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양서경 작가, DMZ 남북 갈라놓은 상처 아니다 평화의 빛과 생명력 넘친 인류의 마지막 숨결이다
화가 양서경 작가, DMZ 남북 갈라놓은 상처 아니다 평화의 빛과 생명력 넘친 인류의 마지막 숨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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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0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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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양서경 작가 · 설치미술가

전 세계에서 이런 역사를 겪은 국가가 어디 있을까. 강대국 사이에서 단일민족의 정체성을 지켰지만 끝내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다. 1950625, 3년간 수많은 목숨을 빼앗은 후에야 끝난 한국전쟁. 한민족이면서 서로를 미워하며 살 수밖에 없었던 운명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영원토록 적대감이 맴돌 것 같은 한반도였다. 얽히고설킨 실타래가, 가위로 자르지 않고서는 풀 수 없을 것 같았던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남북이 손을 잡고 웃고 미래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정치적인 변화와 얼음 같았던 국제 정세가 풀리자 비로소 양서경 작가는 가슴을 쓸어내린다. 하나 된 민족이 평화를 얘기하지 못하는 답답함, 통일을 이루지 못한 한반도에게 자연이 주는 조언. 분단의 시대를 사는 그는 예술가로서 DMZ를 재해석하며 우리를 일깨워왔다. 정치와 국제 사회에 휘둘리지 않는 예술가의 삶을 소개한다.

인간의 이기심을 버리고 바라보면 한없이 아름다운 DMZ

결국 인간과 자연은 하나인 거죠. 저의 작은 울림을 들은 이들이 아주 작은 지각을 하면 결국 DMZ는 우리나라의 보물이 되고 자원이 될 것입니다. DMZ는 평화의 성지이면서 생태계의 보고이잖아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 석사를 졸업한 양서경 작가는 자연을 사랑한다. 나무껍질, 떡갈나무 잎, 솔잎, 쌀겨 등 자연의 소재를 활용하는 자연채색 비구상 화가로 이름을 날린 양 작가에겐 DMZ의 생태환경은 무궁무진한 영감을 주었다. 20여 년 전 지인과 함께 DMZ를 방문한 계기와 이후 다시 DMZ 연구조사로 들어가면서 한 번도 DMZ를 마음에서 보낸 적이 없다. 딱딱한 사전적 의미로는 비무장지대로 군사시설 설치나 군대무기의 배치가 금지된 지역을 뜻하는 DMZ. 예술의 혼을 지닌 그에게 DMZ란 예술적 가치로 다가온다. 그는 DMZ의 생태환경을 예술로 승화시켜 분단의 아픔과 미래의 평화를 얘기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2008년 경기도 제2청사에서 ‘DMZ 국제 컨퍼런스 되살아나는 땅 생명을 열었고 2009DMZ박물관 작품설치 및 미술기획과 임진각 경기평화센터의 DMZ신비속으로 생태예술체험 작품 및 전시기획, DMZ 3땅굴 작품설치 및 미술기획 전문 미술가로 활동했다. 2010COEX홀에서 열린 내나라생태박람회 DMZ 생태전 설치를 맡았고 2011년 통일대교초평도에 DMZ벤치를 설치했다. 2012년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개최된 주한대사초청 DMZ 생태 평화축제에 참여하며 DMZ자연생태와 평화를 표현한 예술 활동을 계속해왔다. DMZ는 남과 북을 가르는 분단선 그 이상으로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는 안보가 아니라 DMZ 생태를 외쳤다. DMZ는 분단의 아픔이지만 보물이기도 하다. DMZ를 설치미술과 생태 투어리즘에 접목하는 예술을 추구해왔다라며 “2008년만 하더라도 냉소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최근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라고 밝혔다.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시작했고 트럼프와 김정은이 악수하는 모습은 지구촌 곳곳에 생중계됐다. 우리나라가 비핵화를 향한 걸음을 시작했고 남과 북이 예술과 스포츠로 교류하면서 대화의 물꼬를 텄다. 한반도의 긴장이 풀리면서 그가 맡은 직책에 큰 의무가 주어졌지만 전혀 힘들지 않다. 그는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DMZ무궁화공원 예술감독, 세계문화예술올림픽조직위원회 추진위원장, DMZ 박물관자문위원, DMZ 에코아트대표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예술가의 시선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했던 그의 노력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DMZ, 철조망과 마음의 벽을 넘는 예술이 되다

