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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에서 CSV로, 선대회장 DNA 물려받은 최태원 SK 회장의 新 사회적 경영모델
CSR에서 CSV로, 선대회장 DNA 물려받은 최태원 SK 회장의 新 사회적 경영모델
  • 정희
  • 승인 2018.09.27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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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회에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었다”
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은 남다른 혜안과 기업가 정신으로 SK그룹을 재계 5위의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세계 최초 CDMA 상용화를 통해 정보통신기술 강국의 기반을 닦은 인물로 평가받기도 한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중시하는 것 또한 유명하다.
공격적 경영으로 IMF 이후 SK그룹을 재계 3위까지 끌어올린 최태원 회장은 그의 기업가 정신뿐만 아니라 사회적 공헌 가치도 함께 물려받았다.
지난 1월 그룹신년회에서 최 회장은 올해를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뉴SK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특히 그가 현재 주목하고 있는것은 CSR을 넘어서는 CSV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모델”
6월 26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8 확대경영회의'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인도 보텍스, 일본 도요타, 스웨덴 ABB 등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이들의 사례를 들며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냈다"며
"결국 사회와 고객에 친화적 기업은 단기적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긍정적 평판으로 장기적으로 기업가치가 성장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이 언급한 글로벌 기업 중 일본 도요타나 스웨덴 ABB그룹은 CSR 기업으로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인도 보텍스(Vortex)는 다소 생소하다.
그렇다면 보텍스의 어떤 경영방식이 'SK식 사회적 경영'의 롤모델이 됐을까.

보텍스는 인도에 본사를 둔 ATM(현금입출금기) 생산·공급업체다.
12억명에 이르는 인도인 모두에게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게 이 회사의 비전이다.
결론적으로 이 회사는 ATM 혁신개발을 통해 비전을 현실화했다.
 
과정은 이렇다. 인도 인구의 약 80%는 소득 피라미드 최하층에 속한다. 이들은 저축할 돈이 없고 전기도 안 들어오는 지역에 살며 대부분 문맹이었다.
때문에 은행 서비스는 꿈도 못꾸는 처지였다. 당시 은행들은 이들을 고객으로 보지 않았다.
이들이 거주하는 외진 지역에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 은행을 세울 인센티브가 없어서다.

보텍스는 빈민층들의 빈곤 탈출을 위해선 저축이나 대출 등 금융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보텍스는 사고의 전환을 통해 이들을 잠재적 고객으로 보고 모든 빈민마을에 ATM 설치를 추진했다.
이를 위해 전기공급이 안되고 거주자들이 문맹인 점을 감안해 새로운 현금입출금기를 개발했다. '에코텔러(Ecoteller) ATM'이 그것이다.
 
이 ATM은 문맹인을 위해 글자 대신 자판을 모두 그림으로 대체해 화면에 손바닥만 찍으면 신원이 확인되게 했다.
일반 ATM에서 전기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부분인 지폐를 아래서 위로 쳐서 올라가게 만드는 모터를 제거하고
ATM 윗부분에 지폐보관공간을 설치해 중력으로 모터 없이 돈이 떨어지게 하는 '절전낙하형' 지폐 출납 방식을 개발했다.
그래도 필요한 전기는 자동 충전되는 태양열 전지로 해결했다.
 
보텍스는 ‘SK식 사회적 경영’의 롤 모델
미국 <타임>지는 "보텍스가 혁신을 통해 개발한 ATM은 실제 인도 전역에 보급돼 빈곤 타파에 엄청난 기여를 했을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보텍스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CSV를 통해 사회적 문제 해결과 기업 성장을 동시에 달성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타임>지는 "보텍스의 사례는 21세기형 경영모델 '공유가치 창출(Creating Shared Value·CSV)' 모델 중
최하층 인구에 대한 기여(BOP·Bottom of the Pyramid)를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임>지는 2012년 보텍스를 세계 10대 혁신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최 회장의 'SK식 사회적 경영'과도 보텍스의 경영철학과 맥을 같이 한다.
즉, 지금껏 CSR의 대표적 실천 모델인 '기업자선활동(Corporate Philanthropy·CP)' 모델에서 한발짝 더 나간 CSV 모델이 'SK식 사회적경영'인 셈이다.
CP모델은 기업이 자신의 본업에서 이윤극대화를 통해 창출한 수익의 일부를 본업과 상관없는 장학·빈민구제·환경·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자선활동이나 기부활동, 비영리 활동 등을 통해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기업이미지 제고 등의 효과를 거둘 순있지만 지속성을 담보하긴 어렵다. 기업에 비용으로만 남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CSV모델은 기업 본연의 핵심 영역에서 정당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해 사회적 기여와 성과창출을 동시에 달성하고자 하는 접근이다.
최근 세계 경영학계의 핵심 화두가 되는 마켓3.0, BOP,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 고객자본주의(Custotmer Capitalism) 등이 CSV와 유사한 개념들이다.
신동엽 연세대 교수는 "CSV 관점에서 보면 전체 사회가 바로 잠재 고객"이라며
"현재 고객이 아니라 앞으로 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회의 모든 영역, 자신들과 관련된 모든 사회문제,
모든 사람들이 기업들의 잠재 고객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이어 "보텍스의 BOP 사례처럼 기업들이전통적으로 전혀 고객으로 생각하지 않던
소득 피라미드의 최하층에 존재하는 70%의 인구들도 훌륭한 미래 고객이 될 수 있다"며
"이 사람들의 삶을 향상시키면 전체 시장도 늘어나고 사회 빈곤 문제도 해결될 뿐만 아니라 기업에는 엄청난 성과창출과 성장의 기회가 된다"고 덧붙였다.
 
SK식 사회적 경영, 공유가치 창출(CSV)이 핵심
"사회적 가치 추구 등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성장시킨다"는 최 회장의 구상과 같은 대목인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CSV를 통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핵심사업 영역 내에서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신성장 전략이 되도록 해야 하는 혁신경영"이라며 "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스 가치를 동시에 극대화하는
SK식 사회적 경영과도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SK그룹은 경제적 가치 추진에 중점을 뒀던 기존 조직에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전담조직을 통한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 △사회적 가치 추진과정에서 장애 요인 규명 및 해결 방안 수립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 추진 등 각 관계사가 처한 상황에 맞게 조직을 새롭게 설계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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