각 분야에서 한국과 베트남의 가교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 아이들이 배우지 못하면 한국도 손해를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베트남의 좋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
원 회장은 넌지시 재한베트남교민들과 베트남한인회의 상황이 너무나 달라 가슴이 아프다는 말을 전했다. 한국인들이 자본을 투자해 베트남에 사업가로 들어간 것과 달리 베트남인들은 돈을 벌기 위해 노동자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억울하다거나 불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베트남이 한국인들에게 좋은 기업 환경을 제공하는 것처럼 한국 역시 베트남인들이 한국에서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재한베트남인들이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 역시 강조했다.
 
“여기서 우리가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살아서 언젠가 베트남의 좋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한국 땅에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교민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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