양 작가는 “DMZ는 평화를 유지하기로 약속한 곳이며 68년 동안 약속을 지켜왔지만 평화로운 곳이라고 할 수 없다. 남북 병사가 무기를 지닌 채 여전히 서로 노려보고 있다라며 “DMZ는 동식물들의 천국이며 생태계 보고인 우리 국토의 허파가 되었다. 전쟁 무기의 흔적이 남아있지만 DMZ의 평화가 깨지면 우리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올해는 휴전 68, 남북분단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DMZ70년 남북분단의 산물입니다 DMZ에 깃든 생명과 모습을 예술로 표현하며 숙제이자 숙원이 무엇인지 생각했습니다. 동물은 철조망과 상관없이 오가는데 남북은 단절돼 있잖아요. 만남의 장을 고민해야죠.”

그는 예술가로 DMZ가 품은 메시지를 전시회로 전하고 있다. 개인 활동으로는 연이은 초대개인전과 오는 928일까지 우정박물관 우정아트 갤러리에서 생태계의 보고 DMZ’ 특별 기획전을 개최 중이다. 특히 DMZ 내에 조성된 무궁화공원의 아트 디렉터로 대중과 DMZ의 거리를 좁히는 예술 활동을 시작했다. 외국인에게 DMZ와 관련된 볼거리와 아픈 한국의 역사를 전할 예정이다. 또한 11월경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세계문화예술올림픽개최기념 우리나라꽃 무궁화 국민대축제의 추진위원장을 맡아 무궁화 나라꽃 제정을 바라는 마음을 모아 행사를 개최한다 (831일부터 95일까지 여의도공원 문화마당) 대외적인 활동이 늘어났지만 그는 에코아트 톡톡 대표의 역할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 통일 후 DMZ 활용방안, 로고, 멸종위기 동물 캐릭터를 활용한 관광 상품 개발과 포토존 디자인 등을 자문해왔다. DMZ의 가치를 재발견한 그의 능력은 여러 곳의 부름을 받았다. 강원 고성 DMZ박물관 콘텐츠 제작, 임진각의 어린이날 행사 ‘DMZ 신비 속으로기획 등 그를 통한 DMZ와 예술의 결합은 공공사업을 만나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양 작가가 해석하는 DMZ의 주제는 공공미술과 예술기획을 거쳐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온 인류가 갈망하는 한반도 통일이 이뤄질 수 있도록 그는 DMZ 초평도 자전거 길의 벤치디자인, 3땅굴 DMZ글자 조형물, 고성DMZ박물관의 솟대 등 생활 속에 녹여 대중에게 친근한 작품 활동도 꾸준히 해나갈 생각이다.

이런 날이 올까 싶었다. 뉴스를 봐도 불안하지 않을 날이 올까. DMZ의 동물들이 뛰어노는 평화, 식물들이 마음껏 태양을 향해 자라는 기쁨. 이기적인 사람들도 DMZ의 평화를 같이 누릴 때가 오긴 올까. 시대가 바뀌었고 역사는 바르게 흐르고 있다. 양 작가는 문득 DMZ 예술을 하겠다는 자신을 보던 눈빛이 떠오른다. 그는 펌프 이론으로 회상했다. 현실성만 본다면 누가 물을 담을까. 계속 물을 붓고 또 부어 DMZ를 재창조하는 오늘이 다가왔다. “물을 열심히 부으면 나중에 모든 사람들이 마실 수 있는 단물이 된다라며 지난날의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참된 예술가 정신이 읽힌다. 그는 시작점에 혼자 서 있었다. 지금은 혼자였지만 언젠간 우리가 될 것을 확신했던 그는 DMZ를 알리고 또 알렸다. 몸이 열 개라고 부족한 바쁜 스케줄은 15년 이상 그가 발품을 팔고 재능기부를 하며 DMZ를 알렸다. 한 나라의 비극은 아직 아물지 않았다. DMZ는 어리석은 우리에게 생명과 평화는 공존한다는 진리를 증명해왔다. 그 메시지를 이제 겨우 양 작가를 통해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의 예술작품에 담긴 자연과 어우러진 빛, 습지의 웅덩이, 갈대, 천연기념물인 조류, 지뢰, 철조망 등은 우리의 지난 역사를 반성하게 한다. 정치적 이슈는 여전히 산적하지만 그가 활약하는 예술과 문화 속에서의 한반도 분단은 서서히 아물고 있음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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