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들 모인 경향포럼 ‘BEYOND $30000- 더 나은 미래, 불평등을 넘어’ 개최, 불평등 문제의 핵심은 ‘지대추구 행위’
세계 석학들 모인 경향포럼 ‘BEYOND $30000- 더 나은 미래, 불평등을 넘어’ 개최, 불평등 문제의 핵심은 ‘지대추구 행위’
  • 채현우
  • 승인 2018.07.0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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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포럼 ‘BEYOND $30000- 더 나은 미래, 불평등을 넘어가 지난 6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각계 인사와 시민들을 만났다. 빈부격차와 소득불평등이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의 석학들은 위기의식을 공유했다. 2001년과 2015년 각각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교수와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는 지대추구가 서민들의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포럼에는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두 석학과 함께 존 로머 미국 예일대학교 교수, 이우진 고려대학교 교수, 페터 하르츠 전 독일 노동개혁위원장, 필립 반 파레이스 벨기에 루뱅대학교(UCL) 교수, 요시노 나오유키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 대표 등이 참가해 경제 성장과 소득불평등에 관해 논했다.

기조강연을 맡은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 타인을 착취해 이익을 얻는 것이 지대추구 행위라면서 기업의 시장지배력이 지나치게 강해지면서 노동자에 대한 착취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불평등이 심화하면서 민주주의까지 약화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미국식 낙수효과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1~2년간 실패한 것이 아니라 약 40년간 해온 거대한 실험이 완전히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패한 미국, 성공한 북유럽을 한국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낙수효과에 기대지 말고 중산층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시민사회와도 협력해 정부와 지역사회, 시장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이것이 성공하려면 부가 재분배되어야 하는데, 특히 고소득층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인 입장에서 보면 현재 미국 정부는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올바르지 못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트럼프 정부가 파이를 키우기보다 파이 내에서 자기 몫을 더 가져가는 데 관심이 있다고 비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장의 룰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0년대 미국의 레이건 정부와 영국의 대처 정부가 현행 룰을 만들었다고 분석한 그는 세계화와 노동규제 완화로 경제구조가 변했고, 금융산업 비중이 증가했는데 그 결과 시장소득의 불평등이 심해졌고 경제성장이 둔화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불평등 해소를 위해 대안으로 북유럽 국가들을 모델로 제시했다. ‘평등사회를 구축하면서 동시에 높은 경제력을 구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부유층의 지대 추구 행위를 경계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창의적인 학습사회(러닝 소사이어티)를 제안했다. “중요한 것은 생산성 향상이라며 지식사회를 만들면 그간 전 세계가 겪어왔던 경제정책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평등과 혁신, 지식을 촉진하는 정책이야말로 한국이 동반성장을 이루는 데 매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용성장: 공정분배의 중요성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디턴 교수는 공공정책을 통해 지대추구 행위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턴 교수는 부를 창출하는 주체를 메이커(Maker)’테이커(Taker)’로 구분한 뒤 메이커는 창의적 활동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반면 테이커는 다른 사람이 획득한 부를 빼앗는다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남의 것을 갈취하면 감옥에 가고 새로운 것을 만들면 보상받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디턴 교수는 한때 메이커였던 대기업 등이 테이커로 변모하는 행태를 경계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메이커는 부를 축적한 뒤 후발주자가 이익을 실현하지 못하도록 정·관계에 로비한다. 대기업이 같은 분야의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등 몸집을 불리는 일도 많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건전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없다. 디턴 교수는 첫 번째 라운드에 메이커로서 사회에 혜택을 줬다고 두 번째 라운드에 테이커로서 독점적 착취 권한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디턴 교수는 정치·경제 엘리트가 서민을 경제적으로 갈취한 게 미국 사회의 불평등이 심화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세계화나 기술혁신 때문에 노동자의 임금이 떨어진 게 아니다라면서 독일이나 덴마크도 비슷한 경험을 했지만 미국에서처럼 불평등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반경쟁적 정책 때문에 위에서 아래로가 아닌 아래에서 위로 부가 재분배되면서 상위 계층에 경제적 혜택이 집중되는 효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디턴 교수는 경제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게 무위로 돌아간 이유도 지대추구 탓이다. 이 때문에 불평등이 커지고 성장률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대추구 문제 해결에는 좌우가 따로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자가 부자가 되는 게 문제가 아니고 부자가 저소득층을 착취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 외 참가자들도 다양한 의견을 냈다. ‘보편적 기본소득을 주창해온 필립 반 파레이스 벨기에 루뱅대 교수는 이상적 유토피아를 실현하려면 지금 정치적으로 불가능한 것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기본소득은 모두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고 창의성을 높여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으므로 노예제 폐지나 보통 투표제 도입만큼이나 강력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독일의 실업률을 올 43.4%까지 떨어뜨리는 데 기여한 하르츠 개혁의 주인공으로 꼽히는 페터 하르츠 전 노동개혁위원장은 청년들이 각자의 재능에 맞는 직업을 찾고 전문가로부터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어느 지역에 어떤 직업이 있는지, 자신의 생활방식과 맞는 일인지를 구직자가 효과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일자리 레이더망구축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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